달에서 생일 파티를 한다면?
그림책의 수준을 넘어, 초등 정도만 올라가도,
많은 책들이 마치 시험이라도 봐야 할 것처럼
정보만 전달해 주는 교과서를 닮아가요.
(그런 책이 많이 팔리니…ㅠㅠ)
같은 정보라도, 생각해볼 꺼리를 주면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주면 좋은데, 이런 책의 상당수가
청소년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만든 책입니다.
<달에서 생일 파티를 한다면?>은 달 탐사 50주년을
기념으로 만든 그림책이예요.(6세 이상)
그냥 상상만으로 만든 책일까요?
미치오 카쿠의 <인류의 미래>에서 달에 관한 부분 발췌해요.
<인류의 미래> 미치오 카쿠, 김영사
1990년대에 달과 관련하여 중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학계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달의 남반구에 있는 대규모
산악지대와 운석공(운석의 충돌로 생긴 웅덩이) 근처에서
다량의 얼음이 발견된 것이다. 이 지역은 지형적 특성에 의해
영구음영(1년 내내 태양이 들지 않는)이 형성되어,
온도가 영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얼음은 어디서 온 것일까?
과학자들은 그 근원을 태양계 형성초기에 일어났던 혜성과
달의 충돌에서 찾고 있다. 혜성은 주로 얼음과 먼지, 그리고
바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달의 영구음영 지대에
떨어지면 얼음이 쌓이고, 시간이 흐르면 (로켓의 연료인)
산소와 수소로 분해된다. 그렇다면 달은 먼 우주로
진출하는 로켓의 '중간 급유지'가 될 수 있다.
달에 물이 존재한다면 우주인들이 마시거나 소규모 농사를
지을 수도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은 달에서
얼음을 채취하기 위해 '문 익스프레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정부의 허가를 받고 달에서 상업활동을 하는 최초의 회사).
문 익스프레스의 1차 목표는 얼음층을 찾는 무인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것인데, 개인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아
재원을 확보한 상태이다.
달에서 가져온 월석을 분석한 끝에 '달에는 상업적 가치가
높은 물질이 다양하게 존재할 것'으로 결론지었다.
예를 들어 희토류(자연에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원소)는
전자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원자재다.
달에 희토류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으니,
채산성만 맞는다면 시도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백금도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이 백금은 까마득한
과거에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달에 이전되었을 것이다.
핵융합반응에 사용되는 헬륨-3(He)도 달에서 얻을 수 있다.
수소원자들이 엄청난 고온에 노출되면 수소원자의 핵이
헬륨 4(He)로 변하면서 다량의 에너지와 열이 방출된다.
이때 발생한 에너지는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할수 있는데,
문제는 핵융합 과정에서 방출된 중성자들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소 대신 헬륨-3을
원료로 삼아 핵융합반응을 유도하면 중성자 대신
양성자가 방출되고, 양성자는 전하를 띠고 있기에
자기장을 걸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수 있다.
핵융합 반응기는 아직 실험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완전한 기술이 개발된다면 원료는 달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미묘한 문제가 남아 있다.
달에서 원료를 채굴하는 것이 과연 합법적 행위일까?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구상의 어떤 국가도 달과 같은 외계 천체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는 내용의 '외기권 우주조약'이 있다.
(2019년 2월 현재 이 조약에 가입한 나라는 총 108개국),
이 조약에 따르면 어떤 국가도 핵무기를 지구궤도에
띄울 수 없으며, 달을 비롯한 외계 천체에
핵무기를 설치할 수도 없다. 그런데 이 조약에는
달의 상업적 활용에 대한 금지조항이 없다.
기술 및 정치적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다음 질문은
달에서의 삶은 지구와 얼마나 다를 것인가?
아폴로 우주선 승무원이 달에 머문 시간은 며칠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초기지가 완공되면 채류시간이 길어질 것이고,
장기임무를 수행하려면 달의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장기체류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과 물, 공기다.
우주선의 적재량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가져간다 해도 몇 주만 지나면 곧 바닥날 것이다.
초기에 필요한 모든 자원은 지구에서 배달하는 수밖에 없다.
사람을 먼저 보낸 후, 무인우주선에 물품을 실어서
몇 주 간격으로 계속 보내야 한다.
달에 파견된 선발대에게는 이 수송선이 생명줄이므로,
사소한 사고도 대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시기지라 해도 달에 일단 기지가 완공되면 우주인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산소를 생산하고 식용작물을 키우는 것이다.
산소는 몇 가지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 수 있고,
물은 달에 있는 얼음에서 채취하면 된다. 여기서 얻은 물은
식용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수경재배에 사용 할 수 있다.
지구에서 송출된 전파가 달까지 가는 데에는 2.5초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통신 지연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달에 파견된 우주인은 단 몇 초의 지연만 참으면
지구에 있는 관제요원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고 인터넷은
몰론 가족들의 최신 소식을 전해들을 수도 있다.
처음으로 도착한 선발대는 한동안 착륙선 캡슐을 기지로
활용하면서 태양 집열판을 펼쳐놓아야 한다.
달의 하루는 지구의 한 달에 해당하기 때문에
2주에 걸쳐 낮과 밤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그러므로 밤에 전기를 사용하려면 낮 시간 동안
충분한 양의 전기를 비축해둬야 한다.
극지 산악에는 1년 내내 해가 지지 않는 영구 양지가 있다.
이곳에 태양 집열판 수천 개를 설치하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달에는 1년내내 해가 들지 않는 영구음영도 존재하는데,
이곳에도 중요한 자원이 매장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m 두께로 표면을 덮은 북극의 얼음층.
총량은 거의 6억 톤에 달한다. 이 얼음을 정제하면 마실 수 있고,
물을 전기분해하여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얻을 수도 있다.
산소는 얼음층뿐 아니라 토양 속에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우주인들은 달의 약한 중력에도 적응해야 한다.
뉴턴 중력법칙에 의하면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의 세기는 두 질량의 곱에 비례한다. 달의 질량은 지구의
1/6이기 때문에, 달의 중력도 지구의 1/6로 감소한다.
그 덕분에 달에서는 무거운 장비도 쉽게 운반할 수 있다.
또한 달의 탈출속도는 지구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238km/s)
착륙과 이륙이 훨씬 쉽다. 지구에서는 우주선의 이착륙이
세계적인 화젯거리지만, 미래의 달 기지에서는 마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처럼 일상사가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복사(radiation)이다.
아폴로 우주인처럼 며칠만에 돌아온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체류기간이 몇 개월로 길어지면 다량의 복사에 노출되어
암에 걸릴 수도 있다. 지구의 천문학자들은 태양 활동을
관찰하면서 우주인들에게 매일 일기예보를 제공해야 한다.
달에는 대기가 없으므로 태풍이 불 염려는 없지만,
태양플레어(solar flare)를 미리 경고해주지 않으면
태양에서 날아온 하전입자에 노출되어 치명상을 입을 수있다.
태양플레어가 예보되면 우주인들은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기지 안에서 몇 시간 동안 대피해야 한다. 달에 존재하는
천연 용암동굴을 개조하여 대피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동굴은 고대 화산활동 흔적으로 직경이 수백 m에 달하고
깊이도 충분히 깊어서, 태양복사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선발대가 임시거처를 확보했다면, 대규모 우주수송선단이
본격적으로 나설 차례다. 영구기지를 짓는 데 필요한 기계와
자재를 무인우주선에 실어서 달로 보내는 것이다.
지구에서 부품을 미리 만들어 두거나 팽창성 자재를 사용하면
공사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기지에서
모든 장비를 직접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달에는 공기가 없으므로 용광로를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달의 토양을 마이크로파로 가열하면
단단한 벽돌이 되기 때문에, 달 기지의 기본 건축자재는
현지조달이 가능하다. 거의 모든 기반시설을
달의 흙으로부터 만들 수 있다.
(69~76쪽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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