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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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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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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773
큰아이가 초등2학년 남자아입니다.이번 주에 급식당번을 갔다가 담임샘 말씀을 듣고 너무 속상해 밥이 안 넘어갑니다.
큰아이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 읽기도,쓰기도 저 혼자서 터득한 아이랍니다.제가 읽어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읽는 것을 더 좋아해 6살이 되기전부터 밤늦게까지 책을 보았습니다.순하고 착하고 친정부모님이 많이 돌봐주셔서 그런지 요즘 아이들같지 않게 어른들한테도 너무 상냥하고 공손하게 해 드려 주변에서 두루두루 칭찬을 받는 아입니다.
작년에 입학했을 때도 혼자만 집에서 멀리 떨어진 초등병설 유치원을 나와서 학교에서 친구들을 못 사귈까봐 걱정했는데 아이들하고 잘 지내고 성적표도 1,2학기 모두 전 과목이 <매우 잘함>이었습니다.책도 여전히 좋아해서 독서량도 엄청나게 늘고 수준도 높아져서 세계역사,우리나라 역사,문화에 대해 아빠하고도 자유롭게 대화가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2학년이 되어서 급식당번을 하러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담임선생님(내년에 정년퇴임하시는 연세 많으신 여자 선생님)께서 우리 아이가 수업 시간에 너무 산만해서 야단을 많이 맞는다고 하시는 겁니다.처음에는 큰아이를 좋은 말로 타일렀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다짐도 받았습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는 수업시간에 책상 속에 책을 넣어 놓고 몰래 본다고 합니다.그래서 저희 부부는 또 좋은 말로 타일렀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도 받았습니다.
그 후에는 안 그러겠지 했는데 이번 주 화요일 급식당번으로 학교에 갔더니, 요즘에 또 수업 시간에 다른 책을 본다고 그러시더군요.그리고 제가 보는 앞에서 담임샘이 아이의 양쪽볼을 양손으로 잡아당겨 흔드는겁니다.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나중에 집에 온 아이를 붙들고 너무 흥분해서 큰소리로 야단치고 회초리로 종아리도 때렸습니다.물론 나중에 후회했지요.실컷 야단을 친 후에야 왜 수업 시간에 다른 책을 보냐고 물었습니다.수업이 재미없다고 대답합니다.
사실 큰아이 담임선생님이 수업 재미없게 하고, 국어,수학으로만 매일 수업하고,수학 숙제 감당 못할 정도로 많이 내주는 것 때문에 엄마들 사이에 불만이 많습니다.공개수업 갔는데 너무 재미없게 수업하십니다.
그래도 아이에게는 수업 시간에는 제대로 수업을 하고 쉬는 시간에 책을 읽으라고 했습니다.그리고 집에서 읽던 책을 학교에 가져가지 말라고 했습니다.아이는 그러겠다고 약속했는데 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밤늦게까지 안 자고 책을 읽으려는 아이 빨리 자라고 다그치고, 매일 해야 하는 수학 숙제 제대로 하라고 다그치고,독서록이나 일기 중의 하나만이라도 하라고 다그치고.
이렇게 아이를 키우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어느새 나쁜엄마가 되어버린 제 자신을 보고,부끄럽고 제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아직도 엄마로서 미숙한 제게 화가 납니다.
아이가 독서 시간이 모자라 안타까워 하길래 학원 두 개를 7월부터 접으려고 얼마전에 결정했습니다.미술 학원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꿈이 '화가'라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해서 보냈습니다.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릴때부터 그림을 아주 많이 그립니다. 잘 그리는 것인지는 모르겠고 주로 자기가 읽은 책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피아노 학원은 아이가 유난히 어릴 때부터 첼로곡을 좋아해 음악을 접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두 학원 모두 1학년2학기 들어서면서 보냈습니다.두 학원의 선생님께 상담을 해 보면 너무 열심히 잘 한답니다.
그냥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데 1학년때와는 달리 매번 산만하다고 평가하시는 담임선생님앞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1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적극적이고 활달하고 자기 주장도 있다면서 여러모로 칭찬을 많이 하시고 아이에게 잘 해주셨습니다.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항상 칭찬해 주시고요.
일단은 7월부터 아이에게 좀더 자유 시간을 많이 주려고 생각하는데 담임 선생님과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또 수업 시간에 다른 책을 본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배엄마들,저를 야단 좀 쳐 주시고, 좋은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미르솔님
왜 그 뛰어난 아이를 선생님의 편견에 맞추십니까?
선생님이 내 아이의 인생을 책임져 줍니까?
미르솔님의 큰 아들은 영재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자유로운 선생님을 만나면 날개를 달듯 창의력을 발휘하고 칭찬을 듣지만, 엄격한 선생님을 만나면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을 이해못하는 선생님때문에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선생님은 그것을 보고 자기말에 집중하지 않아 산만하다고 느낍니다.
대개 초등학교 2학년 때가 어렵습니다. 푸름이도 그때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선생님보다 내 자식을 더욱 신뢰하였기 때문에 선생님이 아무리 엄격해도 집에서는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고 후원해주었기에 푸름이는 상처받지 않고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2학년이 끝나면 또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엄마는 새로운 엄마를 만날 수 없습니다.
아이를 공교육의 틀에 맞추지 말고 마음껏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학교 성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처럼 독서를 깊게하는 초등학교 시절의 아이들은 중학교로 올라가면 엄마가 아무말 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합니다.
그런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아이에게는 환경입니다. 환경속에서 이겨내는 힘을 길러주시려면 선생님과 합세하여 아이을 강요하지 마시고 엄마만이라도 변함없이 아이편에 서서 일관되게 가세요.
푸름이교육법을 이해하는 선생님이 많아져 우리 아이들이 성장할 좀더 나은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선뜻 5만개의 강연테입을 선생님들을 위해 푸름이닷컴에서 무료로 기증하면서도 기뻤습니다.
엄마의 깨달음으로 뛰어난 아이를 더욱 뛰어나게 키우시기를 바랍니다.
배려깊게 사랑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