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게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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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공부의 비밀>에서는 몰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하는 것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는 분산 학습의 이점을 이야기 했습니다.
한 번 잊어 버렸다가 다시 기억할수록 장기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또 어렵게 배운 것일수록, 즐겁게 배운 것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고, 목표를 해결하는 것보다 완결되지 않은 채
남겨 두는 것이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됩니다.
(미결된 상태로 놔두면 언젠가는 처리해야 하기에,
되새김질처럼 자주 기억에 떠오르게 됩니다.)
▶ 분산해서 하는 학습의 이점
http://www.purmi.com/sub/board/view.php?seq=1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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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입력(input)보다 인출(retrieval)이 중요하다는 것.
기억의 창고에서 자주 꺼낼수록 더 오래, 더 정확히 기억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막상 아이들이 학습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대부분
정보를 집어 넣는 일에만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외우는 과정을 습관처럼 반복하지요.
이 상황을 이렇게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냉장고 속에 물건을 보관하는 일은 아주 쉽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고 그냥 집어 넣으면 끝입니다.
보통은 오래 생각하는 일 없이 일단 넣어둡니다.
반대로 필요한 물건을 꺼내려면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해요.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찾는 시간이
필요하죠. 찾는 과정에서 다른 물건의 위치도 보게 됩니다.
물건을 넣을 때는 의식하지 않아도 되지만(무의식 과정),
물건을 꺼내려면 위치를 찾아야만 (의식을 해야만)
꺼낼 수 있습니다.
두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입력할 때는 일정한 기준도 순서도 없습니다.
읽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무작위 순으로 입력이 됩니다.
그러나 저장된 것을 찾으려면, 찾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위치가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하죠.
인출 과정에서 어디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살펴 보게 됩니다.
보통 "뭐 먹을 것 없나?" 하고 냉장고를 뒤지는 과정에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 것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인출 과정이 많을수록 더 쉽고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고,
더 오래 기억을 하게 됩니다.
유태인들의 하브루타 학습법이 효과적인 이유,
자주 인출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인출의 과정입니다.
"뭐 먹을 것 없나?" 하며 냉장고를 뒤지듯,
기억을 더듬는 과정도 하나의 인출 과정과 같습니다.
책에서 본 내용을 박물관에서 보거나 체험을 하는 것도
인출 과정입니다. 질문을 통해 생각을 끌어 내는 것도
인출 과정이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도록
잘 들어 주는 것도 인출 과정입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것도 인출의 과정입니다.
우리는 인출을 자주 할수록 더 쉽게, 더 오래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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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되었지만, "클랩 교육법"이라는 책을 쓰신 분이 있는데,
아이를 초중고 대신 홈스쿨로 집에서 키웠습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아이가 선생님이 되어 가르치고, 부모는 앉아서
들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뭔가를 이야기하려면 수업을 준비해야 하죠.
그 과정에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집에 동내 초등학생을 불러 가르쳤습니다.
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수업 준비를 열심히 했죠.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준비하려면
분명히 이해를 해야 하지요. 이렇게 가르치는과정에서
학교 다니는 아이들보다 더 많이, 더 정확하게, 더 빨리 배웠어요.
인출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한 셈인데요, 효과 만점입니다.
아이가 따라주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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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에서 비슷한 내용이 방송되어 몇 컷 퍼왔습니다.
우리 뇌는 큰 용량을 갖고 있지만 살아가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필요가 없는 것은 굳이 담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필요를 뇌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우리 뇌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쓰느냐로 판단합니다.
우리가 '자주 쓴다'라는 것은 뇌로 하여금 이 정보는
한 달 후, 혹은 일 년 후에도 필요하겠구나
라고 판단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꺼내는 것은 집어넣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저장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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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아무 관련 없는 정보를
무질서 하게 저장해 놓아도 전부 다 기억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새로 배운 것을 전부터 알고 있는 것들과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기억을 합니다.
연결되는 점이 많을수록 기억은 더 강해집니다.
나중에 기억에서 뭔가를 꺼내려면 연결을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나중에 꺼낼 수가 없습니다.
기억 꺼내기 노력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거죠.
기억 꺼내기 노력은 여러 가지 지식들 사이에
연결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왜 같은 자리에서 같은 내용을 같은 시간동안 공부했는데
전교1등은 80%를 기억하는 데 반해
어떤 학생은 30%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이유 중 하나는 장기기억과 관련이 있습니다.
장기기억에 남아있는 것이 많은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연결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로인해 훨씬 쉽고 빠르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인지의 세계는 빈익빈 부익부입니다.
재산이 많은 사람이 그 재산을 밑천으로 더 많은 재산을
벌어들이듯, 많이 아는 아이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더 똑똑해 집니다.
배경지식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을 읽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기억을 자주 꺼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 주세요.
♥ 책을 통해 얻는 배경지식이 얼마나 중요할까?
♥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이는 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