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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인터뷰(1) - 책, 놀이, 대화라는 큰 맥락


wee magazine(위매거진) 24호에 

타이거 서안정님 기사가 실렸어요. 

잡지사의 허락을 받고 인터뷰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올립니다.  

에디터는 김현지님, 포토그래퍼는 haeran님입니다.







Q. 《엄마 공부가 끝나면 아이 공부는 시작된다》, 

《결과가 증 명하는 20년 책육아의 기적》을 읽었는데요. 

앞서 걸어 간 선배가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며 나눠주는 

구체적인 얘기 가 큰 힘이 되더라고요.


저도 아이들 어릴 때 정보를 많이 찾아다녔어요. 

그 과정에서 ‘푸름이닷컴’이라는 곳에 가입을 해 

활동해보니 제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댓글을 달았더니, 글을 남긴 사람들이 고맙다고 

도움이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 칭찬이 너무 좋았어요. 


, 

나눈다는 것의 쁨이 컸어요. 

그 과정에서 책까지 내게 되었어요. 

저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를 키웠으니 

제가 아는 건 최선 을 다해 나눠주고 싶어요. 



Q.아이를 잘 키웠다는 것이 입시 결과에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공부도 잘하면서 인성이 좋은 아이를 키워낸 

스토리에 더 관심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작가님이 말한 ‘결과’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입시 결과로 본다면 큰아이는 국제고를 나와 한의대에 

다니고, 둘째는 과학고를 나와 공대에 진학을 했어요. 

두 아이 모두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와 학과를 선택해서 

갔어요. 결과라는 게 입시 결과만은 아니잖아요. 


저에게 더 중요한 것은 저희 아이들이 성장하고 

사춘기를 헤쳐나가며 단단해져 온 과정이에요.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 선하게 잘 컸다 싶거든요. 

아이들이 나만 잘되기를 바라지 않고 자기 것을 챙기면서 

아픈 아이들을 이끌고 도와주려고 하는 걸 봐요. 

자신에게 문제가 닥쳤을 때,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파악하고 상황의 한계, 나의 한계를 파악하면서 

내가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그래서 저는 세 아이가 잘 큰 거 같고 앞으로도 믿어져요.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입시 결과도 나쁘지 않으면서 

자신의 주관으로 이뤄낸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Q. 아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어린시절 상처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이야기가 울림이 참 컸어요. 

첫아이를 낳고 나서 어떤 마음이었어요? 


엄마는 동네에서 법 없이도 산다는 이야기를  

. 었죠. 

말과 몸으로 저를 때렸어요. 그런 말과 행동을 들으면서 

저 자신이 가치 없고 보잘것 없 존재라 생각하며 

자랐어요. 스스로 신뢰하지 못했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처음 든 생각은 ‘이 아이만큼은 

나와 다른 존재로 키우고 싶다’는 다짐이었어요. 

내가 나를 믿지 못해서 도전조차 하지 못하던 것을 

아이만큼은 자신의 힘으로 이루고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자신감이 부족한 저의 원인을 

똑똑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기에 육아 초반 목표는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였어요. 그러면 나머지 것들은 

다 따라올 거라 생각했어요. 



Q.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방법이 뭐였어요? 


음은 큰데 육아를 물어볼 

사람이 없잖아요. 우연히 아이와 서점에 가서 

‘아이를 잘 키우는 법’을 다룬 책들을 발견했어요. 

《0세 교육의 비밀》, 《기적이 일어나는 0세 교육》이란 

책을 보며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저자 시치다 마코토가 일찍 자극을 준 아이들이 

얼마나 잘 자라고 있는지 여러 근거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줬거든요. 

그날부터 책을 멘토 삼으며 아이에게 적용해 보다가 

문제가 생기면 또 다른 책을 읽었어요. 교육을 전문으로 

배운 교육자들과 뇌과 학자들의 책 등, 지금까지 

3,000여 권 읽었어요.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을 하나씩 내 아이와 내 상황에 

대입하다 보니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도구로 

‘책, 놀이, 대화’라는 큰 맥락이 생겼어요. 



Q. 그 수단들을 어떻게 활용한 거예요? 

6개월부터 사물 인지 책을 읽어주고, 책에서 본 것을 

실물과 대응해 주려고 노력했어요. 결혼 전 지인의 

아이가 책에 있는 채소는 정말 잘 아는데 마트에 가서 

하나도 찾지 못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거든요. 

실물 경험이 중요하다, 똑같은 사물이라도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와 모양을 노출하라고 하는데 그 아이가 떠올랐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기어 다니는 7~8개월쯤엔 스스로 서랍을 

열고 그릇을 꺼내거나 설거지 할 때, “이거는 책에서 봤지?”, 

“그릇.”, “접시.”, “국자.” 하면서 일대일 대응을 해줬어요. 

동물책을 읽으면 동물원에 데려가서   

고 했어요. 

아이들과 길을 가다 동네 횟집 앞에 멈춰 서면 멍게, 해삼, 

광어를 보고, 모르는 건 “아저씨 이 물고기 이름 뭐예요?” 

물어보고, 카센터에서 차 고치는 걸 한 시간씩 쳐 다봤어요. 

공사장 근처에서 중장비 자동차를 지켜 보는 게 일상이었죠. 

그렇게 했더니 호기심과 궁금한 게 계속 늘어나요. 

그럼 책을 찾아보는 거죠. 



Q. 많은 부모가 성장 단계에 맞는 책을 마련해 주고 싶어

하지만 그 정보를 얻기가 쉽지는 않아요. 아이 성장에 

맞게 어떤 책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요? 


사물 인지가 어느 정도 되고 나면 독서의 바탕은 

창작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창작에는 많은 게 있어요. 

수학 동화를 읽어보시면 거의 창작과 다름이 없잖아요. 

어휘를 배우면서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자연에 얼마나 

많은 동물이 있는지, 여러 상황을 접하며 갈등 구조를 보면서 

문제 해결 능력도 키우고, 옛날 사람들의 지혜도 배우고요. 

창작을 기본으로 잡았다면 자연관찰을 읽으면 좋겠어요. 

자연관 찰은 호불호가 강한 영역이긴 하지만요. 

그다음 수학 동화, 과학 동화도 보는 거예요. 

수학 동화를 읽고 엄마가 생활 속에서 그 이야기를 해주면 

참 좋아요. “귤 바구니에 귤이 열 개 있네. 너 다섯 개, 

엄마는 세 개인데, 아빠는 몇 개를 주면 될까?” 

“너는 다섯 개네, 엄마는 네 개인데 어떻게 하면 같아질까?” 

이런 식으로 수학 동화에서 본 걸 일상에서 해보는 거예요. 

그런 다음 전래 동화, 명작 동화를 보면 좋겠죠. 

이때 한 질을 읽고 그다음으로 넘어가면 안 되고, 어릴수록 

끊임없는 반복이 필요해요. 차고 넘치게 주는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해요. 

섣불리 단계를 올리지 않고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재미없어해요. 예전에는 한 시간씩 반복하면서 

좋아하는 책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십 분만 보거나 안 봐요. 

아이들도 책의 맛을 알아요. 

새로움을 요구하면 다음 단계의 책을 보여주세요. 

《삼국유사》, 《삼국사기》 같은 거요. 전래와 비슷한데 

조금 다르고 더 깊어요. 명작 동화를 보며 《소공녀》, 

《눈의 여왕》으로 조금씩 넓고 깊어지게 하는 거예요. 

한국 전래 동화, 세계 명작 동화 단계로 들어가다 보면 

본격적인 이름이 등장해요. 그러면 위인전을 볼 수 있어요. 

책의 단계가 확 뛰는 게 아니라 서서히 교집합이 있고 

그 걸 물고 다음 단계로 가는 게 중요해요. 

그러다 어릴 때 보던 자연관찰도 업데이트를 해주면 좋죠. 

. 

중고책도 괜찮아요. 그림이 좀 구식이면 어때요? 

예전에 나온 책들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오는 것도 많거든요. 



Q. 세 아이를 키우며 느낀 책의 힘이 궁금해요. 


책이 다 어휘로 이루어져 있고, 사고를 할 수 있고, 

비판을 할 수 있잖아요.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잘하는 게 

많을 가능성이 높아요.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고 이해력이 

높아지니 악기도 잘 다룰 수 있어요. 

책을 많이 읽은 첫째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악기를 배울 때 1년 과정을 4개월 만에 끝내는 등 

무엇을 접할 때 쉽게 하는 걸 봤어요. 

책을 많이 읽은 아이를 지켜본 부모는 대부분 공감하실 거예요. 

공부도 마찬가지예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시기의 

아이들이 보통 시험공부를 2~3주를 한대요. 

첫째는 시험기간이 닥치면 2~3일 전에 공부해도  

,   

.    

  . 

. 

둘째가 초등 5학년 때 과학 시험지를 들고 왔는데,  

. . 

‘용해’, ‘용매’ 이런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대요. 

첫째 아이는 늘 정확한 뜻을 몰라도 유추하면서 개념을 

잡아가는 걸 봤거든요. 그게 책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시험이 아니라도 어떤 현상을 인터뷰한 기사를 보고 

네 생각을 이야기해 보라고 했을 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고요. 

둘째가 뒤늦게 공부를 잘하고 싶어 했는데, 

따라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책을 많이 읽으면 그 공백을 훨씬 줄여줄 수 있었겠다 싶었죠. 

책을 즐겨 읽은 아이는 어느 순간 원하는 것에 접근하기가 

쉬운 거 같아요. 늦게 마음먹은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경우를 보면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많았어요. 

책의 힘은 빨리 쌓이지 않지만 강력해요.



Q. 지금 부모들은 주입식 공부를 한 세대다 보니   

  

.    

. .  , 

닌가?’ 하면서 

혼란스러워하더라고요. 


저도 실제로 혼란스러웠어요. 어떨 때는 정말 그런가 싶어서 

고민하고, 흔들렸어요. 제 강의를 들은 분 중에서도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놀이에 개입하는 것이 ‘아이의 자율성을 

파괴하는 거’라는 시선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아이에게 환경을 

만들어주고 책을 읽히는 게 자율성을 막는 것이 아니에요. 

아이들이 먼저 놀이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내가 앞서간다고 

주도성을 해치는 게 아니에요. 

아이가 어리다는 걸 간과한 거 같아요. 자율성이나 주도성은 

뭔가를 하려는데 그걸 막을 때 꺾이는 거거든요.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들에게는 세상에 뭐가 있는지 

알 기회가 별로 없어요. 세상을 보여줘야 관심을 가지는 것이고 

그걸 보고 호기심이 생기는 거라 생각해요. 

뭐가 있어야 나오는 게 아닐까요? 아무것도 안 주고 마음껏 

놀아보라고 하는 건 너무 끔찍하지 않나요? 

주는 걸 두려 워할 필요는 없어요. 놀이도 미술 놀이, 

음악 놀이, 풍선 놀이, 과학 놀이 셀 수 없이 많잖아요. 

하나의 놀이를 하다 보면 모든 놀이가 골고루 깊어져요. 

다양한 놀이 기회를 주지도 않거나 엄마의 성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못하게 하는 행위가 안 좋은 거 같아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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