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영어비디오를 보여주어도 한번 보고 끝마치던 푸름이가 어느날 집요하게 영어비디오를 사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들리지 않아 답답해서 못보던 영어비디오였는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니까 그것이 무척 재미있어 비디오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저는 가리지 않고 “라이언킹이나 슈렉, 나홀로집”에 같은 영어자막이 들어간 비디오를 사주었습니다. 어느 때는 하루종일 비디오를 보면서 영화장면에서 나왔던 대사를 받아들입니다.
예를들어 ‘나홀로 집’의 비디오를 보면 악당이 구멍에서 떨어지는 장면중에 ‘What's a hole'이란 대사가 있는데, 그것을 일상에서 툭툭 쓰곤했습니다. 점점 비디오를 보면서 영어자막이 걸린다기에 신문지로 영어자막을 가리고 보았습니다. 어느날 저는 새로사온 비디오의 영어자막을 해석하느라고 온 신경을 다해 보고 있는데, 옆에서 놀고 있던 푸름이가 비디오의 대사를 우리말로 해석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자막을 보면서 푸름이의 해석이 정확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귀가 뚫렸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때는 영어책을 주면 그대로 읽곤 합니다. 푸름이는 공룡을 좋아하기에 공룡에 관한 원서를 사주고, 무기체계중 비행기에 미쳐있던 시기에는 우리나라에는 비행기를 분류해 놓은 마땅한 백과사전이 없어, 원서로 사주었더니 자기가 좋아하니까 원서를 보곤합니다.
귀가 뚫리기 전에는 밤에 잘 때 테이프를 틀어놓으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니까 테이프를 끄곤했는데, 이제는 밤새도록 테이프가 돌아갑니다.
자면서 테이프를 들어도 괜찮은가 물으면, 아무런 거부감도 없으며,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듣고만 있어도, “내가 어떻게 이것을 알았지?“하며 종종 푸름이 자신이 신기해합니다. 영화관에 가서 외국영화를 보여주어도 한글로 된 자막보다는 그냥 영어로 알아듣는 것이 편한 시기가 되면, 해리포터처럼 이야기로 전하는 한정된 어휘를 사용하는 책을 주어도 좋지만, 덧붙여 앗시리즈처럼 과학적 사실을 쉽고 재미있게 기술하고 있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공부할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어휘를 더욱 많이 줄 수 있는 영어책들을 많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때는 영어테이프를 밤새 틀어놓든, 비디오든, 책이든, 영화나 연극이든, 아니면 사람을 만나든, 일상에서 영어에 노출될 기회를 가리지 말고 주어 아이의 영어발달에 관한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주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