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 말동 하여라.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갔던 김상헌의
시조. 김상헌은 병자호란 당시 청과 싸우자는 척화파의
우두머리였습니다.
선원 김상용 초상화
김상헌에게는 형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해, 한 번 책을 잡으면
해가 질 때까지 읽었다는 김상용.
형님인 김상용은 병자호란 당시 우의정으로
인조의 후궁과 왕자를 강화도로 피신시키는
임무를 맏았습니다. 하지만 강화도 방어를 책임진
김경징은 이미 도망간 후였고, 강화산성은 함락됩니다.
1637년 1월 22일, 김상용은 강화산성 남문 문루에
올라가 화약 더미를 쌓아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러나라고
손짓을 한 후, 화약더미에 불을 붙여 자결합니다.
그의 나이 77세.
선원김선생순의비
강화산성 남문 앞에 있던 김상용의 순절비는
현재 용흥궁 공원 입구로 이전했습니다.
충렬사
강화도 선원면의 충렬사는 선원 김상용 선생의
위폐를 모신 사당입니다. 훗날 조선을 위해 순국한
선열들의 위폐를 추가하다 보니 지금은 김상용의 위폐를
중앙에 두고, 좌우로 14명씩, 총 29분의 순국자 위폐를
모시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사립대학으로 서원이 있었죠.
충렬사는 서원보다 급이 높았던 사립대학이었고,
효종의 사액을 받은 사액서원이었으니
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렸을 때도 충렬사는 무사했습니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좌우에 있는 건물이
학생들이 공부하던 강단. 왼쪽 건물에는
"성취당"이라는 현판이 붙어있네요.
내삼문 안으로 들어가면?
신성한 사당이 있고, 제사를 지낼 때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김상용, 김상헌 형제 이전에는 안동김씨가
그저 유명한 가문이었다가 김상용이 순국한 후
급부상해서 세도가문으로 올라섰다고 합니다.
19세기 조선은 안동김씨 판이 됩니다.
선원사지
충렬사에서 가까운 곳에 선원마을이 있습니다.
몽고의 침략을 받아 강화로 도읍을 옮긴 후
고종 32년(1245년) 최고 권력자였던 최우(최충헌의 아들)가
세운 사찰입니다.
선원사지가 의미있는 것은 이곳에서
팔만대장경을 조각했기 때문입니다.
금당이 있던 기단과 초석은 지금도 남아있어요.
금당에서 바라본 선원마을입니다.
헌정사상 최초의 진보정당인 '진보당'을 창당,
이승만 대통령에게 정면 도전을 했다가 간첩혐의로
사형을 당한 조봉암 선생이 태어난 마을.
선원사에서 제작된 팔만대장경은 세조 2년인
1456년 해인사로 옮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1951년 한국전쟁 때 공군대령 김영환은 공비 토벌을
위해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거부합니다.
비록 그로 인해 문책을 당했지만, 공비보다 사찰이 더
중요하다며 명령을 거부한 덕분에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이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공군 홍보대사
김영환 대령은 빨간 마후라의 원조이기도 합니다.
그의 형은 대한민국 초대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정렬 중장.
독일의 영웅 리히트호펜을 흠모했던 김영환은
리히트호펜의 붉은 삼색기에서 영감을 받아
형수의 붉은 치마로 머플러를 만들어 두르고,
1951년 10월 공군의 첫 단독 출격을 지휘했습니다.
이후 빨간 마후라는 공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