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부터 가르쳐라>
에언스트 프리츠 슈베어트 저 | 베가북스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행복해지고 성공하는 삶을 살도록
하려면, 인간이 어떨 때 행복해지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행복의 순간은 언제일까?
인간은 어떤 일을 스스로 이루어냈을 때,
인생의 힘겨운 상황을 이겨냈을 때,
깨어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과 합일을 이루었을 때 행복하다.
바로 이것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반이다.
♥ '나는 의미 있는 존재'라는 행복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을(창의적, 분석적인) 발견했을 때,
자신이 의미 있는 존재이며, 스스로
어떤 일을 이루어낼 수 있는 존재라고 느낀다.
그러려면 아이들은 이런저런 일을 실험하고
연구해볼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에겐 실수가 허용되어야 한다.
어느 날 아이들이 키우는 달팽이 무리가
우리에서 탈출했다고 상상해 보자.
이 끈적끈적한 녀석들이 줄을 지어 부엌 벽을 기어 다니면서
길고 가는 은빛 흔적을 남겼을 때, 여러분은 화내기 보다는
아이들의 새로운 생물학적 호기심에 기뻐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오로지 자기가 직접 해봐야만
정말로 실현할 수 있는 꿈과 소망,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실현할 수 없는 꿈과 소망과 아이디어가 어떤 것인지를
배우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가 자기가 하는 일이
자신과 타인에게 좋은 일인지알 수 있으려면
어른의 반응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행복의 가르침은
"책임감 있는 자기결정 교육"이기도 하다.
나는 '자기실현'이라는 표현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자기결정'이라고 표현했다.
자기결정을 통해 독자적 결정을 내리고
자기 삶을 계획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에서나
자신의 자아를 중심에 놓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욕구를 실현하는 것이랑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어린 음악가가 지하실에서
타악기를 연습할 시간을 합의하여 지킴으로써
그 집의 다른 거주자들을 괴롭히지 않는 일,
혹은 다음날 시험이 있을 때 저녁 귀가 시간을
확고하게 정하는 일 등은 의미가 있다.
행복 가르침은 아이가 하는 일은 모두 좋다고 하거나
아이와의 갈등을 피하고자 뒤로 물러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어른이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어른에게도 이익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자기 행동의 한계를 철저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삶의 우여곡절은 곧 도전
아이가 어려운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려면
모든 사람의 삶에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고
행복한 순간과 덜 행복한 순간이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또 이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을 이루는 것들에 대해 이해해야 하고,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며 스스로 어떤 행동을 하든, 하지 않든
무수하게 다양한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있어야 고난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려는 의지,
다시 말해 어려움을 견디거나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이겨내려는 의지가 생겨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일과 씨름하고
이를 성찰하고 스스로 자신의 대안을 전개하는 능력이다.
학교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던
초등학생 도미니크를 생각해 보자.
부모가 그 상황에 대해서 아이와 더불어 분석하고,
아이가 선생님에게 편지를 쓰거나 선생님과 조용히
이야기하기를 청하도록 용기를 주었다면,
아마 아이는 선생님과의 갈등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삶의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일의 의미를 상대화하여
좀 더 큰 맥락 안에 두어보아야 한다.
코르넬리우스가 <슈퍼스타 독일>에서 탈락한 것은
정말 그렇게 심각한 일이었을까?
그 순간 아이들이 다시 용기를 얻고 새 출발을 하려면
특히 부모와 친구와 교사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새로이 출발할수 있다면
어떤 중요한 일을 이루어냈을 때와 같은
행복감이 아이들을 휩싸게 된다.
♥ 자기 자신과 하나 되고 세상과 하나 되기
아이는 무아지경에서 놀이, 일, 사람 등에 몰두한다든지
자연과 합일을 느낄 때에도 행복감을 느낀다.
아이는 깨어있는 법, 그러니까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과 주변 환경에 대해 주의하고 존중하고
관찰하는 법을 배우면, 이를 통해 지각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행복 능력을 높일수 있다.
아이에게 그저 무아지경의 '몰입' 체험을 하라고 해서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와 교사들이
모든 연령의 아이에게 그러한 몰입 체험을 하기 쉬운
기회를 만들어줄 수는 있다.
크레파스로 단순한 그림을 그리거나,
요가 강좌에서 명상을 하거나,
종교적 체험에서 신체와 정신, 영혼이 우주와
합일되는 것을 경험하는 데에 이르기 까지,
그런 기회는 다양하다.
아동과 청소년에게 주의력과 집중력을
점점 더 요구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중간 중간 마음을 늦추고 긴장을 풀고
마음의 고요함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