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보다 더 소중한 것
"만약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라고 하거나,
일감을 지시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
- 생텍쥐페리
바다가 그리운 사람은 바다를 찾는다.
바다로 나가고 싶어 미치게 만들면 스스로 배를 찾는다.
아이 내면의 욕구를 자극해 불꽃을 일으켜야 한다.
도전, 용기, 열정으로 표현되는 가슴의 에너지다.
머리에서 나온 에너지는 조건을 따지지만,
(될까 안될까? 할까 말까? 안되면 어떻하지?...)
가슴에서 나온 에너지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욕구가 생기고, 심장이 뛰는데,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내면의 힘을 끌어내는 것이라는
정의를 생쥐 선생(생텍쥐페리)이 정확히 표현했다.
이처럼 변화는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너는 할 수 있어", "너는 할 수 있어",
"화이팅!!"을 수백번 외친다 해도,
아이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잔소리일 뿐이다.
"너는 할 수 있어"가 "나도 할 수 있구나",
"해보니 되네" 라는 성장의 경험을 했을 때,
그리고 그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기로
스스로 결정했을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결정의 주체도 자신이고, 행하는 것도 자신이기에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 흐른다.
한 방향으로 흐를 때 속도가 붙고 힘이 생긴다.
반면 변화가 외부에서 시작하면 갈등이 생긴다.
내면에서 시작한 변화는 하나의 힘으로, 한 방향으로 가지만,
외부에서 가해지는 압력은 두 개의 힘이 만난 것이다.
내부에서 우러나는 힘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힘은 방향이 다르다.
부모의 에너지가 아이보다 크면,
아이는 무너지고 부모의 에너지를 따라간다.
아이의 에너지가 더 크면 아이는 반항한다.
아이와 부모의 에너지가 대등하면 전선이 생기고,
주위 환경이나 제3자에 의해 방향이 달라진다.
넛지(Nudge)라 불리는 간접 자극도 있다.
팔꿈치로 툭툭치면서 "해 봐" "도전할 만해"
하며 가벼운 자극을 주는 것이다.
변화로 이끄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지만,
넛지의 본질 역시 외부 자극일 뿐이다.
계속 옆구리를 찌르면 짜증이 나듯,
자극의 강도와 횟수에 따라 변수가 작용한다.
비록 내적동기와 외적동기로 구분짓긴 하지만,
동기부여라는 말의 뉘앙스 역시 외부자극이다.
보기엔 그럴 듯 해보이지만 통제를 포장한 것 뿐.
격려와 응원이 아이의 내면에서 불을 지피는거라면
동기부여는 표면적이고 목표를 이루는데 초점이 있다.
존재의 중심을 건드리지 못한다.
넛지와 비슷한 은근한 자극으로 둘다
아이가 원하는 것과 목표가 일치할 때만 기능한다.
변화가 아이 내면에서 시작해야 하기에
부모와 아이는 하나의 방향으로, 하나의 에너지로,
통합되는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
아이와 부모가 하나의 팀이 되려면,
아이 내면에서 불꽃이 튀어오르게 하려면,
외부 자극에 앞서 존재의 중심을 건드려야 한다.
아이가 얼마나 고귀한 존재인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얼마나 큰 가능성을 지닌 존재인지를 알려줘야 한다.
자신을 긍정으로 바라보고, 자신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때,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의지에서 나오는 행동은 힘이 있고, 지속성이 있다.
스스로 통제하는 자율성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하나가 되면 시너지가 일어난다.
1+1이 2가 아니라 3이 되고 4가 된다.
혼합이 아닌 화합이 되었을 때 새로운 창조가 일어난다.
화(化)란 어떤 상태가 다른 상태가 되는 것이다.
부모라는 촉매를 통해 스파크를 일으키는 것이다.
변화(變化)를 일으키는 건 부모의 반응이다.
그 반응이 사랑이고, 존재에 대한 긍정이고, 믿음이다.
대바기님 사례를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어떻게 반응해 주고, 어떻게 아이를 대했는지,
학습의 즐거움을 알기까지 어떤 과정을 함께해 왔는지를
쓰려고 하다가, 글이 이상하게 가서 마무리가 안되네요. ^^
결론은 동기부여 한다고 애 잡지 말고,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이 먼저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