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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법칙과 유사한 법칙이 또 하나 있다.
은총의 법칙이 그것이다.
중력의 법칙이 사물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데 반해
은총의 법칙은 사물을 위로 끌어올린다.
완전히 자신을 내려놓고 신성에 취하면,
완전히 내맡기면, 에고가 사라지면
은총의 법칙이 작용을 시작한다.
그때 사람은 무게를 잃고 위로 상승하기 시작한다.
(발레리노) 니진스키에게 일어난 도약이 바로 이것이다.
과학에는 항상 양극의 법칙이 존재한다.
어떠한 법칙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법칙은 반대편 법칙을 상대로 하여 존재할 뿐이다.
음극만 있으면 전기는 발생하지 않는다.
음극과 더불어 양극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전기가 생긴다.
음극과 양극은 서로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각각의 법칙은
그 법칙을 보완해 줄 반대편 법칙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중력의 법칙도 이를 보완해 줄
반대편 법칙을 필요로 한다.
나는 이를 은총의 법칙이라 부른다.
미래에 이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는
다른 이름을 붙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은총의 법칙' 이란 이름이 더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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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예술가는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다.
진정한 예술가는 전체성을 생각할 뿐
완벽성에 대해서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작품에 온전히 몰입한다. 그뿐이다.
(니진스키는) 자신이 춤을 추는 게 아니라
춤이 자신의 몸을 통해 나오도록 자신을 내 맡긴다.
그리하려 그는 춤 속으로 사라진다.
그는 춤 속에 남아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춤 속에 춤추는 사람이 남아 있으면
그것은 춤을 방해할 뿐이다.
하늘의 은총이 내려오는 것을 막을 뿐이다.
춤추는 자가 사라질 때 모든 막힘이 사라지고
침묵 속에서 존재계가 흘러 내려온다.
진정한 예술가는 전체성을 생각하지
완벽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전체성으로 몰입할 때 자연스럽게 완벽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춤추는 자가 사라지고, 춤만 남아 있는 경지,
연주자와 관객이 사라지고 선율만 남는 경지,
물아일체의 경지에서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소리에 진동하며 내가 곧 음악이 되는 카타르시스의 순간!
영혼이 우주와 하나가 되는 은총의 순간.
완벽함을 버리고 나를 내맡겼을 때 경험하게 되는 것.
(반대로 가지 맙시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