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는 27개월 된 여자아이인데 조금 예민한 편입니다. 애기 때부터 자다가 울면 항상 안아주고 업어서 다시 재우고를 반복하고, 시어머니랑 있는 시간이 많아서 자주 업혀있고, 사랑도 많이 받고 있죠. 제가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15개월부터 놀이방에 다녔다가, 폐렴 때문에 시댁에 한동안 맡겼다가, 다시 놀이방에 다녔다가를 2번 반복했고 지금은 다시 시댁에서 지낸답니다.
문제는 밤에 평균 2∼3번은 깨어서 무작정 울고 요즘은 낮에도 그냥 우는 떼쟁이가 되었어요. 업어도 안 되고, 어르고 달래도 보고, 그냥 울게 내버려두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 찬바람 쐬어도 주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써보았지만 결국은 울만큼 울고서야 그칩니다. (2시간을 운 적도 있었어요)
돌 전부터 그랬는데 지금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아서, 저도 이젠 지쳐갑니다. 친척의 조언으로 울 때 엉덩이를 때려주라고 해서 그렇게 두어 번 해봤는데, 효과는 전혀 없었고, 엉덩이가 파랗게 멍이 들더라고요.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그 다음부터는 절대 안 때립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닉네임: 사랑짱)
 .....................................................................................................
안녕하세요. 사랑짱님,
아이가 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 요구가 즉각 즉각 충족되었으면 아이는 어느 일정한 시기가 지나 말로써 자기 의사를 표현할 정도의 분별력을 갖게 되면 그때는 울음보다는 말로서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아이가 우는 것으로 자신의 욕구를 관철시키고 그것이 계속 심해진다면 18개월 이전에 엄마가 아이의 욕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우니까 욕구를 들어주다보니 아이는 이제 울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패턴이 형성된 것입니다. 애초에 아이의 눈빛을 보면서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들어주지 못하는 것은 철저히 무관심했으면 아이는 부정적인 관심인 울음으로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고자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엉덩이를 때려서 울음을 그치게 할 수 없습니다. 설령 그친다 해도 아이의 욕구는 충족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고 싶다면 먼저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아이가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일관되게 들어주고,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 당분간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세요. 무엇을 가르치겠다는 생각보다 스킨십해 주고 사랑해 주어 아이가 완전히 엄마를 믿을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쁠 때는 사랑하다가 정작 아이가 필요할 때는 엄마가 다른 일에 몰두하면서 아이와 타이밍이 안 맞으면 단지 여러 가지 방법만 바꾼다고 해서 울음을 그치게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푸름이를 키울 때 남의 집에서 살았기에, 푸름이가 울면 주인집에서 잠을 깰까 봐 얼른 푸름이를 업고 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푸름이를 업고 푸름이 엄마는 뒤따르면서 동네를 어느 때는 새벽 2시까지 돌아다니다 나도 지치고 이제는 푸름이가 혹시 잠든 것이 아닌가 싶어 발길을 집으로 돌리면 '엥' 하고 울기 시작하기에 다시 동네를 돌다보면 새벽 3-4시가 넘는 적도 있었습니다. 사랑받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었기에 푸름이는 아주 낙천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두 달만 이유 불문하고 아이에게 집중해 보세요. 그러면 울음으로 관심을 유도하거나 자신의 욕구를 관철하려는 패턴이 많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