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말에 가시돋힌 듯한 반응을 보입니다. (33개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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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몇 개월 전부터 이렇게 망설이다 글을 남깁니다.

저희 딸이 33개월입니다.

어려서부터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는데, 말문이 트일 즈음부터선 외출 시 낯선 사람이 말을 건다거나하면 굉장히 싫어하며 그 사람을 보며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정말 난처해서 이를 어째야하나 싶어 고민 끝에,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26개월 즈음인지 그랬을 겁니다.


아이가 하는 말이, 모르는 사람인데 자꾸 자기에게 말을 거는 게 싫다고 하기도 하고, 또 낯선 사람이라 당황스러워서 그렇다고도 하고, 또는 자기가 엄마랑 놀고 싶은데 자꾸 말을 거니깐 싫다고 하기도하고 그렇더라구요.

그쯤부터 시작된 타인에 대한 거부표시가 저희 집에 누군가가 찾아 오는 것으로도 이어졌답니다.

누군가가 오면 우선 소리부터 지르며 나가라고 합니다. 자기는 엄마랑만 놀고 싶다면서요. 다른 사람이 오면 엄마랑 노는 게 방해가 된데요...

그동안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20개월즈음 부터 시작된 게 쭈욱 계속 이어지네요..


매번 아이에게 말을 하면, 아이가 혹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까 싶어 매번 아이에게 말한다는 것도 참 고민되게 하는 부분이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며 아이의 마음만을 이해하며 넘어가기엔 정말 이건 아닌 것 같고....

이럴 땐 어떻게 해 줘야 하는 건지 벌써 몇개월째 엄마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답니다.


어제도 외출 시에 어떤 분이 "너 참 이쁘구나"라는 말씀을 하시자,

저희 딸 "전 이쁜 아가가 아니라구요"라거나

누군가가 예뻐서 이름이 뭐니? 몇 살이니? 라고 물으면

"난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난 아무것도 모른다구요"라거나,

누군가가 아이 물건을 보며 귀엽다 예쁘다하면

"내 신발은 예쁜 게 아니라구요"라거나, "이건 내거라구요. 말하지 마세요."...

주로 대답들이 이렇답니다. 요즘엔 낯선 사람보고 소리 지르는 게 좀 덜해졌지만,

질문 시 대답들이 주로 이렇게 어른입장에서 보면 삐딱하고 당돌한 대답들이랍니다.


엄마인 전, 우리 아이가 왜 그랬을까 생각하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며 이해한다지만, 누군가를 만날 때면 정말 난처할 때가 많답니다.

그렇지만 또래들과 만나거나 언니오빠들과 만나면 아주 차분해지고, 부딪히지도 않고 잘 따라다니며 놉니다.


어제 오랜 만에 아는 언니 집엘 갔었는데 거기서 4시간정도를 6살 언니와 물감놀이, 점토놀이, 소풍놀이, 책읽기 등등을 하며 잘 놀더라구요. 언니에게는 또 아주 부드럽게 잘 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이 말만 걸면 또 가시돋힌 듯한 반응을 보이네요...함께 있던 언니가 제게 그럽니다. 3살치고는 정말 자기표현도 잘하고 자기주장도 뚜렷한데, 유독 어른들한테만 그러는 것 같다고 하네요...어젯밤에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와 한 두 번 만났거나, 또 아이가 유독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그 까칠함의 정도가 좀 약해지긴 합니다만, 질문시 대답들이 주로 이렇네요.

엄마가 너무 잘해줘서 그렇다, 엄마백 믿고 그렇다, 너무 아이에게 올인하지 말라, 정말 쟤 특이하다는 등...

다들 한마디씩 해주시는 통에, 어젯밤엔 오랜만에 또다시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을 했답니다.


어젯밤엔 오랜만에 저희 아이에게 물었답니다.

혹시 아이에겐 더 인지시키는 게 아닌가싶어 이런 것도 자제합니다만....


"아인아, 엄마가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 그냥 엄마가 아인이 마음을 잘 몰랐나싶어서...오늘 왜 이모들이 물어봤을 때, 대답 잘 안 해줬어?" 하고 물었더니,

저희 딸 "나는 사랑을 엄마한테만 줄거야. 다른 사람들한테는 주기 싫다구.."하네요.

"그랬어? 엄마한테만 사랑을 주고 싶었어? 그랬구나..그런데 아인이가 다른 사람들한테 부드럽게 말해준다고 해서 엄마한테 주는 사랑을 뺐기는건 아니야. 엄마는 아인이가 다른 사람들한테도 조금만 더 부드럽게 말해주면 더 예쁜 아인이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인이도 누군가가 아인이 한테 싸납게 말하면 어떨까? 아인이 기분이 어떨까?"라고 말해줬더니.

"싫어. 그렇지만 그래도 난 엄마한테만 사랑을 줄거라구.."하며 대답합니다.

정말 옳은 건지 어떤 건지...


어떤 게 배졀?방임인지...밤새 고민했답니다.

갈수록 정말 제가 배려가 아닌 방임의 결과들이 아이의 행동에 묻어나는 것 같아

많이 주저주저하게 만드네요...

여기저기 육아서 들춰봐도 이런 내용부분에 대해선 없는 것 같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면서 배려 깊게 아이의 행동을 변하게 한다는 게

지금 시점에선 참 힘드네요..

                                                                                                                     (닉네임:  이쁜아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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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쁜아인님.

제가 지금까지 읽은 육아서에도 딱 집어 뭐라고 이야기 해주는 책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릴 때 그런 특성을 보인 아이들은 많이 만나 보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대할 때 무척이나 조심 합니다. 먼저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어 아이에게 믿을 만한 사람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주지요. 그렇게 조심하는 저에게도 소리를 지르고 ,제가 어떤 특정한 옷을 입었다고 몇 년 동안 친근하게 다가갈 수 없었던 아이도 있었지요.


그런 아이들을 몇 년 동안 관찰 해보면 어느 특정한 시기에만 그런 것이지 늘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아주 예민하고 발달이 빠른 아이들 중에 그런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쁜아인님의 글에는 아이의 심리가 그대로 나오네요.

그 나이에 자신의 감정을 그렇게 표현 한다는 것이 놀라울 뿐 입니다.


먼저 낯선 어른이 말을 거는 것은 당황스럽고 싫다고 아이가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분명한 자아의 경계선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 입니다.

자신의 감정이 제한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싫고 좋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반동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가 그런 표현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고

진정한 교류를 나누는 사회성은 적어도 6세는 넘어야 나온다는 것은 피아제같은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입니다. 반동적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쏠린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에 소리를 지르는 것을 아이는 엄마에 대한 독점적 소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의 말을 이해합니다. 아이는 지금 전능한 자아가 우세합니다. 우리의 일차적 행복은 있는 그대로 사랑 받을 때 옵니다. 이차적 행복은 전능한 자아와 유능한 자아가 충족 될 때 온다고 스마트러브와 내적불행의 저자인 피퍼 부부는 주장 합니다. 아이가 엄마와 깊은 애착 관계에 있을 때는 심지어 아빠 까지도 다가오지 말라고 합니다.


아이의 발달은 아주 순조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능한 자아의 충족은 소유로부터 오는 것이기에 엄마를 독점적으로 소유 할 시간을 주면 아이는 성장 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을 발전시키고 경계심도 누그 질 것입니다.

과일은 익어야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의 원리 입니다.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과정에서 엄마는 난처할 수 있습니다.

쓰신 글의 행간은 어머님 자신도 무척이나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아이가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다라고 느긋한 마음을 먹다가도

주위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엄마가 아이를 불안한 눈빛으로 보게 됩니다.

그래서  엄마인 내가 느끼는 내 아이의 마음에 대한 불안이 증폭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소리를 지르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억압으로 가면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경계에 있어 균형을 잡아가는 시기가 늦어 질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아이에게 공감 해주면 아이는 잘 클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야만 분명하게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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