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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딸아이가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다른 놀이를 하다가도 텔레비전에서 <서프라이즈> 같은 프로만 나오면 tv 앞으로 옵니다. <미이라> 등 무서운 영화를 저의 등 뒤에 숨어서 눈만 내놓고 “뭐서워라” 하면서도 끝까지 다 봅니다. <반지의 제왕>도 보여 달라고 며칠을 조르기까지 했습니다. 무서운 얘기는 들려주지도 말고 보여주지도 말라고 했는데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런 반면 <신데렐라>, <백설공주>, <소공녀>, <미운오리새끼> 등등 이런 책들은 잘 보려고 하지 않고 읽어 주면 너무 슬퍼서 대성통곡을 합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엄마오리가 백조라는 사실을 알고 떠나보낼 때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슬픈 이야기라고 하네요. 나중에 행복해진다고 얘기해 줘도 안 되네요.
아직 혼자서는 책을 보려고 하지 않아 읽어 주고 있는데 얼마 전에 과학동화 중 하늘의 제왕 매에 관한 책을 읽고 아기매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엄마매가 세상 속으로 떠나보내려고 하는 것을 읽고는 "엄마 내가 책을 잘못 골라서 어떻게 해." 그렇게 된 것이 자기 때문인 양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어젯밤에 문제의 그 책을 가져오면서 재미있어서 다시 읽어달라고 하기에 기분 좋게 읽어 주었는데 책을 다 읽은 아이가 이젠 자야겠다고 돌아눕기에 이상하다 싶어 가만히 살펴봤더니 소리죽여 눈알이 빨개지도록 울고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죠?
(닉네임: 콩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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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콩알님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입니다.
귀신이야기나 공포에 관한 내용은 어린 시절에는 특히 현실과 이상를 잘 구분하지 못해서 6세 이전에는 될 수 있으면 안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린 시절에 공포상황에 자주 직면한 아이들은 소극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대개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6세 이전에 공포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얼른 TV를 끄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그 장면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립니다.
6세가 지나가면서 아이가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기 시작하면 상상에 의한 공포보다는 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엄마 뒤에 숨어서 보기는 하지만 그것이 아이의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때는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공포나 폭력에 노출되어도 자기의 주관이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보고 싶으면 보게 하세요.
책의 내용을 보고 슬피 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감정이입을 잘하며 정서가 풍부하다는 증거입니다. 푸름이도 링컨의 위인전을 읽고 링컨이 총에 맞고 죽은 장면에서 대성통곡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감정을 키워주세요. 몇 백 년 전에 죽은 사람인데 뭐가 슬프냐의 태도보다는 우리 집에 인물이 났음을 칭찬해주시고 아이의 그런 정서에 공감해 주시면 훗날 뛰어난 감성지수를 가진 아이로 성장할 것입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계속 읽어주면 스스로 읽으려하는 마음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 아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36개월 정도 되어 아이가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발달되었으면 한글을 가르치고 스스로 책을 볼 수 있도록 독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엄마가 읽어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책을 읽을 때 훨씬 빠릅니다. 물론 아이가 정서적으로 엄마와 밀착하고 싶어 책을 읽어 달라고 요구하면 읽어주어야 하지만 독립의 과정을 게을리 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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