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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이 우리가 사는 사회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판단할 줄 아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가르칠 수 있는지 좀 알려주세요. 웬일인지 우리 아이들은 다 먹고 난 그릇을 싱크대에 넣으라고 하거나 침대 정리를 하라고 하면 늘 빠져나갈 궁리만 한답니다.”
어떤 엄마가 내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다. 그 편지를 읽으니 ‘잘나갔던 나의 옛 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나 역시 그때는 아이 스스로 자기 일을 알아서 하도록 시키는 것만이 책임감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에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 책임감을 가르치는 것은 인간의 생존 자체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책임감은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에게 책임감을 가르치는 것은 어른의 중요한 의무인 셈이다. 그러나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잠옷을 옷걸이에 걸고 더러운 수건을 세탁 바구니에 넣는 것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이 우리가 사는 사회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판단할 줄 아는 것이다. 비록 우리는 날마다 비슷한 일들을 하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그런 인간의 삶이 얼마나 신성하며,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이가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일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된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지 경험함으로써 사람은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며 저마다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배려를 받아본 경험이 없는 아이는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것이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 첫 번째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혼자서 무언가를 할 수 있거나, 가족 일에서 중요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도록 아이를 격려하는 것이다.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진공청소기로 거실을 청소하게 하거나, 요리하는 것을 돕게 하거나, 침대를 정리하게 하다 보면 가끔 일이 너무 길어져 짜증이 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코 시간을 허비하는 일은 아니다.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때마다 책임감의 뿌리는 점점 깊이 뻗어나간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더불어, 자신에게 무언가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것 역시 책임감을 기르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믿고 시켰으면 실패도 용납해야 한다. 무엇이든 여러 번 해봐야 잘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실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에는 실수나 실패를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자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요리를 배울 때는 바닥에 밀가루를 엎지를 수도 있다. 경제관념을 배울 때는 바보 같은 짓을 하느라 용돈을 한꺼번에 다 날려버리기도 한다. 처음으로 혼자 자기 방을 꾸몄을 때는 자기가 해놓은 것이 다 어색하고 미워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학교 가는 길에 깡패 같은 녀석이 나타나 자기를 때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빠져 있으면 쓰레기 버리는 것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아이의 솜씨나 집중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점을 부모가 충분히 이해하고 포용해 주면, 아이는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걱정하기보다는 자기도 무언가 잘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에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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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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