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바니님!
님은 직장맘입니다. 그래서 님이 직장일을 하듯이 아이가 재대로 일처리를 해야 마음이 놓입니다. 대충하거나 미루는 행동은 직장에서는 용납이 안 됩니다. 그런 님의 상황에 맞춰 아이 학교생활도 님 직장생활에 맞추듯이 하는 것은 아닌지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일처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하고 엄마의 손길을 더욱 요구하고 엄마랑 같이 하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생각이 더 많을 것입니다.
직장생활로 여유롭지 못한 마음을 아이에게도 강요하기보다 있는 아이 그대로 배려해야 되는데 오히려 아이가 아침 일찍 움직여 줘서 님의 직장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님이 사랑과 배려를 줘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이에게 사랑과 배려를 받으려고 합니다.
또한 성향이 아이와 달라서 힘든 것은 님의 내면 아이와 아이가 서로 부딪치는 것인지를 보아야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느긋함은 죽음입니다. 그런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빨리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한없이 엄마만 붙들고 있는 님의 아이에게 내면의 아이가 질투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너를 위해 이렇게 직장에 나가고, 어릴 적 부모에게 그렇게 어리광도 부리지 못했는데, 너는 나의 부모가 나에게 준 사랑을 넘어가는 사랑을 주는데도 왜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오지 않는지 원망스러워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아니 생각보다는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만일 그렇다면 아이의 느릿느릿한 행동은 엄마로부터 채워지지 않은 사랑을 받기 위한 무의식의 전략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잊혀지는 것, 무관심한 것보다는 야단을 맞더라도 관심을 받기를 원합니다. 부정적인 관심도 관심입니다.
그리고 자아존중감이 낮은 아이는 스스로 하려는 의지 또한 낮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인정하고 무엇이든 부딪쳐 용기를 내 해보려는 마음을 갖지 못합니다. 당연히 뭔가를 이루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습니다. 노력해봐야 또 좋지 않은 결과로 또 지적당하고 잘못했다는 말이 자기에게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무엇이든 도움을 얻으려 합니다. 자아존존감이 낮은 아이일수록 먼저 해결능력을 키워주기 보다 정서적인 보살핌이 앞서야 합니다.
직장을 관두고 아이를 돌봐도 엄마가 자신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변화지 않으면 아이와의 관계는 쉽게 회복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늘 아이가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봐주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대로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understand(이해)라는 영어 단어의 뜻에서도 보듯이 이해라는 것은 아래에 서는 것입니다. 엄마의 시선으로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아이의 입장이 되어 봐야 진정한 이해가 된다는 것이지요
아이와의 관계는 쉽게 회복되기는 그리 녹녹한 것이 아닙니다.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나름 노력도 하는데도 항상 얼마 안가 제가 지쳐버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의 속마음과 심리를 먼저 읽으시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 줄 때 비로소 아이는 의존관계에서 벗어나 혼자 해보는 독립의 단계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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