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월 아들을 둔 맘입니다.
자연과 책과 더불어 키우고 싶다 막연히 생각하다..우연히 이곳을 알게 되어 자주 들어오게 됩니다.
좀 예민한 아이를 둔 맘이라... 답답하고 힘들때마다 감정 조절이 안되서 속상했지요.
저희 아이는 태어나서 지금껏 밤새워 자본 적이 없답니다.
8개월 무렵부터 자다가 이유없이 깨고 울고 보챘는데, 심할 때는 30분마다...
잘 잘때도 두시간 이상은 못자고, 악 쓰며 발버둥치기를 두돌까지 지속됐는데,
제 생각엔 유치가 다 나면서 덜 해진것 같았어요.
두 돌무렵 이후부터 자다가 징징 거려도 심하지 않았고 깨는 것두 이젠 평균 4-5번 정도입니다.
지금은 잠자는게 아주 불규칙합니다. 낮잠을 자면 새벽 2-3시이고 낮잠을 안자면
좀 일찍자서 오밤중에 깨거나 아님 새벽에 깨고....낮잠 1-2시간 잘때도 2,3번 깰때가 많고...
첨엔 노력해서 자는걸 규칙적으로 만들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아무 때고 자기만 기다립니다.
제가 힘들어서...소리에도 예민하고 불도 켜두고 자고...
밥 먹이기도 참 힘듭니다. 지난 일년 먹이기와 전쟁도 병행해 왔을 정도로...
떄리면서 먹이는거 말고는 다해봤지요. 지금은 2끼 정도 먹이는데 양은 작지요.
또래에 비해 많이 작은편입니다. 사실 모유를 아직 먹이고 있습니다.
아이의 상태는 조금 빠른편입니다. 주위 또래에 비해
20개월 전후 서너문장으로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지금도 조리있게 말을 잘합니다.
한글도 2돌무렵에 엄마인 저도 모르는 사이에 꽤나 많이 안다 싶었는데..
그 뒤 지금까지 혼자 거꾸로 읽고 한자씩 막고 읽더니 종종 책 읽어줄때 한 두줄씩 스스로 읽고...
좋아하는 책은 혼자 가끔 읽기도 합니다.
책은 스스로 수시로 꺼내와 읽어달라고 하고 밤엔 비몽사몽인데도 계속 읽자고 합니다.
먹고 자는 시간이 적고 불규칙한데도 잘놀고..
사실 먹고 자는 문제로 너무 힘들어 왠만한 말썽은 힘든줄 모르겠어요..
제 고민은 이대로 잠자기를 바꿔주지 않아도 되는건지...
모유를 끊고 둘째를 가지면 정말 어른들 말씀으로 예민함이 덜 할련지...
사실 답답한 맘은 큰데 글로 표현이 잘 안되네요.
좀 더 배려해주고픈데, 막상 자지 않고 먹지 않고 제 곁에만 매달리니
몸도 마음도 지치고 자꾸 아이에게 짜증과 화를 내게 됩니다.
육아서도 읽고 있지만, 감정 조절이 안되어 충고와 격려가 듣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주니으뜸 님
아이들은 알아서 먹고자고 합니다.
아이가 먹고 싶을 때 먹이고, 아이가 자고 싶을 때 재우세요.
그러면서 아이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부부가 푸름이와 초록이에게 잘해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먹는 것과 자는 것에 대해 강요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푸름이는 정말 예민한 아이였습니다. 잠깐 잠을 자면 깊게 자지만
에너지가 얼마나 넘치는지 하루종일 활동을 하고도 밤새도록 책을 읽곤 했습니다.
밥을 먹는 것도 깨작깨작 먹었기에 푸름이를 키우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변비였습니다.
변비 문에 화장실을 가려하지 않았기에
관장을 시킨 후 업고 있다가 제 등에다 똥을 싼 적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밥을 안 먹는 것과 잠을 안 자는 것 때문에 엄마는 걱정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 푸름이는 하루에 여섯끼를 먹을 정도로 잘먹습니다.
잠도 자고 싶을 때 자도록 놔두었는데 이제는 학교에 맞추어 잘 조절합니다.
물론 방학때는 새벽 6시까지 책을 보느라 꼬박 밤을 새울 때도 있지만
학교 갈 때쯤 되면 다시 스스로 잠을 조절합니다.
예민함은 충분한 사랑을 받았을 때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합니다.
저는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잠과 먹는 것에 엄마가 질려있으면 아이는 더욱 엄마를 힘들게 합니다.
아이는 자기가 필요한 만큼 먹고, 자고 싶은 만큼 잡니다.
그냥 그대로 가게 하세요.
엄마가 마음을 비우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면
아이는 엄마가 보기에 놀랄만큼 변할 겁니다.
아이가 엄마 곁에 매달리는 것은 아직 완전하게 엄마가 아이를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더 깊게 사랑해주면 아이가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순간부터 아이는 엄마를 놔두고 주변에 대한 탐색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교육은 너무 쉬워집니다.
이제 가까이 왔으니 힘내어 분발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