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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다투는 것이 유난히 거슬리고 아이들이 다툴 때마다 화가 난다면 어린 시절 우리 형제나 자매간에 다툼이 있을 때 부모가 야단을 쳤거나 감정을 억제 시켜 상처받은 아이가 내면에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형제, 자매 관계는 애초부터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아니라 부모의 사랑을 서로 독차지하기 위해 경쟁 하는 관계이다.
하나만 키울 때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부모는 아이의 눈빛을 보면서 그가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 아이의 몸과 마음은 무럭무럭 자란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평안하다. 그러나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터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갑자기 첫째는 이전에 하지 않았던 아기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자기도 동생보다 큰 우유병에 우유를 달라거나 잘 가리던 똥오줌을 싸거나 엄마가 둘째를 안아주면 못 안게 밀쳐 내거나 동생에게 해코지를 하기 시작 한다.
그나마 동생이 어릴 때는 참을 만하지만 조금 커서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첫째를 안아주면 둘째가 밀쳐내고, 둘째를 안아주면 첫째가 뒤집어 지면서 생활은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된다. 그렇게 잘 읽던 책도 어느 순간에 손도 안 되고 하루 종일 빈둥대는 아이로 변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의 가슴속엔 분노가 가득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고 매질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혹시 전생에 자신이 마귀할멈이 아니었는지 자책하고, 죄책감에 매번 아이에게 사과 하지만 엄마의 행동은 바뀌지 않는다.
사랑을 50:50으로 공평하게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첫째를 낳고 엄마는 더 이상 사랑을 줄 대상이 없을 것 같이 첫째를 사랑하지만 둘째를 낳고 보니 첫째는 저리 가라이고 둘째는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예쁘다. 무엇을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아무런 조건 없이 쪽쪽쪽 빨아준다. 엄마의 사랑은 물처럼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는 것이다. 반면 아빠의 사랑은 첫째에게 변함이 없기에 세상은 공평하다. 엄마는 흘러가는 사랑에 죄책감을 갖지 말고 둘이 원하는 사랑을 다르게 주어야 한다. 첫째가 엄마를 생각하면 엄마는 나를 특별하게 사랑 한다고 느끼게 하고 둘째가 엄마를 생각하면 역시 특별하게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면, 아이들 사이에서 부모의 사랑으로 인한 다툼은 사그라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의 사랑은 적어도 4배가 되어야 하며 형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사랑해야 하며, 서로를 비교하면 둘 다 죽이게 된다.
부모의 사랑을 온몸으로 받던 첫째에게 둘째의 탄생은 남편이 새 여자를 데려와 이제는 함께 사이좋게 살아야 한다고 말 하는 것만큼 질투를 일으킨다. 자기는 노력해서 이만큼 하는데 동생은 가만히 있어도 관심을 받는다. 아기처럼 행동하면 부모의 사랑을 받을까 싶어 퇴행을 있는 대로 하면서 부모가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지 시험한다. 이때 부모가 퇴행을 그대로 받아주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이 변함없음을 확인하고 퇴행을 멈추고 성장을 지속 하지만, 동생도 힘든 데 너까지 힘들게 한다며 야단을 치고 의젓해지기를 요구하면, 아이는 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착한 아이의 가면을 쓰고 평생을 나가 아닌 남으로 살게 된다.
현명한 부모는 첫째와 의논하면서 둘째를 키운다. 그러기 위해선 첫째와 둘째 사이의 터울은 36개월 정도가 적당하고,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 첫째가 읽기독립이 되어 있으면 2층 침대를 사주어 첫째가 프라이버시를 침입 당하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가지게 되어 형제자매간의 다툼은 최소가 된다.
둘째가 태어나고 책읽기가 멈추었다면 분명 정서의 상처를 입은 것이다. 부모의 배려깊은 사랑으로 손상된 상처를 치료하고 정서의 안정이 이루어졌을 때야 비로소 아이들은 다시 몰입독서를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부모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상처받은 아이를 달래주어 자신이 원래부터 사랑 받을 존재였음을 깨달을 때 진정으로 변화하면서 행동도 달라진다.
푸름이의 경우.
우리부부는 푸름이와 초록이를 공평하게 사랑한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사랑했다. 그리고 푸름이의 퇴행현상을 당연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 주었다. 푸름이엄마는 푸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사랑을 표현할 때는 초록이를 업어주면서 사랑을 느끼게 했고 초록이를 안아 줄때는 자신의 다리 하나를 푸름이에게 주면서 끊임없이 사랑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푸름이에게 전했다. 그래서 푸름이는 부모가 자식을 돌보듯이 초록이를 아끼고 초록이도 무엇을 살 때 항상 자기 형 것을 먼저 챙긴다. 아마 초록이가 없었다면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어 푸름이가 온전히 성장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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