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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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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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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880
푸름부모님. 안녕하세요.
늘 많은 힘이 되네요.
안녕하셨지요?
둘째아이 임신 말기에 전화상담 한 적이 있었는데
벌써 그 아이가 8개월(여) 큰 아이는 28개월(남)에 접어들었네요.
생각은 했지만 둘을 키운다는게 많이 힘이 드네요.
큰 아이가 책의 바다에 들어서면서 둘째를 맞이한 바람에 큰 아이의 리듬을 따라주지 못하고(산후조리기간에 문만 열고 나가면 논밭인 친정에서 완전 부시맨처럼 지내느라고 책은 완전 등지고, 집에 와서도 한동안 책은 안찾더라구요)
그래도 다행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책을 원했는데
둘이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양만큼 읽어주질 못하니까 짜증스러워하구 또 리듬이 깨지더군요.
또 변명이지만 큰 아이가 하루를 26-7시간 정도 살아요.
잠자는 시간이 밤낮이 바뀐 것도 아니고 이상한 규칙을 생활하니까 둘째와 전 아주 힘이 드네요.
그래도 둘째보다는 큰 아이의 리듬을 따라가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우리 큰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조금씩 작은 아이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까진 봐지는데
잘 가리던 소변을 그냥 싸는 거예요.
처음엔 그래 나아지겠지 싶어서
"다음엔 쉬한다고 말해줘" 하면서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 계속 그러는 거예요.
방법을 바꿨죠. "엄마 화났어. 왜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거야?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아." 그랬더니 "엄마 미안해. 쉬할께."
이러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가리는 거예요.
한참 갔는데 요즘 하루에 몇 번씩 또 그러네요.
정말 열심히 놀고 있을 때, 졸릴 때, 아기 젖 줄 땐 그렇다치더라도 저를 정말 곤란하게 하는 건, 소변을 베란다에다 싸고 들어오면서
"엄마 쉬했어. 잘했다" 그러는 거예요
어젠 이불에다가 오줌을 누면서(쌌다고 하기엔 고의적) "엄마 강이야"
아까 낮에는 "엄마 내가 구름 만들어 줄까?"
"그래"
"알았어. 내가 아주아주 커다란 아빠구름 만들어줄게"
그러면서 주저 앉아서 오줌을 누는 거예요.
만들어 달랬으니 혼낼 수도 없고
이런 식이예요.
오줌을 싸놓고도 너무 당당해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그런데 또 고민이 되는 건 다른 건 허용이 되는데(물, 우유) 소변을 가지고 놀겠다고 할까봐 자꾸 치우게 되는 잘못하고 있는 건지?
밥을 먹을 때
혼자 속으로 전쟁을 정말 많이 치뤄요.
잘 안먹어서이기도 하지만
반찬 하나 놓고 밥 속에다 넣으면서 놀기 시작하는 거예요.
"내가 이불 덮어줄께." "따뜻하지?"
"어 어디갔지?" "여기있었구나"
정말 이 그릇 저 그릇으로 퍼날라서 언제 그치려나 했는데,
노느라고 밥 먹을 생각을 안해요.
어떻게 해야할지요?
또 둘째 아이에겐 너무 미안해요,
오빠가 책을 읽고 싶어할 때 전 책을 주로 읽어주는데
이젠 책 위로 올라가고 엄마에게 안기고 싶어하고,
놀아달라고 하는데, 계속 이렇게 해야하는 건지?
안 그러고 싶었지만 젖을 먹이면서 오빠책을 많이 읽어주게 되요. 그래서인지 책을 안읽어줄 때도 젖먹으면서 엄마랑 눈을 잘 맞추진 않아요.
너무 마음이 아파요.
우리아이 엄마가 부족해서 여기있는 다른 아이들처럼은 아니지만 예쁘고 사랑스럽게 커가고 있어요.
정말 열심히 놀 줄 알고,
자기 주변을 사랑할 줄 알고,
책은 창작만 줄기차게 읽어대더니 이젠 자연쪽에도 조금씩 눈을 돌리네요.(한참 달팽이과학동화를 읽더니만 푸름이 자연관찰책을 한권씩 꺼내오기 시작하네요)
조금씩 상상놀이도 하고, 역할놀이도 하면서
하루종일 종알종알 떠들어대고
울다가도 말로 하면 알아듣고 그치고.
단, 너무 안먹고, 낯가림을 하는 게 좀 속상하지요.
너무 횡설수설 했지요.
질문의 요지는
첫째는 소변보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둘째는 식사습관을 그냥 놔둬도 좋은지?
셋째는 둘째아기에게 그냥 미안해하면서 큰 아이에게 촛점을 맞춰야 하는 건지? 입니다.
푸름부모님을 비롯한 선배님들 좋은 답변 기다립니다.
은미짱 님
아주 창의적인 아드님을 두셨군요.
오줌으로 강을 만들고 음식을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고..
물론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치울 생각을 하니 힘들어 죽겠지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 어른들은 상상도 못할 창의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원래 그런 창의적인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살면서 창의적인 생각은 다 사라지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립니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은 부모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그 결과가 어떤지 궁금해서 하는 행동입니다.
이런 행동을 야단치면 아이들의 창의성은 점점 죽게되지요.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부모가 온몸으로 받아내기는 성인군자도 아니기에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게 되고 참다 참다 폭발하곤 합니다.
부모가 생각하기에 너무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되면 그때는 따뜻한 목소리로 엄마가 너무 치우는데 힘들다고 이야기해주세요.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면서 엄마가 힘들다고 이야기해주면 아이는 엄마와의 친밀감때문에 그리고 배려깊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엄마가 힘든일을 하지 않게 됩니다.
식사나 소변보는 것 등은 엄마가 따뜻한 마음으로 엄마의 마음상태를 아이에게 전하면 1~2달 사이에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소변보는 것을 시범으로 가르쳐주고 밥은 따로 밥상을 차려주어 놀면서 먹을 수 있게 하세요.
만일 안먹는 것 때문에 억지로 먹이려 하거나 먹이기 위해 아이를 따라다니면 아아의 자발성을 해치게 되고 아이와 엄마의 관계도 멀어집니다.
아이의 발달은 좋습니다.
조금 더 엄마의 기준을 넓히고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아이를 받아들이면서 사랑해주면 혼자서도 놀 수 있는 자발적인 아이로 성장할 것이며 그 다음에 둘째에게 에너지를 쏟아도 됩니다.
둘째는 첫째가 사랑을 주기 때문에 첫째만 바로 가면 저절로 따라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