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용서하기 힘들지라도, 실수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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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고 요구하기가 부끄러웠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지금 내가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다 했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 그래, 그들은 정상이고 나는 평균보다 심하게 아래다.
내가 못났다는 증거는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러다 결국 용기를 내서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요청했다.
그러나 나는 마음 편히 손을 내밀지 못하고 비교의식에 시달렸다.
그러다보니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지많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모유수유에 실패했다. 이건 작은 실수가 아니었다.
내가 미래의 나에게 스스로를 변호해 보자면 이렇다.
'딸아이는 태아에게 빨기 본능이나 빠는 힘이 생기는 시기보다 6주 일찍 태어났다.
나는 모유수유 전문가에게 상담도 받고 훈련도 받았다.
그리고 젖이 계속 나오도록 하루에 여섯번씩 짜냈다.
나와 아이 모두 노력했다.
하지만 아이는 너무 작아서 모유를 먹기 힘들어 했고,
나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먹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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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유가 좋다는 걸 알고 의학적으로 권장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래서 의사에게 가서 애원하듯 말했다.
"제가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까요?"
"이제 그만하시죠."
그녀는 나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고 판단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녀는 '자기 생각'에 너무 빠져 있는 내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사실 모유수유는 나에 대한 일이 아니라 아이에 대한 일이다.
그런데 나는 모유수유에 성공하는 일이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인 듯 매달리고 있었다.
이때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너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 말아라, 얘야."
우리는 종종 자신의 삶을 부족하고 실패한 것으로 만든다.
부족하고 실패한 것들만 모아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어느 누구의 삶도 실망과 실패와 불행만으로 가득찬 삶은 없다.
우리 삶에는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보람과 후회 등 온갖 종류의 것이 함께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라고 부르는 것은 어디에서 일어날까?
바로 우리 마음 속이다.
어떤 행동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판단하고, 비평하는 그 '마음' 말이다.
이 마음은 우리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쉼없이 재잘거린다.
"가서 다시 해. 더 잘하지 못하겠니? 넌 이제 끝났어. 너무 큰 실수야."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와 생명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고 가르친다.
나는 산새나 물고기, 바위에 대해서는 이 사실을 쉽게 수긍했다.
그러나 나의 이웃인 인간들에 대해서만은 인정하기 이려웠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해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분유수유를 하는 열등한 엄마다.'
이 문장에서 '열등한' 의 앞 내용을 다른 것으로 바꿔보자.
자신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문장을 채워보라.
내용은 달라도 '비교와 비난'하는 마음만은 같을 것이다.
자신이 하는 생각 중 얼마나 많은 내용이 자신이 좋지 않다는 것인가?
아마도 거의 모든 생각이 그럴 것이다.
이들 가운데 그 어떤 생각도 우리 삶을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진 않는다.
자기 비난은 우리가 과거에 했던 일을 후회하고 책망하는 마음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길을 마음 속에 떠올리며, 그 주변을 뺑글뺑글 돌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순간 우리가 맞딱뜨린 일을 체험하지 못하고 멀리 돌아가게 만든다.
자신을 트집잡는 목소리가 멈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TV에서축구 경기를 볼 때 볼륨을 0 으로 줄인다고 가정해 보자.
축구 선수들은 여전히 소리 지르고 넘어지고 하겠지만,
그들을 논평하는 해설은 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실수라고 이름표 붙여놓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없다면, 무엇이 실수가 될 것인가?
그 일은 그렇게 일어난 일일 뿐이다.
당신의 행동을 분석하거나 벌주거나 고쳐야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그 순간에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당신은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도겐 선사조차도 자신의 삶을 '끊임없는 실수'라고 말했다.
스포츠 실황 중계가 고요하고 텅 빈 마음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면 실수는 실수가 아닌 것과 같아진다.
그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된다.
매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알아차리고, 진심을 디해 살며,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순간순간을 옳고 그름에서 따나 살면 있는 그대로의 삶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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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나는 모유 수유를 포기했다. 그러자 문제가 사라졌다.
그런데 얼마 후 또다른 의심과 예측이 뒤따라왔다.
아이가 콧물이 나고 감기에 걸리는데, 잘못되면 어떻하지?
정서적으로는 문제가 없나?
엄마로서의 나의 체력과 의지 능력에 대해 의문을 던지곤 했다.
모유수유를 그만 둔 이후에도 나는 나의 굶주린 마음에 계속 먹이를 주고 있었다.
나는 멈춰야 했다.
이런 의심은 나에게 상처를 주고, 결과적으로 아이에게도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라. 그러면 아이에게도 더 친절해 진다.
이것이 내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자신의 삶을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그러면 자신의 너무 높은 기준과 차가운 실망으로부터 사랑하는 아이를 지켜낼 수 있다.
더 많이 신뢰하고, 덜 비난하라.
마음의 소리를 완전히 줄이고, 그 순간 가장 자유롭고, 자기다운 모습으로 넘어져라.
삶은 수많은 기복으로 가득차 있다.
어떤 건 쉽고, 어떤 건 어렵다. 어떤 건 가고, 어떤 건 멈춘다.
당신은 자신의 일을 하라. 그런 후에 일을 마음에서 내려놓으라.
실패라는 건 없다.
그러니 자신을 용서하고 잊어버려라.
<엄마의 명상으로 아이가 달라진다>
카렌 밀러 저 | 티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