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자율성과 통제의 관계에 있다
한 개인이 사회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내면화(internalization)'라 합니다.
아이가 외부의 지시를(= 주로 부모의 지시를)
주도적으로 내부의 지시로 전환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어요.
예를들어 쓰레기를 내다버리라는 부모의 지시를
점차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 부모의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내다버린다면 이 아이는 규칙을 내면화한 것이고,
그 규칙을 자신의 한 측면(자아의 일부로)으로 통합한 것입니다.
이럴 경우는 모든게 선순환이 됩니다.
그렇게 하기로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에...
만일 강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면? 하기 싫지만
억지로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마지못해 받아들인 경우라면?
심리학에서는 이를 내사(introjection)라고 불러요.
원치 않는 모습을 타인에게 전가할 때 투사(projection)가 되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릴 때 내사(introjection)가 되는 것이죠.
결국 내면화 과정의 핵심은 스스로 내린 결정인가 아닌가,
즉 “자기결정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주어진 가치를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 받아들였지만,
그것을 자신의 선택으로 내면화시킨 경우 자아와 통합이 되지만,
마지못해 받아들여 내 것으로 소화시키지 못했을 경우
투사가 일어나든 내사가 일어나든 반작용이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자율성과 자기결정성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가치를 내사한 것이라면,
다시 말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인정받거나 사랑받을 수 없어서 한
행동이라면 그 행동은 내면에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우선 의무감에서 나오는 행동은 활력과 열정이 빠져있어요.
더 가슴 아픈 건 자신에게 좋은 일을 찾기보다는
남을(=부모를) 기쁘게 하는 데 신경쓰게 되고,
남의 행동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 때조차 그 사람에게
분노를 터뜨리지 못하고 자신을 향해 화를 내게 됩니다.
외부 대상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느니,
자신이 고통받는 게 더 쉽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발전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어 나오는 행동이므로...)
엄마를 미워하면서도 그걸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를 돌리는 건 내사로 인한 상체에서 기인합니다.
자기결정성은 학습에도 적용이 됩니다.
동기부여의 핵심은 아이가 그것을 소화해서
내면의 자아로 통합시키느냐 못하냐에 달려 있어요.
그 과정이 성공에 이르려면, 아이가 소화할 수 있을만큼
조금씩 과제가 주어져야 하고, 그 과제를 해냄으로써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에 대한 확신(자신감)이 생겼을 때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가치를 내면화시킬 수 있는 겁니다.
한 번의 경험이 아닌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고,
이 과정은 주로 초등학교 때 이루어집니다.
어린아이가 호기심을 느끼고 학습을 향한
내면의 동기를 타고나는 것은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면의 동기를 유지하려면 자율성과 자신감을 느껴야 한다.
그러나 유능하고 자유롭다는 느낌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유능하고 자유로운 가운데 남들과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원한다.
이는 곧 관계를 맺으려 하는 욕구,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돌봐주고 돌봄을 받고 싶은 욕구다.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에서 의존성이 생겨난다.
의존성은 사랑과 연결된다.
자율적이기를 원하면서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것이다. 독립성이 자율성이나
통제와 공존하듯 의존성 또한 이 둘과 공존할 수 있다.
자율적이면서도 의존적인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상태다.
반면 통제된 의존성,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의존성은 일종의 부적응 형태다.
<마음의 작동법> 중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하는 것은 자율적이지도 않고 진실하다 할 수 없어요.
지속성에서 한계가 드러나게 됩니다.
한편으로 자율적이기를 원하면서도 부모의 도움을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있어요. 이 욕구는 아마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지속될 거라 예상됩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비로서
타인의 평가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어야 자율성을 가지게 되고, 작은 것이라도
성공 경험이 쌓이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자율성이 자란다.
부모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줄수록 아이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 그것이
내적인 동기부여가 되어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초등시절 잘못하는 것만 지적하는 건
자율성과 자신감, 자존감에 큰 해가 됩니다.
부모가 아이의 존재를 긍정하고, 미래를 긍정했을 때,
아이가 잘 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주었을 때,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긍정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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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보다 더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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