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못되게 굴지 마세요

"내게 가장 혹독한 비평가는 나 자신이다." 

한 번쯤 들어봤을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의미 없이 자기 위안으로 삼고 말 글귀도 아니다. 

진화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을 더 과장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부정 편향(negativity bias)'이라 한다. 

자신의 성공보다 실패, 실수, 결함 등 부정적인 대상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쏟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위스콘신대 심리 & 정신의학과 데이비드슨 교수는

자기비판은 부정적이고 반성적인 사고로 이어져 

생산성 저하뿐 아니라 우리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만성 질병과 노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정 편향은 극복할 수 있으며, 자기비판 속에서도 

얼마든지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살펴보자. 

우리는 왜 그렇게 자신에게 가혹한 걸까? 

가장 먼저 인간의 진화 과정을 탓할 수 있다. 

데이비드슨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생각과 행동을 

모니터링하는 메커니즘이 있어 실수했을 때 

그 실수를 바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실수에 대처하려면 실수했다는 사실부터 인지해야한다."

과식하거나 오늘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하는 등 

자신의 기대나 목표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스스로 비난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특히 개인의 안전이나 도덕성이 관여된 상황에서는 

뇌에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명확하게 하여 

해당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험과 행동에 부정적인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불필요한 자기반성의 덫에 빠질 수 있다. 

누군가와 나눴던 어색한 대화를 끊임없이 곱씹으며, 

또는 사소한 오타를 낸 것을 잊지 못하고 밤잠을 설친다면 

자기비판이 해로운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자기비판은 우울증, 불안, 약물 남용, 부정적인 

자아상 등의 원인이 되고 의욕 및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등 

개인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자기비판으로 인해 

실패에 집착하게 된다고 한다. 

오늘 정해둔 5개의 업무 중 3개밖에 못 끝냈다 해서 

자신을 질책하고 화를 낸다면 나머지 일을 제대로 

처리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우리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딜레마처럼 느껴진다면 정확하게 짚은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결함을 찾아내어 사소한 것까지 들춰내고 

비판하도록 진화했는데, 그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역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해결책은? 

소위 말하는 ‘자비, 또는 자기연민(self-compassion)’이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 심리학과 크리스틴 네프 교수는 

자기연민이란 자신의 결함이나 실패와 마주했을 때 이해심을 

바탕으로 관대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목표 달성에 있어 자기비판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경쟁력을 잃고 안주하는 것이 두려워' 

자기연민을 실천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두려움은 전혀 

근거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그 반대다.” 

몇몇 연구를 통해 자기연민이 동기 부여와 

긍정적인 변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2016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연민을 통해 

나를 더 폭넓게 받아들이고, 이는 곧 자기계발로 이어지며, 

자기연민에 집중함으로써 후회되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마음돌봄 연구소(Center for Mindfulness)의 소장이기도 한 

매사추세츠 의대 주드슨 브루어 교수에 의하면 뇌에 자신을 

바라보고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있어, 우리가 반성이나 

걱정을 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때, 혹은 스스로 판단할 때 

자기관계적 사고(self-referential thinking)에 빠지면서 

자기관계적 사고를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시끄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고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질 때 해당 부위가 진정된다. 

자기연민을 실천하고 스스로 너그러워지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자기연민을 위한 3단계 실천 전략 

첫째,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데 있어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라도 해보겠다는 결심. 

나 자신을 재단하고 판단하지 않기,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

자기연민 실천하기 등 어떤 방법이어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 최선을 다해 나 자신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라. 

나를 아껴주는 것이다. "스스로 가혹하고 못되게 

행동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드는지 돌아보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행동할 때와 비교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픈지를 느껴보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

생각과 감정을 인지하고 내려놓는 훈련 중 

가장 실천하기 쉽고 검증된 방법의 하나가 명상. 

마음돌봄(mindfulness) 명상을 시도해 보라. 

수많은 판단과 이야기와 추측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호흡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마음돌봄 명상이다. 

부정적인 자기대화의 악순환을 끊는 방법의 하나는

에너지를 외적인 활동에 집중함으로써 올바른 관점을 정립하고 

자신 이외의 삶의 요소에서도 의미를 찾아보는 것이다. 

"The Power of Meaning"의 저자 에밀리 에스파니 스미스는 

다른 활동을 활발하게 해보라는 조언한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봉사활동을 하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머릿속에서 스스로에 관한 생각을 멈추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의 소리도 점점 줄어들 거에요.” 

둘째, 자신에 대한 비판을 마주하면 친절함으로 대응하라. 

내면의 비평가가 "넌 게으르고 쓸모없어"라고 비난할 때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니?"

라고 맞서라.  

브루어 박사는 자기연민을 장기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경우 

다음 세 번째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셋째, 자기비판에 갇혔을 때와 자기비판을 내려놓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그 차이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

그래야 보상에 의해 작동하는 뇌의 학습 체계를 가동할 수 있다.

우리 뇌에는 안와전두피질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는 

언제나 "더 크고 좋은 보상"을 갈망한다. 

“안와전두피질은 X와 Y를 비교해서 Y가 덜 고통스럽거나 

더 많은 기쁨을 주는 선택지일 경우 Y를 선택하도록 학습합니다.” 

실수하고 나서 자신을 호되게 나무라는 대신 

심호흡하는 것이 훨씬 더 기분 좋은 대안이다. 

네프 박사는 "친구와 대화한다고 생각해 보면 쉬워요. 

만약 여러분이 ‘나는 뚱뚱하고 게으르고 직장에서도 

실수투성이야’라고 친구에게 말했을 때, 

친구가 ‘맞아. 넌 완전 루저야. 그냥 포기해. 

왜 살아?’라고 대답한다면 과연 의욕이 생길까요?” 

스스로 친절해지는 것의 핵심,  

‘친구를 대하듯 자기 자신을 대하라’. 

자기학대를 자기연민으로 대체하려면 

습관이 들 때까지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또다시 자신을 비난하며 죄책감의 굴레에 빠지려는 찰나, 

같은 상황에 있는 친구를 어떻게 구할까? 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자신에게 실천하라. 

두 번, 세 번, 네 번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 

혹시 다섯 번째 시도에서 잠시 삐끗하더라도 좌절하지 마라.

이미 네 번이나 시도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원문출처: 뉴욕타임스

번역출처: 뉴스페퍼민트

http://goo.gl/WJDVhN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은... 

현재의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

고통이 사람을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이 고통을 붙잡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