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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들은 45개월, 동생이 없습니다.
저희 아들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기도 하다가, 때론 겁도 많은 것 같고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유치원 ,어린이집 기타 기관이나 홈스쿨링은 전혀 없습니다.
장화 신는 걸 좋아하는 우리 아들, 그걸 초등 형이 놀렸다고 울면서 제게 달려와 “엄마 저 형아가 놀렸는데,팔팔 끓는 물에 잡아넣어 죽여 버렸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해서 제가 정말 놀랐습니다.
얼마 전에는 마트 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저랑 잠시 떨어졌다가 아이들과 마찰이 있었는데요. "너 그러면 죽인다, 너 맛 좀 볼래, 너 까불래?" 하면서 들고 있던 얼음뭉치를 막 휘두르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들 옆에 있던 그쪽 엄마가 제게 “이 아들이 그 집 아들이에요? 난 항상 엄마랑 다녀서 그런 나쁜 말 안 쓸 줄 알았더니, 우리 집 얘들은 어린이집 다녀도 그런 말 안 써요.”하더니 우리 아이에게 “아유, 내가 옆에 있는데도 마구 달려드니 넌 어디 가서 안 맞아 오겠어서 좋겠다, 얘.” 그러는 겁니다. 아들 말로는 그쪽 아이들이 뭐라고 먼저 했다고 했지만 아이들 싸움이 어른들 싸움이 될 것 같아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어젯밤에는 아빠와 트러블이 있었는데 "아빠를 생쥐로 만들어 버리고 싶어" 그러더군요. 간혹 책의 등장인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난 칼로 찔러서 죽여 버리고 싶어." 이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 아이는 좀 잔인하고도 보통의 엄마들이 보기에 굉장히 다소 폭력성이 강한 듯합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아니고, 교제하는 형이나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폭력성 있는 비디오를 보는 것도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며 엄마아빠가 폭력적이지도 않고요
이런 모든 행동이나 심리가 남자아이의 발달단계에 지나지 않는지 아님 저희 아들이 다소 그런 경향이 있어 엄마로서 인정하고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교육과 방임과 배려의 미묘함에 방황하고 있습니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닉네임: 강욱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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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욱맘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주 유머감각이 탁월한 아드님을 두셨군요. 상황 상황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언어도 풍부하고, 엄마도 아이를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지금 전형적인 무법자의 시기에 들어와 있습니다. 무법자의 시기에 쓰는 대표적인 말이 '너 그러면 죽인다, 너 맛 좀 볼래, 너 까불래?"입니다. 이때는 때때로 어디서 욕도 배워오고, 지나가는 아이를 툭툭 건드려보면서 힘자랑을 하지요. 하루 종일 엄마는 하나도 재미없지만 아이만 재미있는 이야기, 흔히 똥이야기나 방귀이야기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지만 아이는 에너지가 넘쳐 가만히 지켜보아도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무법자 시기입니다.
아이는 이 시기에 와있지만 책을 많이 읽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가 무척 다양하네요. 특히 "팔팔 끓는 물에 잡아 넣어 죽여버렸으면 좋겠어요." "칼로 찔러서 죽여 버리고 싶어" "아빠를 생쥐로 만들고 싶어" 같은 표현은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은 표현할 수 없는 문장입니다.
아이가 그런 표현을 쓴다고 폭력적인 아이로 크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가 혼돈스러운 것은 표현은 과격한데 때로는 겁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 때문일 것입니다. 겁이 많아 보인다는 것은 어쩌면 그만큼 분별력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부모가 그런 말을 쓰지 않고, 좀더 시간이 지나서 그런 폭력적인 말을 쓰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점점 사라질 말입니다.
말로써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그 말이 너무 지나치다 싶으면, 그런 말을 쓰면 다른 사람의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셔도 됩니다. 아니면 아예 반응해주지 않으면 그런 폭력적인 말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나 "강욱이는 어디 다니지도 않는데 어디서 그런 말을 배우는 거야?"와 같이 맞장구쳐주면 좀 오래갑니다.
말과 행동은 분명하게 구분해서 대응하셔야 합니다. 말이야 표현할 때,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이 좋지만 폭력적인 행동이 나온다면 그때는 엄마는 단호하게 그것이 옳지 않음을, 그리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엄마는 보기 원치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엄마가 일관되게 단호함을 보여주면 아이는 그런 행동이 옳지 않음을 깨닫게 되고 안하게 되지요. 문제는 기준이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때는 허용하다, 어느 때는 금지하면 아이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합니다.
남들이 뭐라 하든 그런 것은 신경 쓰지 마세요.
자기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흔히 남의 자식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합니다.그런 말에 휘둘리게 되면 힘들어지는 것은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도 마찬가지로 힘들게 됩니다. 이때 자녀와 부모의 관계는 일그러지면서 가장 행복해야 할 관계가 가장 고통스러운 관계로 바뀌게 됩니다.
엄마가 믿고 엄마가 느끼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절대적인 믿음 위에서만 성장합니다. 강욱이를 믿으세요. 무법자의 시기를 지나고 나면 그때는 신체와 지성과 감성이 조화로운 사랑스런 아이로 돌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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