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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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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i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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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646
푸름이 아버님 안녕하세요..
어떻게할까 고민하다가 글을 올립니다.
저희 준규는 이제 30개월이고 다음달 돌이 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시댁과 친정이 모두 멀리 있고 주위에 친구라고는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가 있는데 둘이 지나칠정도로 너무 싸워서 밖으로의 출입은 거의 없고 모든 시간을 집에서 엄마하고만 보냅니다.
말도 잘하고 그랬었는데 2주쯤 전부터 아이가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어디서 보고 따라하나 싶어서 별루 신경을 안썼어요. 근데 보니까 아이가 이응으로 시작하는 단어들만 더듬는다는걸 알게되었어요
예을들면 이게 뭐야라고 해야하는데 이~이~이~
계속 이라고만 하다가 이게 뭐야하고 말해요
올라가요는 오~오~오~ 한참을 그러다가 정말이지 힘들게 말을해요. 아이가 말을하는 그 표정도 힘들어 보어요.
어떻게 할까 말을 할때마다 집어줄까 하다가
너무 내가 반응을 하면 아이가 더 힘들어 할까봐 지켜보기로 했는데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 더 심해지는것 같아요
한참을 이이이 하다가 말이 나오지 않으면 모르겠어요라고 하면서 울것같은 표정을 지어요.
지금은 엄마를 부를때도 어어어~~어~ㅁ~마 라고 해요.
가끔은 이응 발음이 아닌 다른 말도 더덤거려요.
아이가 갑자기 일부 특정한 단어만 이렇게 더듬거릴수 있는건가요? 특별이 아이가 말을 더듬을만한 상황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아이가 이게 뭐야하고 말하고 싶은데 이이이 하다가 안되니까 저보고 그게 뭐야라고 말하더군요..
가슴이 아팠어요.. 왜 이럴까 하고..
엄마가 뭘 잘못했을까하는 생각에 계속 저러면 어쩌나..
요즘은 괜찮아 천천이 얘기해보라고 말해주지만
별 도움이 되지가 않아요.
책을 읽을때도 아직 글자를 몰라서 엄마가 읽어주는 글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데 그럴때도 더듬거려요
전에는 안그랬는데 우리 준규가 왜 이런걸까요?
준규는 자기가 하고싶은건 다할정도로 제가 다하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은 설겆이를 많이해요. 가끔 동생을 괴롭혀서 엄마한테 혼나기도하고 잘한게 있으면 칭찬하고, 많이 안아주고 스킨쉽도 저 나름대로 많이 한다라고 생각해요. 아이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편이에요. 밖에 나가면 꼭 엄마랑 손을 잡고 다녀요. 그러면서도 폭력적인 성향은 너무 강하죠. 친구나 누나를 때리고 밀고 화가나면 소리지르고 원하는건 꼭 해야하고, 엄마 아빠를 때리기도 하고..
아이가 뭔가 잘못을하면 저는 아이의 이름을 낮게 불러요
그러고는 이야기를 해요..아주 낮은 음으로 얘기를 해요
그러고는 꼭 끝에 아이의 대답을 들어요. '다음부턴 이렇게 하지마. 알았지?'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으면 대답해야지?라고 말해요 그러면 안되는건가요?
저희집 환경에 문제가 있는걸까요?
junimom 님
글쎄요!
글의 내용으로 볼 때는 저는 잘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발음을 잘했는데 갑자기 특정한 발음을 어려워한다면 분명 심리적으로 무엇인가 충격을 받은 것이 있는데 어머님이 모르는 것을 글로만 알기로는 힘드네요.
세가지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는 동생과의 터울이 얼마 안되기에 동생이 성장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긴다는 느낌이 강해 일종의 퇴행현상으로서 발음을 더듬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아이가 폭력적인 성향이 너무 강하다는 말에 힌트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나 누나를 때리고 밀고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고 원하는 것은 꼭 해야하고 엄마 아빠를 때리기도" 한다는데,
때리는 것은 아이가 매를 맞은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누가 때리는 것을 보아 학습될 때만 아이가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냅니다. 어쩌면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어머님이 기준이 좁아 많이 막았거나, 엄마의 감정변화가 커서 칭찬과 야단을 넘나들면서 일관성있게 아이를 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아이는 엄마의 언어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요소를 그 자리에서 읽는 천재들입니다. 따라서 아이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고 이것저것을 할 때 조건을 달았다면 그것을 힘들어해서 말을 더듬을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책을 읽을 때 소리내어 읽으라고 엄마가 강요하면 특히 남자 아이는 책을 읽는 감각의 영역과 소리를 내는 운동의 영역이 동시에 작동해야하기 때문에 말을 더듬을 수 있습니다.
어느것이 맞는 지는 어머님이 상황을 유추해보시기 바랍니다.
세가지의 어느것도 아니라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아이가 발음을 더듬는 것에 대해 개의치 마시고 아이의 발음을 인정한 후 교정된 발음을 엄마가 한번 더 해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올라가요'를 '오-오-올라가요'라고 발음하면 '응 그래 올라가요'와 같이 슬쩍 쳐주세요.
너무 발음을 힘들어하면 아이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엄마가 그 발음을 들려주셔도 됩니다.
심리적인 문제라면 더욱 깊은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시면 더듬는 것은 곧 사라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