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03-30 00:00:00
-
홍장미
-
조회수 5948
안녕하세요, 푸름이 아버님.
제가 첨으루 정모에 참석했던 작년 9월(부산) 너무나 운 좋게도 푸름이 부모님을 직접 뵐수 있었지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참석했던 그 날의 정모가 제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고, 하나의 큰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 땐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많은 고수님과 푸름이 부모님을 가까이서 만났음에도 제대로 질문한 번 해 보지 못했네요.
서경 모임 후기를 보니 부럽네요.
부산에서 또 뵐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울 아들 창근이의 책읽기에 관해 몇 가지 여쭤 보고 싶습니다.
오늘로 만 28개월이네요.
숫자와 문자를 좋아하고 관심을 많이 가지는 아이라 한글떼기에 특별한 과정없이 수월하게 글자를 익히고 있어요.
물론 시작은 통문자로 했지만, 통문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낱자개념을 스스로 알았고 자모조합 방식으로도 모두 이해하고 익혔구요.
글자를 좋아해서 통문자 카드나 가나다라 벽그림을 사서 주는것 만으로 나머진 스스로 반복하고 연습할 만큼 글자를 좋아하는 아이에요.
한글과 숫자를 혼자 연습하여(제가 먼저 유도하지 않았어요) 모두 쓸수도 있게 되었구요.
이제는 책 읽기 연습에 들어가도 될 것 같은 시점에 와 있어요.
창근이의 책읽기는 작년 9월 정모 참석 이후부터 시작해서 푸름이의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많이 느린편이구요.
책을 많이 좋아하게는 되었지만, 폭발적이지도 바다에 빠진적도 없이 그저 좋아하는 정도 인것 같아요.
제가 책 읽어줄까? 하며 tv를 끄더라도 웃으면서 책을 가져 오기는 하지만, 제 유도가 없이는 그리 오랜시간(몇 권은 읽지만) 책을 보지는 않구요.
제가 지금까지 읽어준 책은 어느정도의 반복이 된, 창작만을 기준으로 볼때 300권가량 되는것 같네요.
이런 창근이의 책읽기 과정에서,
지금 읽기연습을 하여,
읽기독립까지의 과정을 거쳐도 될까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엄마가 읽어준 양이 부족하고,
스스로의 독서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읽기독립(물론 몇 달이 걸리겠지만)을 염두에 두고 아이혼자 책 읽는걸 연습시켜도 될까 걱정이 됩니다.
엄마가 계속 더 읽어줘야 한다면,
읽기 연습은? 하는 생각도 들구요.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 한가지,
아이방에 여러가지 교구들(많지는 않구요, 퍼즐, 수세기교구, 수학교구등)을 아이가 스스로 꺼내 놀수 있도록 정리를 해 두었거든요.
물론 책도 있구요.
그래서 인지 방에 들어가면 책을 읽는 시간보다 교구나 장난감을 만지는 시간이 더 많아져요.
책은 거실과 방에 반반정도 두었는데요,
방에 책을 둔 이유는 아이가 놀다가도 책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구요.
교구를 아이손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하는지, 그냥 아이가 하는데로 따라가도 좋을지 궁금합니다.
요즘 이 두가지 생각으로 오래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 푸름이 아버님께 여쭤 봅니다.
꼭 답변 들을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장미 님
28개월에 혼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 무척 빠른 것입니다.
충분히 읽기독립을 시켜도 됩니다.
창근이의 한글떼기는 아주 자연스러웠고 아이가 엄마의 진도보다 먼저 나갈 정도로 재미있게 배웠기에 책에 대한 거부감이 없습니다.
엄마가 높은 수준의 책은 읽어주어도 좋지만 아이가 혼자서 읽을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책을 주면서 서서히 독립시켜가면 책을 읽는 권수도 늘 것이고 엄마가 유도하지 않아도 창근이가 스스로 보려할 것입니다.
어떤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읽을 때 아이는 많은 것을 받아들입니다.
아이방에 교구와 책이 동시에 있으면 아무래도 책보다는 교구쪽으로 눈길이 먼저 가고 책보다는 교구를 가지고 노는 시간이 길어질 겁니다.
따라서 교구와 책은 분리해서 두어야 합니다. 아이들 방에는 책만 두고 교구들은 눈이 보이지 않는 곳에다 둔 다음 아이가 교구를 찾으면 그때 풀어주세요. 그래야만 좀더 책읽기에 깊숙히 들어오게 됩니다.
그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네요.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기틀을 그렇게 빨리 만들다니 창은이는 아주 잘 클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