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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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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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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7552
이제 큰애 아들을 초등학교 입학을 시켰답니다.
입학시키지 전에 사회성에 관해서 참 많이 고민하구 보냈었는데 잘 적응한다 했더니 요즘 담임선생님의 호출이 잦아서 가슴이 내려앉았답니다. 우리애가 학교에서 하라는 학습지를 혼자서 안한다네요.
저희 애는 책읽기를 하루 2시간은 꾸준히 할정도로 (시켜서 하는거 아니구 본인이 즐거워하며) 책을 좋아하구요.
성격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는 흥미를 보이며 잘하는데 별 관심이 없구 하기싫으면 안해버린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책상에 엎드려 있기도 하구.
유치원에서는 누워있기도 했지요.
이런점은 타일러서 변하지도 않더라구요.
책은 잘 읽는데 아직 자기표현력도 떨어지는 거 같구.
담임선생님께서 단체생활에서 좀 떨어진다고 하네요.
선생님께 이해해 달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잘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이셨어요. 너무 좋은 선생님이신데.. 얼마나 힘드셨으면 제게 계속 말씀하시겠어요..?
선생님은 애가 체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구..
우리 애가 키도 작거든요.
애가 좀 어리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저희 애가 좀 순수해서 그런거 같아요.
저희 아이가 친구관계도 좀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는데
무슨 심리 치료라도 받아봐야 하는건지.. 사회성이 떨어지는 부분에서요..
참 답답합니다.
학교라는 곳이 큰 장벽같이 느껴집니다.
우리애가 잘 이겨내리라 믿음을 가져보긴 하지만 제가 뭘 해줄수 있을까요..?
감동님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놓고 가슴이 철렁하시겠네요.
영재성을 가진 아이를 두신 어머님들이 학교에 가면 겪어야 할 첫번째 문제가 바로 이런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아이는 스스로 책읽기를 좋아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는 강한 흥미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네요. 특히 학교에서 하라는 학습지는 아이의 지적흥미를 이끌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푸름이와 초록이도 이런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 푸름이가 숙제를 해가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초록이도 유치원에 갔는데 그림을 그릴 시간을 잠깐밖에 안주니까 아예 그림을 그리지 않아 푸름이엄마가 유치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학교는 수십명이 동시에 같은 내용을 공부해야 하니까 발달이 빠른 아이에게 있어서는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지적 흥미를 불어일으키지 못해 지루해합니다. 특히 규칙을 중시하는 엄격한 선생님을 만나면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학교생활 자체를 장벽처럼 느낄 수밖에는 없지요.
그러나 단체생활에 적응하는 것도 교육의 과정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영재성을 죽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인 것처럼 보이는 교육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어머님의 교육철학이 분명해서 아이가 힘들어해도 엄마가 흔들리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면 안됩니다.
아이를 절대적으로 믿으시고 지금 아이가 하는 행동에 공감은 해주되 단체생활에서 해야할 것도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이 뭐라하든 엄마가 감정적으로 흔들리지만 않으면 됩니다. 모든 아이가 우리 아이를 왕따시켜도 우리 아이가 모든 아이들을 왕따시킬 자신감만 길러주면 아이는 곧 단체생활에서 해야할 행동을 습득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위해선 엄마의 아이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중요합니다.
해마다 선생님은 바뀌고 그 중에는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시는 선생님도 계십니다. 그때는 신나는 학교생활이 되지요.
돌이켜보면 우리 부부만큼 마음졸이며 아이를 학교에 보낸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한반에 푸사의 아이들처럼 온유하고, 순수하고, 욕과 폭력을 모르며 남을 배려하는 아이가 두명만 있어도 그 아이의 학교생활은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교육법을 알려 우리 아이들이 좀더 자유롭게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심리치료를 받을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믿고 더욱 사랑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