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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백제 무왕의 꿈, 궁남지와 익산 왕궁리 유적지

백제 무왕의 꿈, 


궁남지와 익산 왕궁리 유적지

 

 

 

 

 

 





 

아주 오래전, 비 내리는 겨울 저녁 무렵

지방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궁남지를 들렀죠.

백제 무왕이 조성한 인공 연못입니다. 

<삼국사기>에 "무왕 35년(634년) 궁의 남쪽에 못을 파고,  

주위에 버드나무를 심고, 못 가운데 섬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와요.

 

 

 




궁남지 주변에는 10만 평에 달하는 연꽃 단지가 있어요.

해마다 7월 "부여 서동 연꽃축제"가 열리죠.

배를 타고 연지를 둘러보는 색다른 이벤트...

 

 


 



섬에는 '용을 품었다'는 뜻의 '포룡정'이 있습니다. 

현판을 보니 1974년 당시 국무총리였던, 

부여 출신 정치인 김종필의 글씨. 

 

 

 



정자 안의 현판에는 "서동요"와 "백제 무왕의 출생 설화", 

"선화공주에 대한 설화"가 소개되어 있어요. 

정사(正史)도 아닌 설화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무왕의 출생 설화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선화공주와 결혼했다는 게 정말 사실일까?"

(선화공주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백제본기, 

화랑세기에도 없고, 삼국유사가 유일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선화공주가 의자왕의 엄마가 되죠.)

"왜 왕족이 익산에서 마를 캐며 가난하게 살았지?" 

"익산에 정말로 금이 많았던 걸까?"

"미륵사지에 읽힌 설화와 익산 천도설은 근거가 있는 걸까?" 

등의 의문이 항상 있었죠. 


마침 지인 딸의 결혼식이 전주에서 있어 

익산 무왕 유적지를 돌아보기로 작정하고 내려갔습니다.

왕궁리 유적지를 들러본 후 맞춰본 드라마같은 퍼즐.

무왕은 법왕 아들설, 위덕왕 아들설, 위덕왕 손자설도 있지만, 

(위덕왕의 아들 아좌태자는 일본에 있었습니다.)

어느 것도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추측입니다. 

어차피 근거가 없으니, 상상하는 대로 아침드라마가 되요.



무왕의 탄생 드라마!!

왕위 계승자였던 법왕이 평민이자 과부와 눈이 맞았어요.

허걱!! 아이까지 임신을 했네요. 왕위 계승자가 평민, 

게다가 과부와 눈이 맞아 아이가 생겼다는 게 들통나면??

반대파가 생길 것이고,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도 어려울 거예요.

왕이 되려면 과부를 숨겨야 합니다. 


과부(무왕의 엄마)의 입장에서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그 사실이 알려지면 

아이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가 클 때까지 

아비가 누구인지를 숨기고 한부모 가정을 꾸립니다.

때문에 마를 캐서 생계를 유지하는 힘든 시절을 보내죠.

아이가 크자, 엄마는 출생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사실 너의 아버지는 ○이란다..." 

(이런 드라마 많이 보셨죠?)

 

아들은 자신이 왕이 될 자질이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과감한 도박을 시도하죠. 

"아버지는 과부를 꼬셨지만, 나는 적국의 공주를 꼬시겠노라..."

마를 파는 상인으로 가장해 신라에간 무왕은 

마로 아이들을 꼬셔 자작곡을 부르게 합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정을 통하고, 

서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짧고 임펙트가 강한 19금 가사!!  바로 길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며 서라벌 거리로 퍼져 나갑니다. 


불안한 정세 속에, 종종 반란까지 막아야 했던 신라 진평왕, 

장녀 덕만공주(선덕여왕)에게 왕위를 물려주는데는 성공했지만, 

가짜 뉴스에 속아 셋째 딸 선화공주를 탄핵하는 데 동의합니다.

대신 딸이 평생 살 수 있도록 금(비자금)을 주고 궁을 내보냈죠.


무왕은 적국의 공주에 정치 자금까지 얻었으니 

왕위 승계 작업이 작업이 술술 풀립니다. 법왕이 즉위한 지 

5 , 30  무왕이 죠.

어쩌면 백제 귀족들은 다루기 쉬운 서동(무왕)을 왕으로 

앉혀두는 게 편해서 였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왕이 되었어요.


하지만 정치적 기반은 아직 미약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신분 세탁과 우상화 작업이죠. 

용의 아들이라는 신화를 만들고, 자신이 어린시절을 

보냈던 익산지역을 개발합니다.  

그렇게 조성된 것이 왕궁리 유적지입니다. 




왕궁리 유적지



왕궁리는 옛날부터 '왕궁평', '왕금성', '왕궁리'로 불렸어요.

<신동국여지승람>에도 "세상에 전하기를 옛날 

궁궐터라고 한다"는 기록도 있고, 밭을 갈다보면 

기와와  나온다는 록이 많았다 해요.





     


1965년, 약간 기울어진 5층 석탑을 해체 복원하던 중,

기단에서 금제 사리함과 사리병, 19 매의 금종이에 새겨진 

금강경과 청동여래입상이 나왔고, 주변에 건물터로 보이는 

초석이 발견 됩니다. 1989년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복원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발견된 기와에는 백제 기와의 특징인 인장이 찍혀있어요. 

백제 도성은 중부, 상부, 하부, 전부, 후부로 구분했는데, 

중부, 상부 등의 인장이 찍힌 기와가 대량으로 발굴된 것입니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유물도 같이 나오긴 했지만,

조성된 시기가 백제였음은 명백해 졌습니다.



 

 

 

왕궁리 남측 입구(상), 정전으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터(중)

성을 둘러 싼 담장을 복원하는 모습(하)


담장은 동서로 240미터, 남북으로 490미터, 

담장의 폭은 3미터로 양쪽으로 돌을 깔아 보도를 만들고, 

배수시설도 갖췄어요.  담장에서 궁궐문터 3개, 

북측에서 1개가 발굴되었고, 중앙엔 기암괴석과 

자갈을 깔고 물을 흐르게 했던 정원터가 발견되었죠.

(여기는 공사중이라 들어가지 못하게 펜스를 쳐둠...)


 




궁궐 뒷편, 소나무가 있는 산 뒤쪽은 공방이 있던 자리.

유리를 녹이는 도가니와 금, 은, 동, 유리제품 등이 발견되었어요.

그리고 특이한 것은 공중 화장실 터.

복원작업중이라 직접 볼 수 는 없지만, 유적지 앞의

왕궁리유적 박물관에서 그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건물터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왕궁리 5층 석탑.

무더위 속에서도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데요, 

비율이 아름다워요...

힘과 기상이 느껴지는 전형적인 백제 탑!!

 

왕궁리가 무왕의 임시 수도였는지, 신라 공략의 거점으로 

사용한 행궁이었는지 모르지만, 무왕이 죽은 후 이곳이 

사찰로 바뀝니다. 의자왕이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사찰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죠.

발굴된 유물은 바로 앞 왕궁리박물관에 전시하고 있어요.

 

 

 

고도리 석불입상

 



왕궁리 근처 고도리에는 한 쌍의 미륵불이 있어요.

높은 봉분 위에 우뚝 솟은 남녀 한 쌍이 200 리로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호기심이 생기네요.

딱 봐도 여성 같죠?


 

 



남성상과 비교해 보자며 논길을 따라 들어갔는데,

역광이라 얼굴 사진이 안 나오네요. (광박!!...)

논길로 차를 몰고 갔다가 헤맸으니... (피박!!)

고도리에 잘못 들어가면 '광박'에 '피박'까지 쓰게 됩니다.

(석불입상 옆 이면도로는 차선이 하나로 바뀌며 진입금지! 

큰 길로 돌아가세요. 논길로 가면 일방통행으로 바뀝니다.)

 

 

 

마룡지, 익산 쌍릉, 오금산성

 



고도리에서 큰 도로로 나오면 무왕이 태어난 

마룡지가 나옵니다. (연이 무성해서 못은 보이지 않아요.)

 




 

마룡지 옆 서동 생가터도 공사중. 마땅히 볼거리가 

없으니 서동과 선화공주 캐릭터, 용을 세워두었어요. 

 

 

 



다시 생가터 뒷산쪽으로 올라가면 대왕릉(무왕릉)과

소왕릉(선화공주릉)으로 추정되는 쌍릉이 있어요.  

1917년 발굴 결과 봉토 주위에 호석을 두른 흔적이 있고

내부에는 석실이 있어 능산리 고분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도굴을 당해 유물은 사라지고 목관 조각과 토기 등이 

국립전주박물관에 보관돼어요.


 

 



 

대왕릉과 소왕릉 사이의 오솔길.

익산은 무슨 연유인지 남녀가 200미터 가량 떨어져 있어요.

고도리 석불입상도 그렇고, 대왕릉과 소왕릉도 그렇고...

 

 



 

오솔길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규모가 약간 작은

소왕릉(선화공주릉)이 나오죠.



 

 




쌍릉에서 가던 길 조금만 더 가면 토성(오금산성)이 있어요.

방향으로 보면 무왕 생가터(마룡지) 뒷산이 되죠.

이곳에서 무왕은 마를 캐서 팔았다고 해요. 

(마가 있을만한 산은 아니지만... ^^;;) 

 





토성의 정상에 서면 왕궁평이라 불리는 금마면 일대가

한 눈에 입니다. 이런 곳이 군사 요충지가 되죠. 

 

 

 

익산미륵사지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찰터라고 해요.

지금까지 본 절터 중에는 가장 넓어 보여요.

뒷 배경으로 미륵산이 든든하게 서 있고, 

그 앞에 낮고 넓게 펼처진 구릉에 사찰이 있어요.

적막하고, 고요하고 안정감이 드는 곳. 명당이예요.

 

 

 



동탑은 복원이 완료. 서탑은 복원 공사중입니다.

2017년 12월에 완공된다 하니, 익산 시내 곳곳의 

공사현장이 서탑 복원에 맞춰 정비하는 듯해요. 

가는 곳마다 공사중이라...

 

 

 

 

동탑 뒤편 건물터. 석등과 기단과 초석이 그대로 남아있어요.

동탑과 석탑 사이에는 거대한 규모의 목탑자리가 있죠.

 

 



 

복원중인 서탑은  2개층만 복원하면 완료됩니다.

(복원하는 작업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석탑 앞에는 당간지주가 1개씩 있어요.

아무리 큰 사찰도 당간지주는 하나던데, 

미륵사에는 동탑, 서탑 앞에 나란히 있습니다.


<삼국유사>에는 무왕의 미륵사 창건에 대한 내용이 있지요.

 

어느날 무왕이 부인과 함께 사자사에 가는데, 

용화산 밑 큰 못가에 다다르니 미륵삼존이 못 가운데 나타나 

수레를 멈추고 절을 했다. 부인이 무왕에게 말했다. 

"이곳에 큰 절을 세우십시오. 저의 소원입니다."

무왕이 이를 허락하고 지명법사에게 못을 메울 일을 의논했다.

이에 지명법사는 신통한 힘으로 하룻밤 동안 산을 헐고 

못을 메워 평지를 만들었다. 이 때 미륵삼존을 본받아 

금당과 탑과 회랑을 세 곳에 세우고 절 이름을 미륵사라고 했다. 

(선화공주의 아버지) 진평왕이 기술자를 보내 그 공사를 도왔다.

 

이런 뻥을 믿을 사람은 없지요(상징으로 해석해야...).

그런데 발굴결과 절터를 깊이 팠더니 뻘흙이 나왔습니다.

큰 못을 메우고 평지를 만들어 절을 세웠다는 게 증명.

동탑과 서탑 사이에 9층의 목탑 터가 발견되었으니, 

미륵삼존 = 3개의 탑 증명. 

각 탑의 북쪽에 금당을 하나씩 두고 3개의 금당을 

회랑으로 둘러싼 터가 나왔으니 이 또한 증거가 나왔어요.

"진평왕이 기술자를 보내 도왔다...??"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었던 기술자들일까요??

미륵사의 구조가 황룡사와 닯았습니다.

서로 경쟁중인 국가답게 "규모는 신라(황룡사)보다 더 크게", 

1탑 3금당을 "3탑 3금당으로" 바꾸고, "3개의 탑을 세운 근거는 

미륵삼존을 만났던 것으로 둘러대!!" 

이러면 얼추 퍼즐이 맞춰지지요. ^^

 

미륵사 유물전시관은 석탑을 본따 만든 것 같은데, 

북한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건물. 멋이 없어요.

 


 







  

 









백제와 고려 귀족이 공양한 갖가지 제품이 출토됐어요.

금동향로, 허리띠 장신구, 은 손톱(부처님 네일아트)

진주구슬, 청동합, 줄무늬 병, 꽃모양 접시 등등

틀에 박힌 유물과는 차별이 되네요.

벽화(프레스코화 같은)가 그려진 벽 조각도 있어요.

 

 

 

                

      


얼굴이 그려진 기와조각도 있는데, 사람들 생각은 

비슷한가 봐요. 아프리카 또는 남미 민속관에서나 있을 법한 

원시적인 가면의 모습, 마직막 얼굴은 진실의 입이라 불리는, 

"로마의 얼굴"을 닮았습니다.

(오드리 헵번이 입 속으로 손을 넣었던 곳).  

 


서탑이 복원되고, 익산 일대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쯤(2018년)이면 방문하기 최적기일 듯합니다.

익산에는 "보석 & 화석 박물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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