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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개월 된 제 큰아이, 그렇게 때 쓰고, 말 안 듣던 애가 요즘은 내가 화가 나있으면 눈치를 봐요. 평상시엔 잘하다가도 몸이 안 좋거나 짜증이 많이 나있을 땐 이유 없이 애들한테도 짜증을 내는 게 저의 제일 큰 단점입니다. 이럴 땐 예전 같으면 더욱 때 쓰고 매를 들어야 자기가 잘못을 하지 않아도 “잘못했습니다” 하고 싹싹 빌던 애가 요즘은 눈에는 눈물이 글썽인데 아무 말 못하고 뒤돌아 가버리네요. 뒤돌아가려는 애 붙잡고 “엄마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이러면 서러운 눈물을 줄줄 흘려요.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너무너무 걱정되고 미안한 마음뿐이네요 이제 좀 커서 그런지 그 ‘황금기’라는 시기가 와서인지?? 아님 엄마에 성격을 파악하고 스스로 물러서는 것인지 좀 헷갈립니다.
동생이 생기고 나서 있었던 퇴행현상은 제가 무조건 잘해줘서 1달 정도 후에 없어졌어요. 물론 동생한테도 크게 샘 부리지 않았고요. 그런데 갑자기 다시 쉬를 방바닥에 하고는 “엄마 나 바닥에 쉬했어!” 하기에 “쉬는 변기에 하는지 알지?” 하고는 스스로 닦게 하고는 엄마가 항상 사랑한다는 걸 표현해 주었습니다. 이것도 잘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작은애가 7개월이어서 한참 예쁜 짓을 하는데 그럴 때면 큰애 성빈이는 작은애가 예쁜 짓하는 것을 금세 알아차리고는 못하게 막고 때립니다. 심하게 때릴 때는 야단치고 나서 다독거려 주는데, 정도가 약할 때는 “엄마는 현민이도 사랑하지만, 우리 성빈이도 많이 사랑해!” 하고 다독거려주고 “성빈이는 아가한테 참 잘한다”고 칭찬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작은애 예쁜 짓 하는데 봐주지 못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요. 이럴 때 정말 속상하고 어떤 게 옳은지 모르겠어요.
(닉네임: 내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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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보물님
첫째에게 있어 둘째 아이의 탄생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질때 느끼는 질투심과 맞먹는 충격이 옵니다. 따라서 동생을 괴롭히고, 이전에 자기만 사랑해주던 엄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그렇게 잘 가리던 대소변도 일시적으로 못 가리는 것과 같은 퇴행현상을 일으키는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지극히 자연스런 행동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퇴행현상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어머님은 지금 잘하고 계시네요.
퇴행을 자연스럽게 받아주었고, 첫째에게 사랑을 표현해주었고, 둘째를 잘 돌봐주기를 부탁하며 일정부분 책임을 주고 칭찬과 격려로 아이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둘째가 예쁜 짓 하는데 못 보는 것을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첫째의 퇴행현상이 사라지면 첫째가 둘째를 돌보면서 부모가 세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때를 쓰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돌아서는 것은 평상시에 엄마가 잘한 긍정적인 힘이, 몸이 안 좋거나 짜증이 날 때 이유 없이 짜증을 냈던 부정적인 힘보다 강해 아이가 엄마로부터 배려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어머님이 많이 성숙해진 이유 때문에, 아이는 이제 때 쓰는 것에서 오히려 엄마를 배려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는 무섭게 변합니다. 어느 때는 아이가 스승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주는 대로, 보는 대로 배우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들을 우습게 알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합니다.
지금도 잘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좀더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늘 되돌아보면서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해주세요. 삶을 살아가면서 아이의 문제만은 후회가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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