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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곡미술관-원계홍 탄생 100주년 기념전


 

  수색역, 원게홍 작(1979년)


"야생적이고 도도한 예술가 원계홍은 나는 물론 

모든 사람을 속인으로 단정하고 상대하지 않았었다. 

천성적인 반역아나 천재인 경우, 여간해서는 

그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화가 원계홍을 대하며 나는 인상파 화가들이 

한참 고만장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했다. 

유럽의 전통과 정면으로 대립해 인상파라는 

새로운 예술을 창조시킨 그들의 높은 기개를 

화가 원계홍의 모습에서도 살필 수 있었다." 

- 이경성, 미술평론가,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화가 원계홍(1923-1980)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일본 주오대학 경제과에 

입학합니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미술뿐. 부모 몰래 

마티스 제자였던 일본 화가 이노쿠마 겐이치로가 

운영하는 사설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2년이 

그가 받은 미술 교육의 전부였습니다.  


폐결핵으로 귀국 후, 이대 영문과에 재학중이던 

신여성과 결혼하며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세잔, 클레, 칸딘스키 작품을 

홀로 공부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모색합니다.  


55세인 1978년 첫 개인전, 다음해 두 번째 전시회를 

열었지만 ,1980년 12월, 딸들이 사는 미국 LA로 

건너갔다가 20일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향년 57세)






세잔을 존경했던 그는 세잔처럼 주변 사람과 

교류 없이 고독하게 그림만 그렸고, 세잔이 그랬듯 

정물과 인물화에서 시작해 사물 형태의 본질을 

파악하며 추상의 방향을 잡아 간 듯 합니다. 

그 대상이 서민이 사는 골목길로 확장되었죠.  


"사람들은 자연에서 중요한 것이 표면보다 

깊이라는  . . 

하지만 진실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깊이를 바꿀 수 있겠나." 

-폴 세잔  







그가 그렸던 골목길은 북창동, 양동, 홍은동, 

장충동처럼 온갖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 

하지만 그의 그림 속에는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아요. 

아마도, 의도적으로 사람을 배제함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존재 방식을 드러내려 한 듯 해요. 


"예술이 염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면, 

존재의 과정을 강조하는 것. 일생을, 인간의 

숙명이 갖는 의의를 단호히 주장하는 것. 

만약 이것이 없었더라면, 있는 것은 다만 허무주의, 

다양한 형식의 자기기만뿐일 것이다. 모조품일 뿐이다." 

-원계홍 작가 노트 중  







대상에서 꼭 필요한 요소만 남겨두고, 

선과 면,   

조화롭게 표현했습니다. 

1979년의 작품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이 

경지에  렬하면서도 깊이 있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전체의 형식적 통일에 의하여 결정된 색채의 

배치로서 회화 공간을 완성했다. 균형이 잡혀 있고 

색채가 조화되어 있으면 작품으로서는 충분하다. 

주제 같은 것은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다. 

회화는 말하자면 그 자체가 주제이매 

아름다운 것에 영원한 기쁨이었다. 

-원계홍 작가 노트 중  



원계홍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는 그가 독학으로 

공부하며 작성했던 노트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예술가의 세계란 쟁투와 질투, 야망과 절망, 

책모(策謀)와 불성실 등이 소용돌이치는 

절망적인 곳이며 거기서 살아남는자는 

선인(善人)만에 한한다고 할 수는 없다. 

끈질기지 않으면 안 되고, 겸허하고 탈속적 (脫俗的)이지 

않으면 안 된다. 최대의 위험은 성공이라는 것이다." 

-원계홍 작가노트 중  


그가 얼마나 고독하게 자신만 세계를 추구해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자료죠. 세잔을 좋아해 

삶마져 세잔을 닮아간 듯 보입니다. 

이런 화가를 모르고 있었다니....  


성곡미술관은 전시회의 반응이 좋아 6월 4일까지 

전시를 연장한다고 합니다. 그 전에 한 번 더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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