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호 수학칼럼 4] 

초등 수학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1. 가장 훌륭한 기초 교재는 교과서! 

기초이자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 교과서입니다. 

수학과 관련해서 무언가를 판단할 때에도 기준은 교과서입니다. 

수학을 어렵다 생각하기 때문에 막연히 무언가를 많이 

해야 할 것처럼 느끼는데요.(가베, 은물, 놀이수학, 사고력 수학, 

연산, 참고서, 문제집, 수학 전문 학원 등등...)

하지만 기본 중에 기본은 교과서입니다.

우선 교과서 학습부터 제대로 해야 다음에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습니다. 영재반이든, 전교 1등이든, 수학 경시대회든

교과서 학습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가능한 것들입니다.

도형에서도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것은 평면도형의

밀기와 뒤집기, 다각형의 넓이 구하기 등입니다.

이 내용들은 모두 초등학교 3학년 이후부터 나오기 때문에

유아 때 반드시 비싼 교구로 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수학은 구체물이나 교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교과서에서도 특정 교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활용하는 교구는 책 Part Ⅲ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비싼 교구를 활용한다 해서 

도형 대비 효과를 훨씬 더 크게 보는 건 아닙니다.

따라서 어떤 교구를 언제 활용할 것인가도

교과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교과 학습만 제대로 해도 아주 많은 것들이 해결됩니다.

2. 초등 연산은 중요해요!

초등 때에는 교과서에서 연산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때에는 수와 연산 단원이 교과서의 

50% 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등 중학년 이후에는 

도형의 넓이 구하기, 단위 환산하기, 시간 계산하기에서도 

연산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연산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요,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과 기초 단계인 

개념 학습을 소홀이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식 잘 세워 놓고 연산에서 틀리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연산은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많이 해야 해요."

라고 말하면 그럴듯하게 들리는데요.

이 때문에 연산을 많이 하면 작은 문제는 해결되더라도

수학을 싫어하는 훨씬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연산 연습 많이 한다고 해서 100% 실수가 주는 것도 아닙니다.

"계산 속도가 느리면 시간에 쫓겨 아는 문제도 틀려요.

그래서 계산 속도도 빨라야 해요." 라는 말도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연산의 중요성이 과대포장된 경우입니다.

일단 학교 시험은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없습니다.

난이도 중급 정도의 문제까지만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연산은 그냥 적당히 꾸준히 하면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연산은 12년 동안의 수학 학습에서 사용되는 

도구 중 하나일 뿐입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기에 꾸준히 

해야 하지만 정작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는 연산이 아닙니다.

그래서 연산을 지나치게 연연하면 자칫 수학을 

싫어하게 만드는 심각한 부작용만 겪을 수 있습니다.

3. 초등 수학의 3요소: 

연산 +읽기 능력 +문제 해결력(사고력)

초등 수학을 잘 하려면 ‘연산, 읽기 능력, 문제 해결력(사고력)’ 

3가지를 잡아야 합니다.

연산은 앞에서 간단히 짚어봤고요.

읽기 능력은 글과 기호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수학는 문제만 제대로 읽어도 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고도 하고요.

수학 문제에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읽기 능력의 기초는 책 읽기가 만들어 주기 때문에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는 책 읽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 사회, 과학, 한국사 모두 

읽기가 기초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책 읽기에 집중해서 

읽기 능력의 기초를 다져 놓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수학 기호와 용어의 개념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수학에서 개념을 잘 파악한다는 것은 

국어에서 어휘력을 기르는 것과 같습니다.

어휘력이 뒷받침되어야 국어 지문을 잘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수학에서는 기호와 용어의 개념을 잘 이해해야 

수학 텍스트를 잘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이 문제 해결력(사고력)인데요.

문제를 읽으면서 찾아낸 정보들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그 관계를 근거로 해서 문제 해결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게 식을 세우고 계산하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사고력'보다는 '문제 해결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4. 개념 이해가 가장 기초예요!

수학은 벽돌 쌓기라고 했습니다.

1층이 부실하면 이미 승부는 끝난 셈입니다.

2층에서 무너지느냐, 3층에서 무너지느냐, 

4층에서 무너지느냐만 남을 뿐입니다.

수학 학습에서 1층에 해당하는 것이 ‘개념 이해 단계’ 입니다.

수학 학습의 첫 단계이자 가장 기초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고 또 강조하고 

또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수학 학습의 기초 단계인 

개념 이해가 정말 중요하다"는 말은 하지만 정작 

'개념 이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데 정작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수학에서 말하는 ‘개념 이해’란 무엇일까요?

영어의 기초는 단어와 숙어의 의미를 아는 것이죠. 

사회 학습에서 기초는 용어 이해입니다.

무역, 법, 국회, 문화 등 사회 용어의 의미를 아는 것입니다.

과학 학습에서 기초도 용어 이해입니다.

물질, 자화, 탈바꿈, 지표 등 과학 용어의 의미를 아는 것입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 용어나 기호의 의미(개념)를 아는 것이 기초입니다.

+, -, ×, ÷의 의미(개념)를 알고 선분, 변, 시각, 시간,

지름의 의미(개념)를 아는 것이 1층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구구단은 알지만 ‘×의 개념’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을 외우지만

 '삼각형'과 '넓이'의 개념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1층이 부실한 상태에서 2층을 쌓아 올린 것입니다.

5. 문제를 직접 풀어야 실력이 쌓여요!

문제를 풀었는데 틀렸습니다.

‘어려운 문제다. 해설을 봐야겠다’라고 생각하고 

풀이 과정과 답을 봅니다. 풀이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며칠 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만나면 또 틀립니다.

"비슷한 문제를 본 적이 있는데... 어떻게 풀었더라?"

다시 시도해 봐도 또 틀립니다. 또 해설을 봅니다.

한 달 뒤 틀린 문제들만 다시 풀어봅니다. 

그런데 또 틀립니다.

수학 학습에서 개념을 이해할 때에는

누군가의 설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풀 때에는 누군가의 설명을 들어서는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온전히 혼자 힘으로 풀어야 자기 실력으로 쌓입니다.

이를 위해 문제집을 풀 때에도 해답지는 따로 떼어서

엄마가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6. 학습의 3요소(지식, 기능, 태도)를 한 번에 잡아야 해요!

학습(공부)을 잘 하려면 3가지 요소를 고르게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는 지식, 둘째는 기능, 셋째는 태도인데요.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에서 지식은 수학 용어, 기호의 개념(의미), 

약속과 법칙 등을 말합니다.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알아야 할 지식의 양은 적어요.

참고서를 봐도 요점 정리 내용이 다른 과목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알아야 할 지식을 모를 경우에는

다음 단계 학습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알아야 할 지식의 양은 적지만 

그 중요성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학에서 기능은 수학적 사고력, 수학 문제 해결력,

수학적 표현 능력 등을 말합니다. 이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단계에 맞게 꾸준히 해결해 가면서 길러야 합니다.

특히 공식이나 요령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개념과 원리를 적용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기능 훈련이 제대로 됩니다.

수학에서 태도는 수학 학습의 필요성을 느끼고,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학습에 임하며,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때 끈기와 집중력을 가지고 임하는 태도 등입니다.

이는 수학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해 낸 경험을 

많이 쌓아야 형성될 수 있습니다.

7. 시험 때만 몰아서 하지 말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해요!

영어는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학습하는 것보다

전체 학습 시간을 쪼개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수학도 언어이기 때문에 한 번에 몰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설이나 추석 명절 때 4~5일 정도 연휴를 보내다

다시 수학 공부를 시작하면 하루 이틀은 

이전의 감을 찾는 데 투자해야 합니다.

수학도 영어처럼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국어, 사회, 과학은 각 과목의 전문 용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글의 대부분은 평소에 항상 접하는 한글이기 때문에

며칠 쉬었다가 공부해도 금방 적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 단어나 수학 기호는 항상 접하는 한글이 아닌

낯선 기호들이기 때문에 매일 꾸준히 접하지 않으면 

금방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수학은 언어적 특성도 가지고 있어서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글을 쓴 정용호님은 유아, 초등 학습 전문가로

"행공신(행복한 공부의 신)" 블로그를 운영하며,

저서로는 <우리아이 수학 고수 만들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