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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인터뷰(3) - 책, 놀이, 대화라는 큰 맥락


wee magazine(위매거진) 24호에 

타이거 서안정님 기사가 실렸어요. 

잡지사의 허락을 받고 인터뷰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올립니다.  

에디터는 김현지님, 포토그래퍼는 haeran님입니다.







Q. 아이와 마찰이 생겼을 때, 

나를 들여다보라는 얘기를 했어요. 


부모는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얘기를 책과 강연으로 들었지만, 일을 하며 아이 셋을 

돌보는   

계속 미뤄 뒀어요. 첫째 연수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컸고 

자랄수록 보여주는 역량이 참으로 강해서 참 기특했어요. 

내색하지 않으려 했지만 아이의 성장을 무척 기대했어요. 


그런데 아이는 자랄수록 학습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키워갔어요.  1 . 

  도전 . 

   

. 

첫째가 학생이 된 후 저는 아이를 칭찬하지 않았더라고요. 

첫째와 다르게 둘째는 느린 아이였기에 기대를 거의 

하지 않고 작은 것 하나에도 물개박수를 쳐줬어요. 

첫째가 학교에 다니면서 성적이나 논술, 그림 등 

보이는 것으로 상장을 많이 받아 왔는데, 

큰 노력을 안 하고 얻은 거라 칭찬을 하지 않았어요. 

제 무의식중에는 똑똑한 아이로 크더라도 

나 잘 났다고, 다른 사람을 우습게 여기면 안된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 잡은 거죠. 쉽게 얻은 걸로 

칭찬을 하면 안하무인이 될까봐 더 아꼈어요. 

그래서 아이는 아무리 밖에서 칭찬을 받아도 부모가 

자신을 칭찬하지 않으니까 자신감을 키우지 못하고 

때로는 자화자찬, 때로는 자괴감에 사로잡혔어요. 

사춘기가 되어 아이가 한 말이, 엄마의 인정과 사랑이 

간절해서 ‘더 뛰어난 사람이 되겠다’ 다짐하며 

수업 시간에 필요한 단순한 선 긋기나 가위질조차 

엄청 꼼꼼하게 정성을 다했대요. 

중학생이 되어서도 열심히 했고 많은 상을 받았어요. 

멋진 성취를 이루었는데도 칭찬을 받지 못하자 

아이는 ‘그렇다면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도 전교 1등을 

해보면 어떨까, 엄마 이러면 날 믿을래?’ 하면서 

부모의 믿음을 시험했어요. 

나중엔 영재 학교에 진학하고 싶어 했지만 가정 형편상 

혼자 준비를 해야 했어요.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혹독해서 부모에게 원망이 싹트며 더는 어떤 공부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아이의 성장과 제 상처가 충돌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아이가 어릴 때는 그나마 부모의 심리를 건드리는 일이 

많지 않은데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의 기대가 생기며 

아이의 욕구와 부모의 욕구가 부딪쳐요. 

부모의 욕구 안에는 과거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욕구 

또한 깊이 들어 있죠. 첫아이를 통해 칭찬의 뿌리는 

부모라는 걸 알았어요. 그건 부모한테 인정과 칭찬을 

받아본 적 없던 제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아이에게 

가장 주고 싶지 않은 아픔을 물려주었던 거예요. 

아이의 사춘기가 오면 부모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육아를 해야 해요. 



Q. 어떻게 다른 육아를 해야 하나요? 


엄마인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 삶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아이의 어떤 행동과 말이 저를 건드리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럼 아이를 몰아붙이는 대신 그곳에 있는 나의 불안과 

화, 두려움을 들여다봐야 해요. ‘이 아이는 왜 이럴까? 

그게 뭐가 힘들다는 거지?’가 아니라 “그래 너 힘들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살펴야 해요. 

생각만으로 잘 안 될 수 있어요.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적어서 글로 써보면 잘 와 닿아요. 

내가 묻고 내가 답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요즘 코로나19로 아이가 수업에 집중 못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너무 화가 난다고 하잖아요. 

근데 사실 우리도 직장 생활하다가 휴대폰도 보고 

딴짓하잖아요. 아이들도 힘들 거예요. 그걸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마음으로는 이해를 못 하는 거예요. 

“지금 이러면 나중에 공부를 따라가는 데 얼마나 힘들겠어. 

그러니까 지금 하라는 거잖아.” 그게 다가 아닐 거 예요. 

내 내면을 들여다보면 학원도 못 다니고 혼자서 꾸역꾸역 

버티면서 힘들게 공부한 ‘나’, 혹은 공부를 놓아버린 ‘나’ 가 

떠올라요. 내 아이가 나중에 힘들 게 뻔히 보이고 걱정돼서 

바꿔주고 싶거든요. 근데 이 아이는 ‘나’가 아니에요. 

내 과거로 돌아가서 내 상처를 대면하는 거예요. 

‘왜 나 안 도와 줬어? 나 혼자 공부하느라 외롭고 힘들었어. 

나 좀 도와 줘.’ 하면서 당시 하지 못했던 

내 안의 말을 하는 거예요. 

우리 뇌는 강렬하게 상상한 걸 진짜로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갈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입 밖으로 뱉어보면 

눈물이 흐를 때가 있어요. 그러면 신기하게 몸의 기억이 털려요.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예요. ‘남편이 이해가 안 돼. 왜 저렇지? 

저 건 틀렸어.’가 아니에요. 거기에 내 상처가 있는 경우가 많죠. 

내가 하지 못해서 힘든 거예요. 아이가 징징거리는 게 힘든 건 

내가 어릴 때 마음껏 징징거리지 못해서예요. 

그러면 안전한 공간에 가서 “하기 싫어.” 하고 징징거려 보세요. 

발구르 며 소리쳐보면 몸의 기억으로 가두어둔 게 털어져요. 

그러면 어느 순간 아이가 우는 게 아무렇지 않아져요. 

처음부터 그런 게 아니고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아져요. 



Q.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기 힘든 싶은 순간이 오면, 

아이와 나 를 분리해 내 마음을 더 살펴야 하는 거네요. 


맞아요. 아이에게 쏠린 관심을 덜어내 나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고 스스로 행복해지려 노력해야 해요. 

저희 첫째는 중학교 시절, 친구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일하느라 동생들 돌보느라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다 털어놓지 못해 아픈 시간들이 있었어요. 

그때 느낀 게 엄마가 힘들어 보이면 아이가 말을 

못 한다는 거예요. 그때 ‘내 아이에게 나를 지키는 걸 

가르쳤어야 했는데 딱 나처럼 참는 걸 대물림했구나.’ 

하는 걸 깨닫고 정말 아팠어요. 

여기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아직도 계속 노력하고 있고요. 

내 틀 안에 아이를 가두려는 과도한 에너지를 접고 

눈빛으로도 말로도 “너 그러면 안 돼.” 하는 

죄책감을 주지 말고, 그 시간에 부모가 자신을 챙기며 

행복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힘든 시간 들을 겪고 보니 이 시기의 부모들이 

마지막으로 줘야 하는 사랑은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보는 모습이라는 걸 

꼭 이야기하고 싶어요. 



Q. 부모들이 놓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모든 아이들은  . 


그럼요. 모든 존재는 자기가 잘되기를 바라요. 

저 아이보다 내가 공부 잘하기를 바라고, 내가 피아노를 

더 잘 치길 원해요. 그래서 예쁘게 보이려 하고 공부를 

잘하려고 해요. 그 기본력을 키워주는 데 책이 있으면 좋지만 

아니더라도 부모는 아이를 따라가야 해요. 

‘너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눈빛과 비난을 나도 모르게 주면 

아이는 엄마한테 저항하느라 자기를 돌아볼 시간을 놓쳐요. 

쉽지 않지만 아이를 믿고 지지해 주면 아이는 저항을 접고 

자기 미래를 걱정하게 되어 있어요. 학교에서 직업 체험 등 

좋은 것들을 많이 접하잖아요. 생각이 있는 아이면 내가 

어떻게 살지 고민하게 되어 있어요. 

우리는 아이를 너무 못 믿는 거 같아요. 모든 존재는 

자신의 인생을 깊게 고민하고 잘되길 원해요. 

아이가 가려는 걸 말려 놓고 다른 걸 하라고 하는데 

아이는 그게 하기 싫으니 결국 재능이 없는 아이로 만드는 거죠. 

막내가 너무 하려고 하는 아이였어요. 어릴 때부터 문제집을 

풀고 싶어 했어요. 저는 그게 너무 못마땅한 거예요. 

차라리 책을 읽으면 좋겠는데, 저러다 빨리 지칠 텐데 

싶어서 아이를 못 따라갔어요. 

이 아이를 인정하지 않은 거잖아요. 

제가 여러 시행착오를 하며 알게 된 게, 달리려는 

성향의 아이를 키울 땐 아이를 따라가 되, “하고 싶으면 해. 

쉬고 싶을 땐 언제든지 얘기해.” 라고 말해주면 되더라고요. 

그런데 일찍 달린 아이는 반드시 한 번 넘어지게 되거든요. 

몸이 힘들다거나 정서적으로 불안이 크다던가. 

그때 ‘공부 양을 조절해 볼까? 좀 줄여볼까?’ 하면서 같이 

얘기해 보면 돼요. 넘어지는 거 하나로 아이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사춘기는 아이가 또 한번 바뀌는 시간이잖아요. 

아이들의 숨은 역량이 나오는 시기이기도 해요. 

부모가 생각의 테두리를 넓히면서 여유를 가지고 

이를 믿고 공감해 주면 좋겠어요. 



Q. 대학생이 된 두 아이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공부하기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엄마에게 전화해 

한참을 이야기하고 울기도 한다는 SNS를 보고 

참 부러웠어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좋은 관계를 

쌓고 싶은 바람이 제일 클 거예요. 


지금 이렇게 지낼 수 있는 건 제가 그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아서인 거 같아요. 저도 진짜 판단 많이 하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저는 저의 내면아이와 아이들이 

제게 주는 부딪힘이 첫째와 둘째, 셋째가 다 달랐어요. 

저의 모든 시행착오 끝의 결론은 아이를 믿어주는 거였어요. 

내 안의 모든 불안은 모두 내 거고 저 아이에게 던지지 말자고 

마음먹었더니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힘든 일을 이야기하면 판단하지 않고 꼬치꼬치 

캐묻거나 잘잘못을 분석하지 않고 들어주면 돼요. 

“엄마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지 이야기해.” 라는 말만 

일러두면 돌고 돌고 돌지라도 엄마에게 와요. 

육아하다 아이들이 나를 건드리는 순간이 오면, 

‘아 이건 이 아이의 것이 아니라 내 거구나.’ 

‘맞아, 나 그런 일 있었지.’ 하고 자아 성찰을 하면 

아이는 자신의 생명력으로 잘 클 거라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세 아이와 함께 

성장해 온 부모이자 육아 선배로서 엎어지고 깨지면서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많은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많은 분이 저의 이야기를 듣고 

저 집이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나는 못 할 거라는 생각을 깔고 듣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저희 아이들 아이큐가 높지 않거든요. 

평범한 아이들이에요. 저도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땐 

잠자리 독서를 해주는 것도 모르는 엄마였는데, 20년 동안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운 

교육자들과 뇌괴학자들, 선배 엄마들의 이야기를 적용하며 

한길을 걸었더니 어느 순 간 책에서 보던 그 많은 

사례와 현상, 증상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나타난 거예요. 

믿   

 능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건, 육아에서 내가 

절대자가 아니에요. 부모의 영향으로 아이의 삶이 

많이 바뀌기는 하지만 아이의 수호신, 생명력이 있으니까 

같이 그 과정을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조금 편안하게 

한 템포 뒤에서 멀리 바라보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준비시켜야 할 것만 보지 말고 

멀리 떨어져서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너는 어떤 아이였으면 

좋겠는지, 그럼 내가 어떤 환경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고, 

엄마 내면의 녹슨 때를 걷어내는 거예요. 

모든 아이에 겐 재능이 있어요. 

믿어주지 않기 때문에 꽃피우지 못하거든요.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씩 가다 보면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어려움이 와도 스스로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자기 자신을 믿는 아이를 지켜보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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