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에 다시 발걸음을 한지도 몇개월만입니다.
시간의 여유도 없었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들어오면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도무지, 도무지...
딴세상 사람들 이야기 같고
모두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이곳의 몇몇분과 전화상담을 하면서도
제게 돌아온 말들은
누구나 너무 힘든데 유난히 힘들어 하는 거 아니냐...는
듯한 말씀에 더욱 상처를 받고 달팽이처럼 수그러들었습니다.

얼마전 푸름아버님께서 이제 아이의 상황은 어떠냐고 제게 물으셨을 때
제가 "좋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조만간 또다시 그렇지 않을걸요.
제 위로를 받고 미리 예방접종 맞으세요...라고 말씀 하셨지요.
그 말씀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언처럼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결코 예전처럼 막막하고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변합니다.
저도 35개월생 엄마로 컸습니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상담을 하고
생각을 하고, 남편과 상의하고,
노력합니다.
(말씀해주신 내적불행에 대한 책도 보았습니다.
이외의 책들도 보면서 저를 추스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말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힘들어 하는 걸까요.
정말 제가 그리 하찮고 작은 사람인가요.
제게 용기를 주세요.

이사온지 두달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직도 적응 못합니다.
예전의 집으로 이사가자고 합니다.
아이가 그럴 수는 있습니다.

불안과 반항, 노여움, 슬픔...
그런 감정들만 어찌나 잘도 표현해내는지..
이사오기 이전에는 첫반항기로 진짜 거하게, 찐하게 반항시기를 보냈지요.
이유야 있었겠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음의 거품을 거두고
껍질을 벗고, 허물을 벗고
몇번을 거듭하고 새살이 아물기를 기다리며 지내왔고
잘 지내왔습니다.

신기하게도 아이가 엄마를 힘들게 했던 것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이가 저를 기쁘게 했던 것은 고마움으로 남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과 앞으로의 제 마음가짐입니다.
그것을 여쭙고 싶습니다.
물론 답이야 "잘~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죠.
.......

저희 부부의 상의 없이 시부모님께서
이사갈 곳을 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사왔습니다.

그리고, 시부모님의 예정대로 머지않아 또 이사해야 합니다.
속사정은 지면상으로는 생략하겠습니다.
그 상황에서 아이가 부적응하고 힘들어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기에 아이와 더 많은 외출과 다른 환경을 접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것으로 나아지지 않더라도 어찌할 수 없으니까요.

문제는 지난번 살던 곳보다
처절하게 심각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입니다.
(오늘 새벽에도 아랫층에서 올라왔고 저는 변명과 사과를 반복하고 나서야
아저씨를 돌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주장은 아이야 그렇다지만
아이를 재우지않는 부모는 도대체 뭐냐는 겁니다.)

아이는 매일 밤을 샙니다.
어떤 계획을 세워도 아이는 용케도 깊은 밤에 깨어
새벽을 지새고 아침을 봅니다.
그리고 해뜬 밝은 시간에 꿈나라입니다.
그런 일상이 더이상 두려움과 걱정과 고통은 아닙니다.

문제는 깊은밤에 아이가 걷는 소리에도 아랫층에서 자다 깨는 모양입니다.
아이가 깨어서 놀다보면 움직일 수 있는 것인데
어떤 소음도 용서를 받지 못합니다.
아랫층의 고충도 알기에
과일 사들고 가서 사과하고, 양해 구했습니다.

그러나 그 뿐, 아랫층은 괴로워합니다.
일말의 이해가 없습니다.
(자기네도 예민하다고 인정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를 데리고 새벽 1시~4시까지 동네를 돌아다니곤 합니다.
그리고 들어와도 아이는 자지 않습니다.

그러면 영락없이 인터폰 오고 다음날 민원신고 들어왔다고
연락옵니다.
얼마전은 저희 집을 상대로 단체민원을 받았습니다.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해도 소용없습니다.
아이에게 이해되게끔 이야기하고 동의를 구해도 소용없습니다.
도리어 아이는 분노합니다.
더 쿵쾅거립니다.
상황은 악순환됩니다.

아이는 자기가 배려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윗층의 소음을 용서하지 못하고 파르르 떱니다.
아빠가 자기에게 조용히 해야한다고 말하면
공포와 분노가 담긴 울음으로 집안이 떠나라고 웁니다.
그리고는
"나! 더 쿵쾅거릴거야. 난 뛸거야. 난 소리지를거야!"하며 웁니다.
집안이 울립니다.
남편이 보다보다 못해 장롱을 칩니다.
남편의 손이 부러집니다.
아이가 공포에 떱니다.
남편이 소리지르며 물건을 부숩니다.
전화기가 부러집니다.
휴지통이 부러집니다.
아이가 공포에 질려 눈을 가리고 웁니다.
저도 웁니다.
상황을 중단시키느라 소리지릅니다.
집안이 쑥대밭이 됩니다.

남편이 나갑니다.
최근 그런 일이 연거푸 세번이나 벌어졌습니다.이후부터는
아이는 남편이 방문을 열어도 "아빠 화났어요?"하고 제게
속삭입니다. 그리고 눈을 가리고 제 품에 숨습니다.

아이는 이제 아빠를 그리워하면서도 분노합니다.
그러나 아빠는 자기를 사랑할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아빠와 함께 있으면 5분을 못넘기고 서로 다툽니다.
남편은 이놈의 집안, 있을 수가 없다며 또 절망합니다.
아이는 또 웁니다....
남편은 급기야 "나 같은 놈은 되는 게 없어."라고 자책합니다.

반복, 반복...
그렇게 남편 손이 부러진 날,
다음날에도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세사람이 모두 상처를 받고 삽니다.
누구를 위해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로 함께 있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함께 있어도 마음이 아랫층에 가 있습니다.
대화중에 "이제... 쉬~ 조용히 걸어주세요. /아랫층 아주머니가
주무시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면 우리가 미안하지요./
살살 걷자..반대로 우리가 잠잘 때 윗층에서 시끄러운 소리나면
우리들도 마음이 편치 않았지? 그걸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생각해야지./
밤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을 자기 때문에 깨어있는 우리들이
조금은 조심해야지요.../아랫층 아줌마가 이런 생각하실까? '아니, 윗층에
생쥐가 사나?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며 궁금하겠다, 그렇지?
우린 생쥐 아닌데,..ㅋㅋㅋ.../이제 좀 조용히 놀까/
밤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아, 낮에 뛰고 밤엔 조용히 놀자.../
아파트란 공동생활이기 때문에 서로 지켜야 할 약속들이 있어. 그 중 하나가 서로에게 피해주지 않는 것이야. 시끄럽게 하지 않는 것도 그런거지..."
기타등등의 설명과 말들을 하지요.
그러면 아이는 이해했다기 보다 "왜?" "왜?" "왜?"를 연발합니다.
........

소용이 언젠가는 있을런지 모르나
지금 우리 아이는 나름대로 대단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등을 꺼도 수십번 다시 켭니다.
조도를 어둡게 조절해도 밝게 켭니다.
잠잘 생각이 없을 뿐 아니라 졸려도 참는 아이인데
그 상황을 수용할 리도 없지요.

남편은 아이를 보다듬고 싶지만
자기도 잠을 못자니 분개하고 절망합니다.
오갈데 없는 신세라고 한탄합니다.
저 역시도 오갈데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절망하진 않는데, 남편은 끝도 없이 디프레스됩니다.

제 힘겨움은 남편의 반응입니다.
말로 절대 해결되지 않음을 압니다.
이런 지경이라 친정이라도 가면 좋으련만
친정도 갈 수 없습니다.
제가 친정을 가면 친정부모님이 잠을 설치십니다.

그리고, 결국 재미없다고 집에 가자고 울어서 새벽에 집으로 돌아가는
저를 보며 친정어머니가 내 딸 불쌍하다고 우는 모습을
저도 더는 보고싶지 않아 최근엔 친정도 안갑니다.

아이와 밤새는 것은 제겐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이 우리 아이를, 저를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없습니다.

갈 곳이 없습니다.

푸름이 아버님, 지난 번 그러셨죠.
절대로 아이는 잠자는 시간을 바꾸지 못할 것입니다.
자기가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날,
하루만에 고칠 아이입니다.
어머니가 밤새 놀아주세요..라고요.
제게 밤새 노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그리산지도 어언 3년이 되었으니까요...

그것이 아니라,
남편과의 불화, 이웃간의 불화,
아이의 스트레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강하고 꽉 막힌 시부모.
제가 어찌 해야 할까요.

시부모님께 이 상황을 알렸습니다.
어머님이 말씀하시기를, "어쩌겠냐, 배째라 하고 있어라.
인터폰 오면 죄송하다고 하고 그냥 살아야지..."하십니다.
그리고 더불어 이렇게 말합니다.
"너 그런걸로 애아빠한테 잔소리 하지 말아라.
그 순수하던 애가 그 정도로 자기 파괴할 정도면
마누라가 맞을 짓을 하니까 남편이 때리는 거다."
웬 뜸금없는 소린지...
저를 때리지 못해서 남편이 장롱을 쳤다고 생각하시고
남편에게 맞을만한 짓을 삼가라는 말씀입니다.

모든 시어머니들 그렇다지만
이제는 분노가 쌓입니다.

이런 글을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추태같고 내가 발가벗겨져 부끄러움이 드러남이 싫었습니다.
세상사람들이 동정하며 '나도 그래요,
힘내요,...' 그런 위로말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상담eh 해보고,
책도 보고 해보지만....
늘 제자리걸음입니다.

결국 아이를 일주일에 한번 놀이수업하는 곳에 다니게 했습니다.
최근 아이가 친구들과 놀고싶다고,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해서요,
그래서 이런 이유도 있고 해서 이참에 기관을 이용하면 조금 밤낮도 바꾸고
스트레스도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아이가 잘 놀면서도 가기싫은 이유를 대며 썩 내키지 않는 듯 말합니다.

실제 수업 보다는 복도에서 또래나 형, 누나들과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저 역시도 특정 수업을 받는 것 보다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더불어 노는 것이 좋습니다.

잘 보내는 것 같은데도, 집에 오면 구구절절이 비판을 합니다.
선생님들이 자기를 자꾸 놀려서 가기 싫다,
선생님과 단둘이 방에서 수업하기 싫다,
친구랑 같이 있는 유치원이 좋다,
...등등...
며칠전부터 수업을 거부하더니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원장님과 상담후
아이의 밤낮을 교정하는 것이
모두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판단하시고
수업시간을 저녁에서 오후2시로 바꿨습니다.
(선생님과 단둘이 하는 것이 싫다고 해서
또래 아이 하나와 같이 하는 시간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밥도 못먹이고 자다 깬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아이의 신경질이 심했고
결국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추하게도 끊임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원장님이 이해한다고 말하는 순간,
눈물이 쏟아지면서 멈추지 않는 바람에
정말 추태를 보이며 있었던 것이죠...

이제 우리 아이와 저는 그곳에서도 힘든 사람들로
인식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를 맡은 선생님도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을 살짝 내비치더군요.
그리고
엄마가 강하지 못하다고 하십니다.
그냥 강하게 끌고가면 아이가 변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때 푸름아버님이라면 어찌할까...정말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원장님만이 위로해줄 수 있었습니다.
원장님 아이가 우리 아이와 너무 흡사해서 이해한다고
경험으로 본다면 자기 말을 믿어봐달라고 하십니다,
어느정도 강행하자는 것입니다.
자는 아이라도, 배고픈 상황이라도 시간에 와서 그곳에서 먹이거나
재우거나 하더라도 시간을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딱 한달 다녔는데 계속할까, 어찌할까...조금 갈등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그곳이 싫다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 진심인지 모르겠습니다.
막상 가면 아이가 잘 놀기도 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건지, 나름대로 좋은 것을 찾아가며
그 시간을 즐기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형, 누나를 무척 따르며 잘 사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뭔가 불만을 토로합니다.
아이의 말을 그대로 믿어야할지..
일단은 의연히 있어보자는 생각이고 지금으로선
계속 다닐 마음입니다만, 이 판단도 괜찮은 것인지...
괜찮다면 억지로 시간을 앞당겨야 할지...
어느 정도 선에서 절충을 하는 것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자신감을 잃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데
정상적인 아이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푸름아버님이 보시면 멀쩡하고 사랑 많이 받은 아이임을
알겠다고 하셨었죠. 그럼,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는 건가요?

제 일상의 이 불안정한 외줄타기 같은 날들은 제 지혜부족인가요.
내적불행이라서일까요.

남편은 이번에 아버님께 이사하겠다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보고의 날은
어쩌면 아버지가 분노하고 아들을 내치는 날일런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두렵습니다.
아주버님네도 폭풍전야임을 감지하고 긴장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사한다면 어디로 가야할지도 우리는 늘 고민합니다.
이 마당에 돈 한푼 안맏고 내침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미리 소설을 쓸 필요야 없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사만이 살 길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인 것일지 몰라 두렵습니다.
아이는 늘 태어나 3년을 보낸 옛동네를 그리워하며 살고있는데
지금 이집이 너무 좁아서 답답하다고 울고부는 날들이 많은데
또 이사를 하면,
더 안좋은 곳으로 가면.,...또 다른 변화도 두렵습니다만
무조건 1층으로 가자고만 막연히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위로하고 달래고 함께 즐거움의 마인드로
돌아설 수 있는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런것을, 내 인생도 못추스리고 이런 곳에 글을 올리다니
바보, 바보,난 정말 자기 똥도 못닦는 바보야...
그런 생각으로 접고 접고 또 접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굽실거리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돈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사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는 변화를 힘들어 합니다.
아이는 상처가 큽니다.
그것을 극복하려고 제 노력에 부응하려는 조금의 느낌도 드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더욱 안쓰럽고 애틋합니다.
아이가 마음속에 내적불행이 쌓일까봐 염려됩니다.

처절한 노력의 시간들이 헛될까봐
서글픕니다.
너무 많이 노력하고 살았습니다.
많이 버티고 많이 즐기고, 많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고도 많이 울고, 많이 화내고, 많이 얼르고 많이 웃고
또 많이 이야기해왔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평소에도 인상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화가 나지 않았을 때도
화좀 내지 말라고 합니다.
언제나 양미간에 주름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입니다.
이젠 주름이 잡혀서 펴지지도 않습니다.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있나봅니다.
아빠는 화를 내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자꾸 던져서 모든것이 깨진다고 말합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눈을 가립니다.
제 가슴이 아픕니다.

남편이 최근들어 자꾸 웁니다.
자꾸 울고, 어제는 하루종일 혼자 지내는 사무실에서 울었답니다.
모두 나약해져있고
수습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화를 안내는 날, 그리고 아이가 잘 지내는 날
눈물나도록 행복합니다. 살아있는 게 감사합니다.
근데, 이틀에 한번이 멀게 집안이 불안불안 합니다.

남편에게 많은 걸 요구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아이의 마음의 평화만을 지켜주자고 부탁합니다.
머리로 알고 있으나 가슴까지 못오는 남편은
알면서 화가 난다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남편은 2~3일씩 집에 안들어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는 게 두려워서 아예 바쁠 땐
사무실에서 자고 일합니다.

집에 오면 새벽 3~4시에 일어나서 나갑니다.
아이가 책보고 장난감 가지고 노는 소리에
잠 한숨 못자고 결국 옷을 주섬주섬입고 출근 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아빠가 자기 때문에 화난 줄 알고 두려워 하면서도
아빠가 없으면 한편 마음이 편안해져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아빠가 집에 있는지 없는지를 자꾸 확인하고 묻습니다.

우리 가족의 평화를 찾기도 버거운데
아랫층까지 합세합니다.
더이상 마음을 안정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이런 가정생활이 아니란 걸 잘 아시겠지요.
무엇이 문제입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순위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일단 아버님께 보고하고 실행할 각오를 하지만
전세집 나가는 것도 우리의 의지가 아니기에 당장 해결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사온지 두달만에 다시 나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집주인의 반응도 알 수 없고, 무엇보다 시부모님의 반응이 조심스럽습니다.

이사가면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살맛나는 곳은 어딜까요.
내 마음이 지옥인데, 어딘들 행복할까마는요...
푸름이네가 사는 파주로 가자는 말도 남편에게 했더랬습니다만...

하루하루가 무겁습니다.
정말 제가 나약하고 핑게 대고 있나요?
푸름아버님,
제게 말씀좀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글을 읽는 내내 제 마음조차 무너져 내립니다.

무엇이 행복해야 할 가정을 이렇게 힘 들게 만들었나요?.
아이 때문인가요?.아이의 행동이 모든 문제의 근원인가요?.
남편의 분노와 회피의 근원을 만든 시부모님의 좁은 기준 때문일까요?.

마음에 내적 불행이 있으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내가 아닌 남입니다.내가 남에게 준 상처는 기억하지 못하고 남이 나에게 준 상처 만 기억 할뿐입니다.

누가 아이를 키우나요?.누가 아이를 낳았나요?.시부모님이 낳았습니까? 성인으로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았다면 그 책임은 나에게 있는 것이지 남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은 두가지 의미를 갖습니다.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과 오래 참는 것이 그것입니다.

푸름이도 호랑이 주니어의 아드님처럼 예민 했습니다.어릴때 엄마가 손만 떼면 울기에 밤새 안고 잤습니다.밤12시만 되면 나가자고 했기에 총알처럼 튀어나가 새벽5시가 넘어 들어온 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배려가 푸름이의 정서를 안정시켰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행복 했습니다.우리가 기쁨으로 아이를 돌 보았기에 푸름이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지요.

호랑이 주니어님의 마음에는 진정한 기쁨이 없습니다.때로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행복 할때도 있지만 그 잠깐의 행복 안에도 항상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불행하게도 아이는 예민 하게 엄마의 마음을 읽고 있기에 이미 엄마를 배려해야 할 시기가 되었는 데도 엄마의 말에 따르지 않고 적대적으로 반항을 합니다.

물론 저와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우리 부부는 합심했지만 님은 남편의 내적 불행까지 감당 해야 합니다.지금까지 노력했고 잘 해왔지만 남편이 한번 뒤집어 놓으면 아이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고 그것이 반복 되면 아이는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남편의 분노와 회피는 한 뿌리입니다.내적 불행에 의한 낮은 자존감 때문에 자신의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 알지 못합니다.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자신의 두려움을 감당 하지 못해 현실을 회피 하는 행동입니다.

아빠의 분노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아빠가 없으면 안도 하는 아이의 행동에서 분명하게 알 수있습니다.이런 상황이 지속 된다면 아이는 지금 아빠가 가지고 있는 내적 불행을 증폭해서 물려 받을 겁니다.


미국에가서 강연을 할때 내적 불행이 어떻게 대물림 되는 지를 보았습니다.아빠가 자신을 조절하지 못하고 아이를 억루르면 그아이는 종교를 갖는 것도 어려워 합니다.하나님아버지 할때 그 아버지 소리만 들어도 확 뒤집어 집니다.

어디서 부터 실마리를 풀어야 하나요?.외부의 환경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인데 그마음 하나 바꾸기가 그렇게 어렵네요.

이사를 갈때 이미 그런 문제가 일어날 것을 예상 했어야 했습니다.아이는 뛰면서 자랍니다.그래서 푸름이 교육법에서는 마음껏 뛰놀수 있는 자연을 교육의 무대로 중요시 합니다.

푸름이가 어릴때는 아파트에 안 살아서 뛰는 문제로 노심초사 한적이 없습니다.조금 커서 아파트로 이사 오니까 아이가 뛰어 놀다 초인종만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경험 때문에 몇번이나 이사를 고려 했습니다.

아이가 뛰어 주위의 항의 때문에 이사를 간 다는 며느리를 보고 미친년이라고 대놓고 욕을 한 시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그래도 남편과 상의 해 이사를 가니까 모든 갈등이 해소 되고 나중에 아이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강한 아이로 크니까 시아버지가 이제는 며느리에게 말도 함부로 하지 못하고 오히려 두려워 한다는 이야기를 이전에 들었기에 이사를 결정하기전에 호랑이주니어님에게 미리 이야기를 못해줘 아쉬울 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않았습니다.지금 호랑이 주니어님에게는 아랫층의 항의를 감당할 힘이 없습니다.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마음이 불편 하면 아이에게 고스란이 전달 되면서 아이의 행동은 더욱 악화 될뿐입니다.지금은 그나마 님의 노력으로 아이는 뒤집어 지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만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침묵 속으로 들어가면 그 무서움을 어떻게 감당 하려 하십니까?.

제가 두개의 사업을 동시에 망해먹어 끝없는 빚의 나락에 빠져 제 동생이 형이 자살을 하면 조카를 돌본다는 결심을 할때도 저는 그저 아이와 함께 숨쉴수 있음을 늘 감사 했습니다.

집이 날라가고 바퀴벌레가 들실거려 귀에 들어올까봐 낮잠을 자도 모기장을 치고 살던 집이었지만 그래도 행복 했습니다.집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님은 가진것이 너무 많습니다.어떻게 가야할 지도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결단이 부족 합니다.내 삶의 주인은 나입니다.누구도 내인생을 대신 살지는 못합니다.결단 하세요.아이는 엄마가 좋아지면 저절로 좋아집니다.먼저 나자신을 사랑 하고 나자신이 행복 해 지세요.외부의 조건에 걸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엄마가 너무 힘들면 그냥 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