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 남아입니다.
어릴적부터 많이 예민했고... "까칠한 성격, 몹시 예민함, 매우 내성적임, 아주 소심함, 굉장히 겁이 많음" 으로...많은 주변 사람들이 우리 아이의 특성을 이야기 해 주더군요...
엄마로서 저는...앞에 붙어 있는 몹시, 매우...뭐 이런 말들....
그냥..우리 아이를 그대로 인정해 보려고..신경 안쓰려고 노력하는데....실제로는...저 역시도 그 수식어들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15-16개월 때는...조금 슬픈 가락만 나와도...통곡을 하기도 했고...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좀 느리게 부르는 음악을 듣고부터는 신나게 음악을 연주해도 그 음악이 들리면 울었어요)
겁도 무지 많아서..에어콘에 있는 구멍 보고 무섭다고 울고..
사람 안사는 옆집 마당 보고도 무섭다고 울고 그랬습니다.
아빠 면도기 보고...면도기가 자기 쳐다 본다고 " 보지마, 보지마" 하면서 면도기 때리면서 울기도 했었구요..
겁이 많아서 그런지..아주 어릴 적에도...자신의 몸에 해가 되거나 무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른 남자 아기들은...여기저기 흉터도 많고 넘어지기도 잘하고 떨어지기도 잘 하고 그러던데...우리 아이...자다가 침대에서 한 번 떨어진 것 빼고는 자기가 무리해서 넘어지고 다친적도 없습니다.
다른 엄마들에게 이야기 하면..."신경 안쓰여서 좋겠네" 그러지만...
왠지...너무 조심스러운 아들이 더 신경이 쓰입니다.
주변에서 귀엽다고....예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모르는 사람들이...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정말..얼굴이 익숙한 사람, 자기와 시간을 많이 보낸 사람이 아니면.... 자주 보는 사람일지라도...밀어내고...몹시 냉정하게 굽니다.
어른들이나 주변의 누나들이 예쁘다고 사탕이나 쵸콜렛을 가지고 유혹(?)을 하면서 친해보려고 노력을 해도 "안먹어" 라는 소리 한 마디 하고 등을 돌립니다. 특히 어른들에게 그렇게 할 때면...민망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그냥 어른들이 "그녀석 참 깍쟁이네" 그러시고 이해해 주시지만....저희 아이가 너무 아이답지 않게 구는 것 같아서 늘 마음이 쓰입니다.
집착하는 것도 대단한데...
제가 지켜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그 집착은 자신이 세운 어떤 기준에 도달했을 때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예를 들면 한참 알파벳 비디오를 볼 때는...3개월 내내 그것만 좋아하고... 스케치북..몇 권을 알파벳을 쓰더니...알파벳 대소문자를 다 보고 잃게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 활동들을 하지 않아요.
노래를 들을 때도... 자신이 익히기 전까지는...한 노래만 죽어라고 틀어달라고 해서 듣다가.. 막상 익히게 되면... 절대 틀어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틀어주면 듣긴 하지요. 그렇다고 집중력이 있는 것은 아니예요.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고.. 놀이도.. 좀 지루해 진다 싶으면 자신이 알아서 다른 놀이를 해 달라고 요구하구요.. 그리고 익숙한 것 말고...자꾸 새로운 놀이를 요구하지요..
31개월이 된 지금....좀 다른 문제를 만났습니다.
모든 상황들에...자신이 세운 기준이 있는 것 같아요. 기준이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 기준이 자기 자신과 가족들 모두를 괴롭히는 것이 문제이지요.
늘 함께 있는 엄마이지만 아이의 생각을 그대로 알 수 없고, 모든 순간에...그 아이의 기준을 적용시킬 수 없는데,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기준에 맞지 않을 때... 울고 떼를 부리기 시작하면...제가 하루동안 쓰려고 저장하고 있는 힘을...다 써 버리게 됩니다.
그 동안은 그래도 좀 덜 했는데, 요즘 부쩍 더 심해집니다.
잠을 자다가...일어나서. 베개 모양이...이렇게 되서...잘 수 없고. 이불을 가볍게 덮어줘야 하는데...엄마가 이불을 무겁게 덮어줘서 못자겠고..아주 많은 이유들로 잠을 자고 있는 저와 남편을 깨워서.. 저는 밤이 무섭습니다.
얼마전 식당에서 돈가스를 아주 기분좋고 맛있게 먹다가...갑자기...제가 썰어 준 고기의 모양이...자기가 원하는 모양이 아니라고 떼쓰기 시작했어요.
"엄마, 그건 도깨비 모양이잖아. 이렇게 악어처럼 해야지..." 그러더니...떼를 씁니다.
요구를 어떻게든지 들어주려고...고기를 이리저리 썰어주었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니면 직접 잘라 볼까? "
이모양 저모양..다 자신이 생각하는 악어가 아니랍니다.
제가 그 머리속에 들어가 볼 수도 없는 것이고....
그래서...일단 다른 데로 관심을 돌렸는데... 풀리지 않은 마음이 아직 남아서 그런지..그 때부터...모든 일에 트집을 잡기 시작하더니만...
돈가스에 소스가 이런 모양이라서 싫고. 숟가락에 밥이 너무 조금 담겨져 있어서 싫고.이미 식어 버린 밥보고..." 밥 식지 말라고 그래" 그러고... 그래서 그냥 못먹고 나왔습니다.
식당에 계신분들...다 밥 못드시고..저희들 쳐다보고 있어서... 집에 오면서...내내...다시 돈가스를 먹겠다고...그 가게로 가야 한다고 울었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도...1시간 동안..그 이야기를 하면서...울었습니다.
저랑 둘이서 놀러 다니는 것 원래 자주 하는 편이라서... 외식하고 이런 것 무척 좋아하고..자연스러워 했는데.. 우선은 당황스럽고....짜증이 났고...화가 났고...'이제는...외출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이 일이 있고 나서. 어느날 밤..졸립다고 안아달라고 해서...안아주었는데...갑자기 웁니다. 그러더니. "엄마, 앉아서 발을 이렇게 해야지" 그럽니다.
발바닥을 나란히 붙히고...다리로 삼각형을 만들어서 앉은 다음...자기를 안으라고 시범을 보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해 주었지요...
그런데....그 모양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답답한 듯..또 웁니다.
'엄마가...네가 생각하는 그대로는 다 할 수 없다'고 설득을 한 뒤...
겨우 팔베개를 하고...누웠습니다.
그러더니..이번엔...누워 있는 제 얼굴 각도를 정해주면서...
"엄마는 이렇게 하늘을 봐" 그럽니다.
그리고는...조금이라도 움직이면....또...웁니다.
이정도 되면....저도 마음에서 거품들이 부글거리지요.
그러면 화도 내고..소리도 지르기도 하고....'아...또 이렇게 되는 구나....' 하는 마음으로... 실망하고 절망하고....왜 난 애를 이렇게 밖에 못키우는 걸까?
생각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이번에는...책을 잘 읽고 있던...우리 아들...갑자기 책에 대고 소리를 지르더니...또 웁니다.
"친구 비키라고 그래...내가 여기 앉아서 이 기차 가지고 놀거야...."
책에 있는 그림에..어떤 아이 하나가....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그 친구 옆의 빈 공간에서 자기가 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기차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인데...
자신이 들어가서 기차를 가지고 놀기에는..공간이 좁아 보였던지...
그 친구를 계속 비키라고 합니다.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자 (이럴 경우 제가 책을 찣어서 그 친구를 비키게 해 주어야 하는걸까요? ) 떼를 쓰면서 울기 시작해서...30분동안 그랬습니다.
이렇게 떼를 쓸 때는...자신의 요구가 만족스럽게 이루어질 때까지 다른 뭘 해줘도 ...울며 떼를 씁니다.
어른들에게 이야기 하면...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줘서 그렇다고...애를 잘못 키워서 그런그런거라고...그러셔서 마음이 아프지요.
남편이랑은...우리 아들 뛰어나지는 않지만...독특한 아이라서..그렇다고....이해하려고...들어주려고 노력하지만..가끔은 폭발해서...매를 때리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요즘 남편이 심각하게....저에게...
아이를 정신과에 한 번 데리고 가서 상담을 받아보자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요구가 많고 예민한걸까요?
뭔가 마음에 풀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런걸까요?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부모로써...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도 스스로 자기 자신을 힘들어 하는 것 같고...
부모인 저희도....몹시 난처하고 힘듭니다.
혹 비슷한 경우나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는 분들...부탁드려요.
푸름이도, 가을이도, 호수도 같은 인류입니다.
전국의 모든 푸사의 아이들이 저를 좋아 하는데 제가 검은 옷을 입었다고 가을이와 사귀는 데 3년 걸렸습니다.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해 주시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 해준다면 아주 멋진 아이로 성장 할 겁니다.
- 푸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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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도 대단히 까탈스런 아들을 키우는 중이라 그 상황들이 이해가 가는데요.. 익숙한 장면들입니다^^;;허허;;
그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까탈스러움.. 완전히는 아니지만 많이 완화되었습니다.(7세)
희망을 가지시라고 제 얘길 들려드려요^^
그 힘듦을 뼛속 깊이 느껴본지라 결코 쉽지 않단 건 알지만,,
님...진정으로 받아주십시오.
내 애는 왜 이런 거야? 이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다른 애들은 안 이런데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님의 글에서 이 마음이 읽혀집니다. 아이도 역시 읽혀질 것입니다.
초민감 센서가 작동하는 아이,,ㅎㅎ 만만찮습니다.
저는 아이 첫돌 때까지 앉아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내려놓을라치면 기울기가 달라져도 바로 깼으니,,, 손목이상이 올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울면서 자장가를 불렀고 부은 다리로 동네를 돌았지요.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임신 8개월) 부부싸움을 치열하게 하다가 절망감에 자살을 결심했었죠. 아이는 태어나서 본능적인 빨기를 거부하더이다.
아무래도 그 까탈스러움은 자기 생명을 위협받은 때문이 아닐까 싶어 죄책감으로 가슴 아파 더 적극적으로 껴안았지요.
하지만 그 이유만은 아니더군요. 아이의 기질적인 면을 인정하고 나서야 그렇게 힘들게만 느껴지던 아이가 새롭게 보이더군요.
그 어떤 작은 집단에서도 유별나 보였습니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아주는 편견과 질책들 아이에게 상처로 남지 않게 하려고 외로운 육아를 택했고, 엄마 잡아죽일 넘이란 소리..덜 듣게 하려고 칭찬거릴 찾아내려 했지요.
그러다가 30개월 즈음 이 사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타입의 아이가 여기에는 있더군요^^
그토록 예민하고, 그토록 고집이 세고, 그토록 잠이 없고, 그토록 겁이 많은,,, 그런 기질의 아이가 제법 있더란 말입니다^^
지금 그 녀석,, 여전히 까다롭습니다.
얘기하기 거시기하지만, 님의 아이가 이 기질의 아이라 생각하고 보시면 지극히 정상범주라는 의미로 예를 좀 들어드릴게요.
목욕하고 반드시 윗도리부터 입어야 합니다.
벽그림에 있는 알파벳조차 자기를 쳐다보면 안되기에 이불 뒤집어쓰고 입습니다.
옷은 색깔, 질감, 그림, 형태에 따라 자기가 고른 옷조차도 어느 날은 되고 어느 날은 절대로 안 입습니다. 바나나에 붙은 스티커따위를 가구에 붙여 놓았길래 몰래 떼었다간 장례식장 분위기 되고요. 코 풀고 던져둔 화장지 모양이 무서워 방밖을 못나갈 때도 있지요.^^;;
7개월짜리 동생이 이유식 먹다가 켁 걸리면 생각이 너무 앞서가 벌써 주체 못하고 울어버리죠.
좋아하는 종목에 매몰되도록 파기,, 이런 아이들 상당수가 그렇고요.
글고,,님의 돈가스 사건을 읽으며... 저도 처절한 시절이 떠오르네요 ㅜ.ㅡ
헌데,,지금 남편에게 아이의 가장 까탈스러웠던 기억을 말해달라고 하니 이상하게도 떠오르는 게 없답니다.ㅎㅎ
님,, 님의 아이를 이해해 줄 사람이 이 우주에 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잣대를 갖고와 잰다면 이보다 더 이상하고 짜증나는 아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이의 가슴께로 내려가 진정한 인간으로 다시 보십시오.
이보다 더 섬세하고 놀라울 수가 없지요..[다른 인류]라는 느낌,,
그 뛰어난 감수성에 [공감]해 주면 아이는 날마다 새로운 우주를 창조할 겁니다.
다른 수월한 아이를 꿈꾸지 마시고 그 극민한,,까다로움의 결정체에게
올한해만이라도 진정으로 공감해주시면 분명 아이는 성장합니다.
엄마가 준 사랑 그 이상을 되돌려주는 아이로요^^
공감에 대해..
님도 갖은 수를 다 쓰고 계심을 압니다.
하지만 지금 많이 지치셔서 (이해함다^^;;)
놓치고 있는 부분을 함 생각해 보시라구요..
님이 예로 드신 돈가스 사건 같은 경우 00가 원하는 대로 안돼서 우는구나. 엄마도 니가 생각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 속상하네. 왜 안될까? 전에는 잘 됐는데 오늘은 잘 안되네...
헌데,,이것도 여러 번의 반복 끝에 세 번 뒤집어질 거 한 번 뒤집어지게 되는 거죠^^
님의 성장을 기대하며 이만,,
- 유아부모게시판 부시삽, 빠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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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시선 하나로
아이는 바보가 되기도,,영재가 되기도 합니다..
부모가 성장해야
아이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우를 범하지 않지요..
끊임없이 공부하고 공부하시길,,
공부해도 끝은 없지만,,
최소한,, 어느순간 돌아보면,,눈금 하나 정도씩은 자라더군요..
예민한 아이일수록,, 부모를 성장시킵니다..
미처 다 자라지 못한 우리 부모들,,마저 성장하라고 하늘이 보내 준 기회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화이팅입니다~~!!^^
- 유아부모게시판 시삽, 머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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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빠른 발달을 보이는 아이입니다.
엄마의 기준이 좁아 아이를 가두는 거지요.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엄마와 주변의 작은 틀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랍니다. 꼭 그 틀 안에 맞추어야 하니까요.
아이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만든 틀이 있는데 그 틀을 지켜주지 않으면 아이는 협조에 단계에 들어서지 않을 겁니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한없이 까탈스럽고 예민하고 고집세고...그저 힘들게만 느껴지겠만 사실은 사회의 규범의 잣대에 엄마가 길들여있을 뿐입니다.
사고가 너무도 자유로운 아이입니다. 이성이 아주 발달이 빨라 두려움도 많은 거구요. 아이의 생각이 확실하니 엄마가 따라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가 많이 공부하고 무엇보다 아이를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셔야할 듯합니다. 그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내 아이를 바꾼다는 생각부터 버리셔야 할 겁니다.
저역시 그과정을 밟아가며 푸름이에서 말하는 배려 깊은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 얼핏 배워가고 있답니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또 모든 것에 넉넉할 수 있는 사랑을 내 가슴에 묻는 일이 우선이더군요.....
님....아이를 먼저 믿으면, 그 고민의 답은 사실 내 가슴에 있답니다.
- 곧은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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