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28개월 된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이곳에 와 많은 글들을 읽고 노력하는 엄마이려고 애 쓴지 서너 달 되어 갑니다. 자연과 책과 더불어 키우고 싶다 막연히 생각하다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되어 자주 들어오게 됩니다. 저희 아이가 좀 예민해서 답답하고 힘들었거든요.
저희 아이는 태어나서 지금껏 밤새워 자본적이 없답니다. 8개월 무렵부터 자다가 이유 없이 자주 깨고 울고 보챘는데 심할 때는 30분마다, 잘 잘 때도 두 시간 이상은 못자는 것 같았어요. 악 쓰며 발버둥치며 그게 두 돌까지 지속됐는데, 두 돌 무렵 이후부터 자다가 징징 거려도 심하지 않았고 깨는 것도 이젠 평균 4~5번 정도입니다. 낮잠을 자면 새벽 2~3시이고 낮잠을 안자면 좀 일찍 자서 오밤중에 깨거나 아님 새벽에 깨고, 낮잠 1~2시간 잘 때도 2,3번 깰 때가 많습니다. 처음엔 노력해서 자는 걸 규칙적으로 만들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아무 때고 자기만 기다립니다. 소리에도 예민해서 불도 켜두고 자야 합니다.
그리고 밥 먹이기도 참 힘듭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먹이기와의 전쟁도 병행해 왔습니다. 때리는 거 말고는 다해봤지요. 지금은 2끼 정도 먹이는데 양은 작습니다. (아직 모유를 먹이고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는 조금 빠른 편이어서 주위 또래에 비해 조리 있게 말을 잘합니다. 한글도 2돌 무렵에 거의 다 떼서 지금은 좋아하는 책은 혼자 가끔 읽기도 합니다.책은 수시로 꺼내와 읽어 달라고 하는데 밤에도 계속 읽자고 합니다. 먹고 자는 시간이 적고 불규칙한데도 잘 노는 편입니다.
지금 제가 고민인 건 이대로 잠자기를 바꿔주지 않아도 되는 건지, 모유를 끊고 둘째를 가지면 정말 어른들 말씀으로 예민함이 덜 할런지…….
좀 더 배려해줄 것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자지 않고 먹지 않고 늘 제 곁에만 매달리니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서 자꾸 아이에게 짜증과 화를 내게 됩니다. 이곳의 추천 육아서도 읽고 있지만 감정 조절이 안 되어 힘든 마음에 충고와 격려가 듣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닉네임: 주니으뜸)
 .....................................................................................................
안녕하세요.
아이들은 알아서 먹고 자고 합니다. 아이가 먹고 싶을 때 먹이고, 아이가 자고 싶을 때 재우세요. 그러면서 아이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부가 푸름이와 초록이에게 잘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먹는 것과 자는 것에 대해 강요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푸름이는 정말 예민한 아이였습니다. 잠깐 잠을 자면 깊게 자지만 에너지가 얼마나 넘치는지 하루종일 활동을 하고도 밤새도록 책을 읽곤 했습니다.밥을 먹는 것도 깨작깨작 먹었기에 어릴 때 푸름이를 키우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변비였습니다. 변비때문에 화장실을 가려하지 않았기에 관장을 시킨 후 업고 있다가 제 등에다 똥을 싼 적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밥을 안 먹는 것과 잠을 안자는 것 때문에 엄마는 걱정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지금 푸름이는 하루에 여섯 끼를 먹을 정도로 잘 먹습니다. 잠도 자고 싶을 때 자도록 놔두었는데 이제는 학교에 맞추어 잘 조절합니다. 물론 방학 때는 새벽 6시까지 책을 보느라 꼬박 밤을 새울 때도 있지만 학교 갈 때쯤 되면 다시 스스로 잠을 조절합니다. 예민함은 충분한 사랑을 받았을 때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합니다. 저는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잠과 먹는 것에 엄마가 질려있으면 아이는 더욱 엄마를 힘들게 합니다. 아이는 자기가 필요한 만큼 먹고, 자고 싶은 만큼 잡니다. 그냥 그대로 가게 하세요. 엄마가 마음을 비우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면 아이는 엄마가 보기에 놀랄 만큼 변할 겁니다.
아이가 엄마 곁에 매달리는 것은 아직 완전하게 엄마가 아이를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더 깊게 사랑해주면 아이가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순간부터 아이는 엄마를 놔두고 주변에 대한 탐색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교육은 너무 쉬워집니다.
이제 가까이 왔으니 힘내어 분발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