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게 대하기보다 각자의 ‘특별함’을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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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데 부모의 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상담교사로 근무했을 때 늘 우울해 보이고 화가 나 있는 소년 때문에 교사들이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 와달라고 부탁하자 그녀는 무척 화가 난 것 같았다. 약속 시간에 맞춰 아들의 교실에 도착한 엄마 곁에는 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예쁜 여자 아이가 서 있었다. 그녀는 아들 앞에서 어린 딸을 가리키며 “네 동생 반만 닮아봐.”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담당교사가 나에게 “휴, 진단은 내려진 것 같은데 어떻게 치료해야 하지요?”라고 속삭였다.

다음은 어떤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다.

“언젠가 위층에 있는데 부엌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제가 ‘사랑하는 우리 아들이니?’ 하고 물었죠. 그러자 제 아들 중 한 녀석이 이렇게 대답하는 거예요. ‘아뇨, 존이에요.’ 그 애의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사실은 그 애 말이 맞았죠. 존은 저의 ‘사랑스러운 아들’이 아니었거든요. 그 날 밤 남편에게 그 일을 말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둘째아들인 제리는 아빠를 많이 닮았어요. 성격이 느긋하고 다정다감하죠. 존은 저를 닮아서 늘 너무 진지하고 내성적이에요. 제가 싫어하는 제 모습을 다 닮은 거죠. 그 날 남편은 저와 존의 장점을 적어보라고 하더군요. 두 아들의 차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아이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대신 흐뭇해질 거라고요. 언젠가는 제가 ‘사랑하는 우리 아들이니?’라고 물었을 때 존이 ‘네.’라고 대답하는 날이 오겠죠.”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하거나 대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부모가 그렇게 하려고 하면 할수록 아이들은 ‘공평하게 대하려고 노력해서 이 죄책감을 감춰야지.’라는 메시지를 전달받게 된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너희들이 옳아. 난 공평하지 못해. 너희들은 각자 다른 사람이니까.’라는 메시지이다.

“공평하지 못해요. 이만큼이나 컸는데 왜 나만 일찍 자야 돼요?”라고 묻는 아이는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난 데다 낮잠도 안 잤으니까.”라는 대답을 원한다. 또 “불공평해요. 샤론만 인형극을 보여주셨잖아요. 저는 쏙 빼놓고.”라고 말하는 아이는 “인형극을 보기에 넌 너무 컸잖아. 네가 아빠랑 야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샤론도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을 거야.”라는 말을 듣고 싶어한다.

아이들에게 서로를 좋아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주려면, 아이들에게 쏟는 시간과 관심을 똑같이 하려고 애쓰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런 것들을 저울질하기 시작하면 아이들과 부모의 관계가 건조하게 퇴색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엄마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기를 안아줄 때마다 저를 원망하는 것 같은 조엘의 눈빛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아기를 안아주려다가도 금방 내려놓고는 했죠. 그러다 보니까 조엘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저는 아기 안는 것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안고 싶을 때마다 마음껏 아기를 안아주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마음이 훨씬 편해지더라고요. 조엘과 단 둘이 이야기책을 읽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요. 그 뒤로는 감시받는 것 같은 기분도, 사랑을 공평하게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사라졌어요.”

아이는 몸이 아프거나 무언가가 두려울 때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어한다. 생일은 모두가 자기 친구이고, 자기 선물이며,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날이다. 자기에게 쏟아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형제들과 나눌 필요는 없다. 불공평하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는 ‘저를 특별하고 독립적인 한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당황하거나 정말로 자신이 공평하지 못한 부모는 아닌지 고민한다면 아이는 최악의 기분을 느끼게 된다. 즉 부모가 자신들을 한 사람씩 따로 생각하지 않고 한 묶음으로 똑같이 여기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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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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