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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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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꽁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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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3984
새삼 엄마라는 자리가 버거운 날입니다. 둘째낳고부터 우리큰애가 다시 어린아이가 되여버렸어요. 큰애만 있을땐 제가 있든없든 고모잘따라다니고 할머니랑 같이자고
군산에 있는 고모집에서도 절 찾지 않고 잘만 자고 오더니... 오죽하면 저희 막내 시누이가 계모아니냐고 할만큼
저희 큰애는 저와는 무관하게 잘 자랐습니다.
하지만 둘째를 낳고는 상황이 반전이 되였지요.
잠을 잘때도 엄마 아니면 안돼고 그렇게 잘하던 쉬야도 제가 꼭 바지를 내려 줘야만 했습니다. 응가하고 뒤처리도 아빠도 싫다 할머니도 싫다 엄마만 하라는 거예요.
그러더니 다시 애기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안아줘... 업어줘... 아기는 보행기에 태워주라며 보행기를 제앞에 끌고 오고는 자기만 안아주랍니다.
이세상에서 우리 큰애가 제일 싫어하는거는 둘째에게 모유수유를 하는거였어요.
절대로 자리를 뺏기질 않습니다.
무식한 이 엄마 혼내기도 많이 혼내고 저에게 혼나고는 엄마 안아줘... 안아줘...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그때 안아줄걸 그랬습니다. 너무도 속이 상해서 안아주기는 커녕 더 혼냈으니 얼마나 야속했겠어요
그런데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둘째 자면 큰아이를 보듬고 책을 많이 읽어주웠지요. 그런데 하루는 엄마 많이 읽어줘 많이 하면서 책꽃이의 책을 정말로 많이 가져오더라구요
너무 많이 가져온 나머지 둘째가 깨고 또 젖을 물려야 하고... 그러다 보면 식사 준비도 해야하고...
결국에는 책한권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는 고스란히 다시 책꽂이에 꽂아 놓기가 일수 인데요 큰애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제가 행동을 어찌해야 합니까?
저에게는 똑같은 소중한 자식인데요...
큰애가 31개월 둘째가 6개월이라서 밤만 되면 많이 피곤해요. 전에는 그래도 아빠를 좋아해서 아빠가 퇴근하면 그래도 좀 편했는데 지금은 아빠가 별로 인가봐요.
어제 밤에도 10시쯤 둘째를 제우고 있는 방으로 다시 책을 세권 들고와서는 애처로운 모습으로 저에게 말하더이다.
엄마 책읽어줘...
이 무식한 엄마 '선호야 자자 이리와'
그 뒤 저는 잠깐 잠이 들었나봐요.
눈을 떠 보니 제 머리맏에는 책꽂이의 두칸분량의 책이 수북히 쌓여있고 제 옆에 제 손이 닿을듯 말듯한 곳에 손을 펼치고 큰애가 잠이 들어있더라구요.
그 모습에 어찌나 가슴이 메이던지요.
새벽에 일어나 한참을 울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희 아이에게 제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내가 자기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느끼게 해줄수 있을까요?
따꽁맘님
마음껏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던 아이가 갑자기 동생이 생기면서 엄마 아빠의 사랑이 분산되니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느낌일 겁니다.
따라서 첫째는 이전에 자기만을 사랑해주었던 시절, 그렇게 무한대의 사랑을 받던 갓난아기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끼게 되고 그시절에 했던 행동을 다시 하게 됩니다.
오줌도 잘 가리던 아이가 다시 엄마가 바지를 내려주어야하고 안아달라고, 업어달라고 끊임없이 요청하지요.
이때 아이의 욕구를 그냥 있는그대로 받아주면 첫째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이전의 안정된 상태로 다시 돌아가면서 동생 또한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데 따꽁맘님은 첫째를 야단치고 첫째로서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때문에 오히려 더 깊은 사랑을 주지 못했기에 첫째 아이의 퇴행현상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푸름이도 초록이 배 위에 올라가 자랑스럽게 '엄마 나좀 봐' 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갈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푸름이엄마는 푸름이와 초록이 둘 다 엄마의 사랑을 갈구할 때는 하다못해 팔로는 초록이를 안고 있지만 다리 한짝이라도 길게 내밀어 푸름이가 붙잡게 함으로써 푸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우유를 먹을 때도 푸름이는 초록이보다 더 큰 우유병으로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주었습니다.
자신이 충분히 부모로부터 사랑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아이는 퇴행현상을 멈추고 첫째는 둘째를 사랑합니다.
지금 첫째의 퇴행현상을 멈추게 하려면 첫째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첫째에게 사랑을 다시 듬뿍 주셔야 합니다.
밤에 책을 읽어달라면 읽어주세요. 그것이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이를 꼭 껴안아주면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마음껏 해주시고 동생을 잘돌봐주는 선호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이미 선호가 그렇게 된 것처럼 엄마는 말하고 행동하세요.
둘째가 조금 더 크면 둘 사이의 사랑싸움때문에 더욱 힘들어집니다. 지금은 집안일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선호에게 사랑을 집중시켜 퇴행현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첫번째 해야할 일입니다.
선호를 마음의 갈등없이 말뿐만 아니라 표정, 행동속에서 진심으로 사랑해줄 때, 선호는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때서야 비로소 엄마로부터 다시 떨어져 나가 자발성을 증가시킬 겁니다.
선호가 모유수유를 싫어하면 선호에게 엄마의 한쪽 젖을 주어 똑같이 사랑받음을 느끼게 해줘 보세요.
퇴행의 기간은 사랑이 충족되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