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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 네덜란드에 사는 세빈(딸, 28개월)과 현우(아들, 5개월)엄마입니다. 세빈이에 대해 몇 가지 질문하고 싶어서 망설이다가 글을 남깁니다.
우선 세빈이는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꾸준히 읽고 말은 늦는 편으로 아직 단어로만 말하고 문장으로 할 수 있는 말은 몇 안 됩니다. 성격은 아주 강해서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거나 불만족스러우면, 자기 머리를 잡아 뜯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길거리에서도 그냥 누워버립니다. 이런 경우는 참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결국 손이 올라갑니다.
요즘 세빈이가 동생 때문에도 그렇고 바뀐 환경 탓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있는 게 눈에 보여 너무 안쓰럽고 맘이 아픕니다. 세빈이 아빠랑 저는 세빈이 위주로 모든 걸 한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세빈이는 부족한가 봅니다. 동생이 태어난지 5개월이나 지났는데도 한번 가서 안아보거나 만져 보는 일이 없습니다. 시종일관 무관심. 게다가 퇴행현상까지 보입니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다 나았던 아토피까지 심해져 고생하구 있고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세빈이는 엄마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요. 뭐든 엄마랑 하려고 해요. 또래 다른아이들은 다들 잘 어울리는데, 세빈이는 엄마가 옆에 있어야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립니다. 교회에서도, 놀이터에서도 무조건 엄마가 옆에 붙어 앉아 있어야만 놉니다. 아니면 제 옆에서 꼼짝도 하지 않아요. 다른 엄마들이 이런 세빈이를 보며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식으로 얘기를 해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
(닉네임: 겸손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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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겸손맘님
네덜란드에 사시는군요. 외롭지는 않은지요?
세빈이의 엄마에 대한 애착이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껌처럼 떨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다른 엄마들이 세빈이를 보며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하는 말은 듣지도 말고 들었다 해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흘려보내세요. 세빈이가 엄마와 안 떨어지려는 것은 어릴 때의 아토피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기에 조금 오래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빈이에게 더욱 깊은 사랑을 주어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존재임을 알게 해주면 어느 순간 엄마를 놔주게 됩니다.
엄마가 힘든 만큼 세빈이도 힘든 상황에 있습니다. 둘째가 태어나서 엄마 아빠의 사랑이 분산되었기에 당연히 퇴행현상이 일어나겠지요. 거기에 아토피까지 재발되었으니 더욱 힘든 상황입니다. 환경까지 바뀌었으니 한동안은 적응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는 세빈이가 홀로 집중하는 시간에는 옆에서 기다려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시간에는 엄마아빠가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세빈이에게 사랑을 표현해주어야 합니다. 꼭 껴안아주시고 부드럽게 뽀뽀해주면서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세요. 밤에 잘 때도 세빈이를 언제까지나 지켜주며 세빈이를 믿으며 세빈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기도를 해주세요.
세빈에게 사랑은 충분히 주어야 하지만 교육은 엄마가 보스이지 세빈이가 보스는 아닙니다. 뒤집어지거나 물건을 던졌을 때 얻을 것이 없다는 단호함도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달래거나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보다는 먼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시기 바랍니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면 말로 표현할 때만 아이의 욕구를 들어주는 것이 좋지만 아무래도 네덜란드에 살기 때문에 우리말과 다른 언어를 동시에 접하면서 언어표현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아이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시키고 좀더 배려깊은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면 힘든 고비를 넘어가게 됩니다.
아이를 때리면 더욱 힘든 상황이 됩니다. 엄마도 힘들지만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엄마입니다. 그리고 힘든 시기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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