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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3 17: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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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one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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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8481
안녕하세요. 푸름 아빠께서 지은 "아빠와 함께 책을"이란 책을 교과서처럼 꺼내보면서 푸름아빠 교육을 따라해보려고 노력하는 엄마랍니다.
울 아가는 지금 28개월 중반 정도 되었는데요, 7개월에 처음으로 책을 들여놓고 간간히 읽어주다가 10개월 정도부터 단행본을 시작으로 하여 규칙적으로(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었답니다. 그리고 원할때마다 읽어주려고 노력했구요. 돌이 되면서부터는 읽어주는 대로 앉아서 집중력있게 읽었어요. 한번 읽어주기 시작하면 10권에서 20권씩 읽곤 했는데요. 21개월 때 동생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동생이 생긴 이후로는 책을 집중력 있게 읽기가 어렵게 되더라구요. 책을 읽어주다가도 둘째가 엄마를 찾으면 빨리 가봐야하고.....그래도 첫째가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원할 때는 최대한 책을 읽어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가끔 게으름을 부릴 때도 있었지만.....
그런데 몇 개월전부터 책을 읽어주려고 하면 싫다고 하고 혼자서만 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는 사물이나 내용이 나오면 열심히 중얼거리면서 엄마가 불러준 노래도 흉내 내기도 하고, 사물 이름을 줄줄히 말하면서 놀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리고 특히 사물 인지 놀이는 제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말이죠. 예를 들어 책에 아는 동물이나 과일 채소등이 나오면 그것들의 이름을 일일히 지칭하면서 혼자서 열심히 본답니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책을 꺼내서 또 똑같은 놀이를 반복하고, 지금쯤이면 줄거리가 있는 책도 좀 이해하고 읽어야 하고(줄거리가 있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 건 아니구요, 동화책에 나온 상황들을 재연하면서 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생일 축하하는 내용이 나오면 그것과 관련된 노래를 부르면서 박수를 치고 즐거워 하죠) 또 독서의 바다에 빠지기도 해야 하는 시기라던데, 우리 아가는 별 진전이 없고 도리어 예전에 읽었던 마술피리 꼬마라든가 돌전에 읽었던 1단계 책을 열심히 꺼내서 즐거워하는데, 혹시 이것이 퇴행현상은 아닌지.......
요즘은 문장을 완전하게 말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예를 들어 아빠 신문을 읽어요. 진우 의자에 앉아요. 엄마 컴퓨터 꺼요 이런식으로요. 어디를 다니다가도 동화책하고 관련된 상황이나 사물이 나오면 관련된 책 이름을 말하면서 엄마에게 다가오기도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서 여러권의 책을 열심히 보고는 엄마를 찾곤 한답니다.
우리 아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요.
왜 혼자서만 읽으려고 하는 걸까요?
책읽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들켜버린 것일까요?
혼자서만 책을 읽으려고 하는 것이 무척 걱정이 됩니다.
이 기간이 좀 오래가는 것 같아서요.
꼭 좋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선배맘님들의 좋은 경험담도 들려주세요.
꼭 부탁드려요.
zionesuh님
혼자서 책을 읽는 것은 퇴행현상이 아니라 내부의 힘이 증가하면서 독립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퇴행현상은 부모로부터 독점적으로 받았던 사랑을 둘째가 태어남으로써 나누게 되니까 이전에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 그때 했던 행동을 다시 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대소변을 갑자기 가리지 못하거나 징징거리며 매달리거나, 동생을 괴롭히는 현상 등을 의미합니다.
아이는 책을 보면서 관련된 사물을 인지하기도 하고, 사물의 이름을 부르면서 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가 책의 그림이나 문자를 사물과 연관시킬 수 있는 능력, 즉 상징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해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은 수없이 그런 놀이를 반복하면서 놀아도 지치지 않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는 성장하지요.
노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보세요.
똑같은 놀이를 하는 것 같은데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책을 잘 읽는 아이들은 한번에 높은 단계를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 단계로 올라가도 이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반복하며 보곤 합니다. 그래서 책을 아이들이 다 읽었다고 지레 짐작하여 그 책을 팔거나 바꾸면 어느 순간 다시 책을 찾는 시간이 오고 그런 일이 잦아지면 아이는 책에 깊숙이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푸름이가 애기 때 읽던 책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아랫단계로 내려가는 것은 아주 당연한 현상입니다.
아이가 혼자 상상하고 혼자 노는 것은 염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한글을 알아서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아이의 발달은 더욱 폭발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지금 한글을 모른다면 한글을 가르치는데 주력하시고 한글을 안다면 아주 좋은 발달을 이루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