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차 울부부는 결혼 전에 서로에대해서 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년 10개월간의 연애기간을 거쳤고, 데이트하면서 깊은 대화를 나누다보면 서로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으니까요.
근데 막상 살아보니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다투는 날이 쌓이다 보니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도 했더랬지요.
살면서 겪어가며 이젠 좀 서로에대해 잘 아는 것 같다.
이젠 싸울 일 없겠지... 했는데 3년전에 동하가 태어나구선.
더 격렬히 지지고 볶게 되었지요.
큰 언쟁이 오간건 아니었지만, 전 남편과 결혼한 걸 후회까지 했었답니다.
울남편도 말은 안했지만 속으론 그랬을겁니다.
서로에 대해 실망하고 원망하다가
제가 내적불행을 알고 성장을 하다보니 부부싸움에 대한 가닥이 잡혀갔습니다.
남편에게 부모님을 투영시켜 못 받은 사랑 내놓으라고 사랑을 구걸했던거였지요.
부부싸움의 이유는 달랐지만 원인은 매 한가지였습니다.
왜 나에게 맟춰주지 못하는건데...
왜 날 더 배려해주지 못하는건데...
왜 날 더 사랑해주지 않는건데...
요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늘 조용히 제 투정을 받아주었고
더 배려해주고 사랑해주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남편이 오랫동안 참아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닫고 남편을 남편으로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어라. 남편이 퇴행을 함당.
제가 이전과는 다른 질의 사랑을 한다는걸 온몸으로 느껴서였겠지요.
짜증내고, 말싸움하자고 덤벼대고, 제 말은 무시하구요.
이번엔 제가 잘 참아줬습니다. 남편의 내적불행을 인정해주기로 결심했지요. 남편이 제게 해줬던 것처럼요.
울남편 지금도 제가 친정엄마에게 상처받은 이야기 하면,,,
딱 잘라 말합니다.
그건 부모님 나름대로 우릴 사랑해서 그랬던거라구요.
울 남편 이럴때 지대로 남편 됩니다. 남의 편.
남편은 내적불행을 치료하기 위해서 부모님이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던져준 상처들을 끄집어내서 부정하는걸 몹쓸 짓으로, 마치 불효하는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느날 지나가는 말로 '동하아빠, 시어머님이 동하아빠 사랑하지 않는거라는 의미가 아니고, 시엄니가 동하아빨 무척 사랑하시지만, 다만 표현방식이 옳지 않았다는걸 말하려는 거야' 라고 했더니
울남편 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내적불행에 대해 조금씩 맘을 열기 시작합니다.
(제가 이 말을 할대 남편의 눈동자가 바뀌는걸 느꼈습니다. 방안의 기운이 달라지는걸 느꼇습니다.
그후로 남편이 변해가는게 제온몸으로 느껴집니다.)
자긴 내적불행없다고 하더니만
(농담으로요. 요건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람당.)
지금은 하나씩하나씩 끄집어내고 있네요.
아주 천천~히요. (책은 죽어라고 안 읽네요. 그렇게 책 좋아하는 사람이.)
그럼서 퇴행도 시작 되었지요.
며칠 전의 일이람당.
제 몸이 몹시 피곤하여 제가 징징 거렸어요.
전 몸이 피곤해지면 감정과 이성 모두 기능이 마비되어 어린애로 돌아갑니다. 별 말 아닌걸 가지고 제가 또 뾰로퉁해지니까
울남편도 같이 우울해지고,
제가 심술궂은 말투로 아까했던 말 사과해달라고 했더니
자기가 잘못하지 않았으니 죽어도 그렇게는 못하겠답니다.
순간 제 감정이 존중받지 못하고, 부정당한다는 느낌이 파도처럼 밀려와
설겆이하고 있는 남편의 등짝을 냅다 내리쳤슴돠.
처음으로 남편 때려봤네요.
속이 시원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울남편도 절 때리려고 하더니 겨우 참슴돠.
그러고는 눈에 독을 품고서 한다는 말이
'결함 많은 유혜은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였슴돠.
아놔~ 이 인간을 믿고 내 내적불행을 토해낸게 후회되었습니다.
안 살고 싶었습니다. 딱 죽고 싶더만요.
12층 울집에서 뛰어내리고 싶더만요.
더이상 누굴 믿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말입니까.
제가 신앙만 없었더라면 자살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뜬 눈으로 밤을 세워 편지를 썼습니다.
그때는 감정이 어느정도 정돈이 되어 있었고,
더불어 남편을 깊이 있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남편의 아이가 제 눈에 들어온겁니다.
남편도 똑같이 사랑에 목말라 있다는게요.
제 상처를 다 알면서도,
제가 제발 나에게 공감해달라고 애원까지 하지만,
이제껏 공감한번 해주지 않는 울 남편.
그렇게 해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공감해줄지 몰라서 해주지 못하는 울 남편의 아이는,
어머님께 칭찬한번, 공감한번을 받지 못해서,
아집으로 똘똘 뭉쳐져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더랍니다.
남편에게 진심을 담아 미안하다고 편지를 썼습니다.
그랬더니 답장이 옵니다.
이제껏 열심히 살아왔지만, 늘 허공에 붕 뜬 기분으로 살아왔다네요.
늘 자신은 인생의 실패자인 것처럼 느껴진다네요.
땅을 칠 노릇입니다.
울남편 불쌍해서 어쩐대요.
울남편 푸름이교육법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공감할줄 몰라서 자신도 모르게 동하에게 부정언어 사용하고, 일일이 간섭합니다.
내적불행이 되물림 되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이 전달되는거지요.
그래놓구선 자신도 답답해합니다.
동하는 자신과 다르게 자라주길 바래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매일 목욕 씻겨주고 책도 읽어주건만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면 한 없이 무너져서는 깊은 좌절에 빠집니다.
울남편이 너무나 불쌍합니다.
오늘은 저도 어찌 남편을 도와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길을 잃은 기분입니다.
남편을 똑같이 아이로 생각해서 배려깊은 사랑을 해줘야한다는 말이 이론으로만 다가오지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너무나 불쌍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실망스럽고 밉네요.
이런 제 마음때문에... 남편이 또 가여워집니다.
아내에게서도 온전한 사랑을 못받는다는 마음에...
눈빛사랑님 많이 성장하셨네요.
섬세함이 살아나니 저도 기쁩니다.
당신의 내면을 보았으니,, 성장할 일만 남았네요^*^
첫날은 님의 내적불행을 말해주었지만,,,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내적불행이 있지요.
남편은 타인에게 비위 맞추고,,등등,,잘,,,해야만 사랑받는 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건적인 사랑을 받은 것이지요.
저와 비슷한 내적불행입니다^^
남편은 자신의 내적불행을 속으로 알면서도 아내에게는
온전한 사람이기를 간절히 바라지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멋진 남편으로 남아있고 싶은 욕심이랍니다.
하지만,,내적불행은 자신도 힘들고 타인도 힘들어서 고쳐야
평온하게 살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자신을 인정하기 싫어하기에 서서히 ,,살살,,접근해야 합니다.
나 또한 잘 알면서도 남편의 내적불행을 말하면,,
당신은 내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먼저 뚜껑을 열었다고 화를
냅니다.
님, 초록이 닮은 동하아빠를 존경해 주면서 슬슬 끌어내세요.
동하아빠 같은 사람은 드물지요^^
함께 맞추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도,,,를 닦는 과정입니다^*^
서로가 성장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난 사람도 나이가 들면
소가 닭 쳐다보는 신세가 되지요.
그래서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내적불행을 고쳐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답니다.
표현하는 과정은 서로 맞추며 사랑하는 과정입니다.
님 잘 사셨어요. 화이~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