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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2 11: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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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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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780
또 다시 아침을 맞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어제 했어야 했던일,
그제 했어야 했던일
1주일전에 했어야 했던일
연말까지 마치려고 했던일이
아직 고스란히 제 손에 남아 있습니다.
매일 이제 시작이야라고 말하지만
똑같이 반복하는 미루기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공상...
냉철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는 무기력함...
오늘도 또 그런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관성이
아침해가 뜬지 채 5시간도 되지 않아 절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항상 다짐하죠
지금 부터 달라질꺼야!!
하지만 그 달라짐을 이야기 하는 순간 전 이미
옛정령에 휘어잡히듯 과거의 습관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젠 달라짐을 외치는 것 조차 습관이 되었습니다.
매일 계속되는 자조섞인 글과
반성과 사색의 시간
그런데 그 사색과 반성조차도 현재를 미루기 위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현재를 애써 외면하고 미래를 공상하며..
과거의 나의 상처와 미래의 나의 모습의 연결고리를 찾아다니는 짓으로 현재를 보내고 있는 것을 알면서 그걸 나의 사색이라, 나의 반성이라 이름붙이고 강력한 도구삼아 지금의 노력과 일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너한테는 시간이 무한대인것 같구나, 하지만 내시간은 유한하다. 나의 시간을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네 시간처럼 쓰지마라. 난 내 시간이 소중한 사람이다.'
저희 선생님이 저한테 하신 말씀입니다.
시간의 소중함, 인생수업을 읽다보면 시간의 소중함이 글줄마다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 글을 읽던 그 순간 뿐, 그 글에서 눈이 벗어나는 순간 전 다시 관성으로 돌아옵니다.
내가 만든 나의 은하, 내가 가진 나의 관성,
빅뱅을 겪고 다시 태어나고 싶지만, 아직 그러기엔 너무 젊은 나의 은하
도저히 깰 수 없는 나
유한한 시간을 무한하다 여기고 값없이 버리고 있는 나.
벗어나고자 평생을 노력하지만 아직도 아직도 제자리인
오히려 더 강한 관성을 가지게 되는 나.
오늘 또다시 어제처럼 하루를 허송세월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너무 무섭습니다. 나중에 임종을 앞두고 제가 오늘을 얼마나 아쉬워할까요. 조금전 보냈던 쓸데없는 인터넷 서핑시간을 임종을 앞둔순간이 되어 얼마나 아쉬워할까요. 아이까지 떼어두고 나와서 하는 일인데, 자리만 차고 앉아 몰입하지 못하는 제가 한심스럽습니다. 언제쯤 제가 긍정적인 관성속에 살게 될까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유한한 시간을 언제쯤 진심으로 깨닫게 될까요?
제가 2사람인것 같습니다.
생각하고 인지해서 무얼 해야할지 알고 있는 저
그동안의 습관과 관성으로 멍하게 시간은 무한한것 처럼 행동하는 저...
오늘의 끝에 또 자조의 말을 하게될 제가 무섭습니다.
지금 제가 훗날 죽음의 순간 앞에 선 저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하고 있는지..
생각을 지우고 싶습니다. 이 많은 생각 이 많은 상상
저의 무기력함에 성장과 치유라는 허울을 씌우고 저를 현실에서 빼내어 도피시키려 합니다. 성장과 치유를 위한 진정한 생각과 치유라는 허울을 쓴 무기력을 분리해내고 싶습니다.
몰입을 다시 느껴보고싶습니다.
몰입의 희열이 다시한번 저를 휘감았으면 좋겠습니다.
몰랐다면 모르되, 짧았지만 한번 경험했던 몰입의 경험은 너무나 짜릿합니다. 마약도 이보다 강하지 못할것입니다. 그때의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습니다. 온세상이 나의 연구를 중심으로 돌던 그때로...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물한모금 마시는 시간조차 아까웠던 그런 순간을 느끼며 살고 싶습니다. 제가 저의 몰입의 순간을 기억하는 한 그렇지 못한 시간을 사는 저를 보면 속상할 것입니다. 짜증날 것입니다.
왜 안되는지 왜 그때로 돌아가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이 관성이 된 저. 생각에 몰입하는 저
하지만 진정한 몰입이라면 그 안에 희열이 있을텐데
그렇지 않고 두려움과 만나게 되는 저
생각을 지우고 저의 연구에 다시 진정하게 몰입하고 싶습니다.
행복현수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마시멜로 실험을 아시죠.먹는 것을 참으면 보상이 주어지고,그자리에서 먹으면 보상을 주지않은 실험에서 참는 아이들이 훗날 성공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 입니다.
왜 어떤 아이들은 참고, 어떤 아이들은 못 참을 까요?.그원인에 관한 연구결과는 없습니다.태어나면서 갖게되는 기질 때문 일까요?
저는 밥을 무척이나 빨리먹습니다.푸사모회원님들은 제가 상담하느라 밥을 못 먹는 것을 걱정 하시는 데 그런일 없습니다.
어릴때 너무 가난해서 6남매가 한솥밥을 먹을 때 조금이라도 빨리 먹지못하면 살아가기 힘들어 생긴 습관 입니다.
마시멜로 실험에서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많은 부정을 당한 아이들입니다.기다려도 보상이 돌아오리란 믿음이 없는 데 어떻게 기다립니까?.지금 먹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입니다.
솔마루님,있는 그대로 사랑을 못받은 아이들은 현실을 살기 어렵습니다.현실을 바로 보기가 두렵습니다.그래서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가정하고 나의 주의를 분산 시킵니다.아니면 과거에 얽매여 한탄하며 시간을 보냅니다.어떤 것이던 현재의 불안과,두려움,수치심을 벗어나기 무의식적인 전략입니다.
저도 지금껏 낮잠 한번 평안하게 자본 적 없이 쫓기는 인생을 살아 왔습니다.10살에 소년가장의 역활,구원자의 역활을 스스로 받아들인 후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기위해 저를 짜내야 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환경이 저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주었습니다.그것이 제 잘못 때문에 그런가요?.제가 전 생에 너무 많은 죄를 지어서 그럴까요?.
무엇을 잘해야 제 존재가치가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나는 나입니다. 제 존재가치를 누구에게 증명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나느 유일하고 고유한 나입니다.
솔마루님 내면에 아버지를 두려워 하던 아이가 지금 대상을 바꾸어 교수님을 두려워하고 있는 지를 보아야 합니다.
지금 사랑하는 아이 조차 떼놓고 연구하는 데 결과가 안나오면 어떻게 하나의 불안이 있습니다.결과가 있어야 존재가치가 있다는 오래된 내적불행이 나를 지배 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수치심이 나를 지배할까봐 끊임없이 생각을 합니다.이성으로 생각을 하는 동안은 감정기억 속에 저장되어있는 내면의 아이를 안봐도 됩니다.이것은 일종의 중독이 될 수있습니다.
교수님의 시간에 대한 조언은 솔마루님 자신을 소중히 하라는 충고이지 비난이 아닙니다.강박의 원인이 무었인지 가슴으로 느끼고 자신을 깊이 사랑 해줄 때 비로서 진정한 몰입으로 가게 됩니다.
지금의 혼란스러움 때문에 자신을 비난 하지 마세요.내면의 성장을 멈추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