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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위원 칼럼

타이거 인터뷰(2) - 책, 놀이, 대화라는 큰 맥락


wee magazine(위매거진) 24호에 

타이거 서안정님 기사가 실렸어요. 

잡지사의 허락을 받고 인터뷰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올립니다.  

에디터는 김현지님, 포토그래퍼는 haeran님입니다.





Q. 너무 많이 깔아주는 것도 좋진 않잖아요. 


그렇죠. 다양한 경험이 좋다고 이것 조금 저것 

조금  . 

레고를 만들어도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반드시 시간이 

걸리는 영역이 있어요. 응용할 수 있는 시간도 줘야 해요. 

이런 과정을 겪으며 극을 맛보는 경험을 줄 필요가 있어요. 

한 가지 정점을 이루면 다른 영역이 보이거든요. 

유아기 땐 반복을 통해 배워요. 

나는 지루하지만 아이는 재미있어서 계속 읽어달라고 

하거나 같은 놀이를 하는 거예요. 아이는 반복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드는 힘이 필요해요. 



Q. 둘째와 셋째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어요. 

그럼 놀이와 대화를 어떻게 이어간 거예요? 


두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려고 여러 시도를 했는데 

안되더라고요. 노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놀이를 하고 책을 봤어요. 경험과 관련된 책은 읽거든요. 

바다를 보고 온 아이는 바다 책은 봐요. 캠핑을 다녀오면 

캠핑에 관한 책을 찾아보는 거죠. 캠핑 준비물을 챙기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 물고기 잡고 캠프파이어 하는 법, 

밤하늘의 별을 보는 캠핑 등 종류가 많잖아요. 

책 한 권이 아니라 다양한 책을 보며 스키마가 넓어지는 

거예요. 그런 다음 책에서 본 걸로 또 놀이로 

이어나가는 거죠. 그게 독후 활동이에요. 



Q. 독후 활동이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엄마의 숙제처럼 여겨져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독후 활동이 힘든 이유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한 세대가 

아니고 해야 하는 걸 해온 세대라 그런 거 같아요. 

특히 어린 시절 자유롭게 살기보다 해야 할 게 많았던 

사람들은 또 하나의 짐이 더해지는 거예요. 

“아, 독후 활동까지 해야 해?” 이 순간 돌덩어리 같은 

짐이  , 난 못 해.” 하는 거죠. 

보이지 않는 마음의 짐이 너무 크고 내가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그리  아요. 


쉬운 방법은 아이들이 유독 좋아하는 책으로 시작하는 

거예요. 소풍, 자동차, 로봇, 공주에 관한 책이 대표적이겠죠. 

아니면 부모가 봐도 아이디어가 탁 떠오르는 책이 있어요. 

이거 하면 아이가 좋아하겠다는 감은 있잖아요. 

처음에는 그냥 책 속 인물들이 하는 걸 같이 해보는 거예요. 

책 속 주인공이 비눗방울을 불었을 때 아이가 좋아할 것 

같다면 비눗방울을 사 와서 같이 해보는 거죠. 

캠핑 책을 읽고, 우리 집 안에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자고 

한 뒤 해봤더니 잘 안 구워지고 다 타버리잖아요. 

그럼 이런 생각이 들어요. 도대체 이 책은 어떻게 해서 

마시멜로를 이렇게 안 태우고 맛있게 구워 먹었을까? 

불 위에 조금 띄어서 가열해볼까? 

그렇게 아이는 즐거움과 문제해결을 같이 배우지 않을까 

싶어요. 그것도 하기 힘들다면 아이에게 물어봐요. 

 .  

도 그냥 해봐요. 그러다 정말 되기도 하거든요. 

“우와 너 정말 대단하다!” 

진심으로 이런 말이 나와요. 혹시 안 되더라도 

“거봐, 이럴 줄 알았어.”가 아니라 “안 되네? 어떻게 하면 

될까?” 하면서 같이 상의하는 거죠. 

그러면서 아이도 크고, 우리도 크는 거예요. 

  . 

저는 세 아이들을 책으로만 잘 키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두 아이들은 책이 주는 힘을 큰아이처럼 못 누렸지만 

놀이의 힘은 느꼈어요. 놀다 보니 각을 해야 하고, 

뇌를 쓰다 보니 사고력이 높아지더라고요. 



Q. 책 곳곳에 자신의 의견을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사례를 나눠주셨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책으로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눠온 건가요?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어요. 

둘째가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어요. 

자기 생각을 통 표현하지 않는거예요. 

여섯 살에 첫 기관으로 유치원에 보냈는데 선생님께 

“제가 경험한 여섯 살 중에 이렇게 부족한 아이는 처음이에요.”

라는 말을 들었어요. 

느린 아이지만 학교에 가야 하잖아요. “이야기해 볼 사람?” 

하면 당연히 손을 안들겠지만, 시키면 말을 해야 하죠. 

학교에 가서도 유치원 때처럼 부정적인 지적을 받으면 

이 아이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됐어요. 

아이는 자랄수록 엄마 품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 .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학습 능력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아이의 생각을 끄집어내려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예를 들어 오늘 유치원에서 박물관에 다녀온 걸로 물어요. 

“너는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아?” 하면 단답형으로 끝나요. 

‘어? 내가 하려던 건 이런게 아니었는데. 왜 맥이 끊기지? 

어떻게 하면 계속 이어질까?’ 하다가 저희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주가 눈에 보였어요. 둘째가 공주를 특히 좋아했거든요. 

명작 동화에 공주가 얼마나 많아요. 

밥 먹으면서 인어공주 이야기를 해요. 질문할 거리가 생기면 

이야기를 끊고 질문하는 거예요. “인어는 열여섯 살 생일이 

되면 바다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선물을 받는데, 

너희는 생일이 되면 어떤 선물 받고 싶어?” 

이건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질문이잖아요. 

그럼 아이들이 대답을 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 생각에서 나오는 건 그 경험이 전부니까 

내 이야기도 들려줘야겠더라고요. 

“엄마는 이런 선물 받고 싶었는데, 아무도 안 줬어. 

근데 아직도 그걸 못 받아봤어.” 그냥 친구나 옆집 엄마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가르치겠다는 의도 없이 시작했어요. 

자기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니까 엄마가 나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공감하는 느낌이 있어서였는지 

아이들도 좋아했어요. 하다 보면 엄마의 질문 수준이 

올라가고, 몇 년이 지나니 질문도 점점 많고 다양해지더라고요.



Q. 수줍음이 많던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던가요? 


공주는 제일 좋아했지만 쓱 웃고 식사가 끝나기 일쑤였어요. 

수줍음 많은 성향이 어디 가나요. 아이의 말문이 트이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는 걸 알고 우리끼리 이야기를 했죠.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이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해두고 

그냥 그 분위기 속에 아이가 함께 있었던 거예요. 

1년쯤 지나서 제가 책을 쓴다고 몇 달 식탁 대화를 안 했어요. 

그때 둘째가 제 옷을 당기더니 

“엄마 요즘 그 재미있는 놀이 왜 안 해?” 하 는 거예요. 

저는 이 아이가 가장 말을 안 했기에 좋아할 거라는 걸 

몰랐어요. 아이가 원하니까 다시 시작했고 

하루에 한 번은 하려고 했어요. 

습관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니 내 질문이 달라지고 

아이의 답이 변하니까 재미있는 거예요. 

아이가 클수록 자기주장이 나오더라고요. 

둘째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진 학교에서 

거의 발표를 안 했어요. 6학년 때 선생님과 

면담을 하다가 “아이가 발표를 하나요?” 

물었더니 “발표 잘 해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성향상 자기가 먼저 손을 들고 주도적으로 하진 

않지만 그런 상황이 되면 빼지 않고 발표를 하는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이 없었으니까요. 

백설공주를 이야기하다 동성애나 

페미니즘 이야기까지 나누곤 했거든요. 

그러다 바쁜 일이 있으면 몇 달 쉬고, 

생각나면 다시 하면 돼요.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게 아니에요. 

아이들이 중학생 때까진 자주 했는데 고등학생이 되고 

기숙사 생활을 해서 그 시간이 줄어들었거든요. 

주말에 모여 서로 이야기하며 밥을 먹다 보면 다 먹었는데 

아무도 자리에서 안 일어나요. 너무 재미있어해서 두 시간, 

세 시간을 이야기 했어요. 



Q.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 같아요. 

 알려주세요. 


간혹 동생이 어리면 엄마의 대화를 못 알아듣는 것 같은 

경우가 생겨요. 첫째가 “야 그거 아니잖아.”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식탁 대화는 말이야,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100프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네가 어떤 대답을 했는데 

틀렸다고 하면 어떻겠니?” 하고 설명을 하는 거죠. 

또 질문을 할 때는 정답이 없는 열린 질문을 하고, 

가르치려는 의도를 빼고 질문하면 아이의 생각을 호응하고 

칭찬할 수 있을 거예요. 그 시간들이 쌓여서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걸 경험 했어요. 



Q. 그 외에 가정에서 노력한 생활 습관이나 교육이 있다면요?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규칙이 많으면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희 집은 아이들이 셋이다 보니 

한 명이 아프면 꼬리를 물고 한 달을 아팠어요. 

그래서 첫째 규칙은 밖에 나갔다 오면 손 씻기. 그 다음은 

밖에 나가서 모래를 밟고 오면 발 씻기. 유치원 가기 

전까지는  요. 

자기 전 책 읽기는 규칙으로 정하지 않아도 되어 있었고요. 

규칙이 정말 없는 편이었어요. 자신이 해야겠다는 걸 느끼고 

나서 아이에 맞게 규칙을 세웠어요.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숙제를 안 하면 지켜봐요. 2주 정도 지나면 자기 전에 

숙제하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해요. 그때 “어떻게 하 면 좋을까?” 

이야기 나누면서 엄마 생각을 쓱 말하는 거죠. 

저도 처음부터 잘된 건 아니에요. 스스로 깨닫지 않는 걸 

하라고 하면 시키는 대로 하는 로봇이 되거나 반항을 해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신경을 곤 두세우는데 아이를 비난하고 꾸짖다가 뜻하지 않게 

아이와의 관계를 해치고 자존감을 죽이며 좋은 습관 역시 

심어주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아이의 현재 모습을 

부족하다는 시각보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긍정적인 관점으로 아이를 존중하면서 키우고, 

아이를 따라 가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일상에서 마찰이 

일어났을 때마다 개선을 해도 아이들은 충분히 잘 커요. 

아이는 우리랑 다르게 아직 어리잖아요.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도 일단 지켜봤어요.



Q. 게임이요? 


아이들이 방과후 컴퓨터 수업을 듣고 게임 CD를 받아 왔어요. 

엄마는 주고 싶지 않지만 사회관계 문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접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럼 아이들도 당연히 호기심이 생겨요. 

친구들이 말한 게 이거였구나 하면서 순식간에 거기에 

빠지더라고요. 책보다 놀이를 좋아한 둘째가 특히 게임을 

좋아했어요. 한 명이 하루 한 시간을 해도 옆에서 같이 보니까 

총 세 시간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식탁 대화 시간에 제가 본 신문 기사를 들려줬어요. 

그때 한 창 부부가 게임에 빠져서 자신이 낳은 아이는 

방치되어 죽고 게임 속 아이를 기르는 일이 있었거든요. 

그냥 못 하게 하면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하게 되어 있어요. 

“엄마는 못 하게 하려는 게 아니야. 안 좋은 작용이 있으면 

좋은 걸로 상쇄하면 좋겠어.” 했더니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요. 

“엄마 생각에는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라고 해서 

책 읽는 시간을 마련 했어요. 그런데 좋은 방향이 아니었어요. 

책은 건성으로 읽고 보상처럼 게임을 하더라고요. 

물론 그 보상이 다 나쁜 건 아니에요. 어떤 아이들은 

공부를   

이들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에 

저는 가급적 뭔가를 걸고 하는 건 짧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상은 어떤 길을 가는 과정의 도구로 써야지 길들여지는 건 

좋지 않더라고요. 급기야 둘째가 자기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 

공부를 못하게 될 거 같다는 말을 하길래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려는 마음을 완전히 놓았어요. 

책은 싫지만 사고력은 키우고 싶다고 하길래 스토쿠 같은 

수학 퍼즐, 보드게임을 많이 했어요. 느린 아이였기에 

어려운 단계는 절대 주지 않았어요. 자신감을 주고 싶었거든요.



Q. 책, 대화, 놀이라는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먼저 준비되어야 할 거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세 도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믿 .   

신뢰와 불신이라고 해요.   

  믿 만하다는 신뢰가 쌓여요. 

아무리 울어도 부모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세상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더 자라 아이가 배밀이하다가 걸어 다니잖아요. 

그러면서 세상을 탐색해요. 그걸 내버려둬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끊임없이 “위험해. 안 돼.” 하면서 막잖아요. 

치심을 배우더라고요. 

자라서 사람들이 나를 쳐다 봐도, ‘나한테 뭐 묻었나?’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기 쉬워요. 

36개월까지 자유롭게 세상을 탐색하고 나면 

그 다음 주도성을 배워요. “엄마, 이렇게 나 따라 해봐.” 

하는데 “그거 별로야. 넌 왜 쓸게없는 짓만 해?” 한다면 

아이는 주도성을 배울 수 없을 거예요. 

그게 이어지면 아이는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요. 

엄마의 틀에 아이를 집어넣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아이를 따라가야 높은 자존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엄마의 지지를 바탕에 깔고 책, 놀이, 대화가 쌓이면 

너무 잘 자라지 않을까요?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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