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감정의 근원, 수치심
건강한 자기애의 형성은 건강한 성격의 기초가 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지속적인 돌봄을 제공하면
아이들은 부모에 대해 기본적인 신뢰를 갖는다.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이렇게 감정적 유대가 형성되면
아이는 혼자 있어도 더 이상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다.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그리고 세상에 대히 '살만하구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구나' 등의 느낌을 갖는다.
이것이 건강한 자기애를 형성하게 해준다.
부모와 안정된 애착을 갖지 못한 아이는
마음 속 깊이 자기애적 상처가 생긴다.
배가 고파 우는데도 엄마가 거들떠보지 않고,
안아달라는데도 무시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존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수치심이 생긴다.
이렇게 인생의 초기에 발생한 수치심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아이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수치심은 아이로 하여금 엄마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에 민감해지도록 만든다. 엄마로부터
거부당하거나 지배당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보다
엄마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이렇게 수치심은 아이에게 타인지향성이 생기게 한다.
타인지향성을 가진 아이는 성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른 사람에게 비난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지지와 인정을 얻을 수 있는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그런데, 이렇게 살다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고 살게 된다.
타인지향성의 사람은 타인의 성공에 예민하다.
다른 사람이 성공하면 자신이 못난 것 같고,
실패하면 자신이 괜찮은 것 같다.
즉 비교에 의한 열등감과 우월감이 생긴다.
수치심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쟁을 하면 사람들 간의 정서적 만남이 어려워진다.
경쟁은 상대방을 누르고 이겨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관계가 피상적이 되고, 피상적인 관계는
공허함, 즉 외로움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쟁적 삶을 사는 사람은 이겨도 허전하고 져도 허전하다.
이렇게 자신을 잃고 타인지향적인 삶을 사는 것은 모두
마음 깊은 곳에 들어 있는 수치심 때문이다.
수치심으로 인해 사람들은 기형적 삶을 살게 된다.
<가짜 감정>
김용태 저, 덴스토리(DENSTO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