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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 아는 수학 문제를 틀리는 경우…


초등학교에서 수학 시험을 보면, 

분명 아는 문제인데도 틀리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연산처럼 간단한 문제에서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죠. 모르는 것도 아닌데… 


집중력 때문일 수도 있고, 환경 문제일 수도 있고, 

성격이나 정서 등과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이유는 여러가지 겠지만, 그 중 하나가 

생각하는 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 

깊이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것이죠. 


#

생각을 하지 않고 기억에만 의존할 경우 

어떤 문제들이 생기는지를 알아본 실험이 있어요. 


실험 참가자들에게 똑같은 덧셈 문제(예; 23+45)를 

반복적으로 풀게 했어요. 참가자들은 어느 순간  

계산 없이 기억에 의존해 빠르게 답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참가자들이 덧셈 문제 패턴을 충분히 익혔을 무렵 

덧셈 문제 중간중간 곱셈 문제 (예; 23×45)를 제시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이 때부터 오답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곱셈에서 실수하는게 아니라 대다수 

덧셈에서 실수를 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곱셈은 생각을 해가며 푸는데 비해, 

덧셈은 습관처럼 ( 하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 

풀려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즉 사칙연산을 못해서 문제를 틀리는 게 아니라 

잘못된 단서에서 비롯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생각을 하지 않고 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게 다 뇌의 구조 때문이예요. 

뇌가 나쁜 놈이지 아이 때문이 아닙니다. 

뇌는 생각하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라, 

기억하고, 반응하고, 예측함으로써 그저 생존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학습의 관점에서 다시 풀어쓰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만들수록 

아이는 생각하는데 익숙해 지고, 생각에 익숙해질수록

공부를 즐거워하고 잘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 됩니다. 


심리학자면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데니얼 카네먼은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생각에 대한 생각>이란 책에 썼습니다. 

(정말 꾸역꾸역 읽다가 중간에 포기했어요.) 


이 책에서 인간의 사고 과정을 기억과 직관에 

의존하는 <시스템 1 사고>와 깊이 생각하고 

추론해 보는 <시스템 2 사고>로 나누었습니다. 

<시스템 1>은 경험과 기억과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이 실수를 줄이려면 결국 <시스템 2 사고>로 

옮겨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시스템 1>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으므로 

<시스템 1> 대신 <시스템2>의 사고를 익혀야 하고, 

그게 곧 학습의 과정과 같은 것이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객관식으로 문제를 풀면 

<시스템2>의 사고를 하지 않아도 되요. 

대신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즉 메타인지를 하기에는 어려워져요. 

학습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죠. 


책을 빨리 읽는 것도(더 정확히 책만 읽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시스템1>의 사고만 

발달시키는 것입니다. 

학습지 문제를 반복해서 풀기만 하는 것도 

시험은 잘 볼지 몰라도 <시스템 2>의 사고력 

발달을 지연시켜요. 


몇 문제라도 천천히 생각해 가며 풀어야 하고, 

책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자신의 입으로 설명하거나 그 내용으로 대화를 하며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초등에 올라 갔다면...) 

이 과정이 자기 표현력으로 연결되고, 

글쓰기로 연결되고, 비판적 사고력으로 연결되고, 

창의력으로 연결이 됩니다. 


문제를 빨리 푸는 게 아니라 천천히 생각해가며 

푸는 게, 진도 나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확실히 알고 넘어가는게 학습 습관을 들이고 

실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초등 저학년 때는 이런 습관이 들 때까지 

부모가 함께 해주는 것이 좋아요.

감시하는 거라면 차라리 없는 게 도와주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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