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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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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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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805
안녕하세요??
푸름이닷컴을 안후로 육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바쁘신줄 알지만 푸름아빠께 도움을 청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 아이는 37개월 남자아이예요.
언제부턴가 엄마,아빠에게 먹을것을 너무 잘 챙깁니다.
아빠가 집에 없으면 꼭 남겨두었다가 들어오시면 제일 먼저 챙겨주지요..
뭐든지 먹을때마다 항상 우리 부부에게 먼저 주고 자기도 먹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막대사탕을 혼자 먹게되면 엄마,아빠도 사주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면 정말 가게가서 사야할 정도랍니다.
한번은 제가 체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할때였습니다.
빵하나를 가져와 저에게도 반 잘라주고 싶다며 앞에 앉았습니다.. 엄마는 배아파서 못먹는다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면서 계속 주려고 했지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주려고만 하길래 '엄마가 이거 먹고 죽으면 어떡해'라고 했더니 다시 빵을 봉투에 넣어두더라구요.
왜 안먹느냐고 물었더니 '엄마 배아프잖아'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지요.
아이가 먹을것을 챙겨주면 우리 부부는 열심히 받아먹습니다. 하지만 정말 배부르거나 먹기 싫을때 거절하면 울먹이기까지 합니다.
어쩔때는 너무 강요하는것 같아 화가나기도 하구요.
우리 뿐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나 누나, 동생에게도 그럽니다. 잘받아먹으면 괜찮은데.. 혹 거부하거나 하면 기분이 몹시 상하나봅니다.
처음에는 대견하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정도가 너무 심한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냥 아이가 주는데로 받아 먹어야 하는지 아니면 싫다는 사람에게는 강요하는거 아니다라고 계속 가르쳐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푸름아버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21세기 학생백과 잘 보고 있답니다.
근데.. 백과사전을 읽어달라고 할때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말로 읽어주어야 하나요? 아니면 써 있는대로 읽어주어야 하나요? 어려울것 같아 그림만 보고 대충 설명해 주면 여기 글씨 써있는거 읽으라고 하네요..
더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지만 그러면 한도끝도 없겠네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크리센트 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드님을 두셨네요.
부모가 자녀를 배려했기에 아이는 부모에게 배려깊은 사랑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것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푸름이닷컴에서 이렇게 음식을 챙겨주는 아이들을 무척 많이 보았습니다. 모두가 예외없이 배려깊은 사랑을 받은 아이들입니다.
배려깊은 사랑은 아이의 분별력을 높이고 도덕적이고 사회적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어릴 때 푸름이는 꼭 학교의 도덕선생님같은 면이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면 하지못하게 나서서 막고 기차를 타고 가다 푸름이엄마가 큰소리로 웃으면 "엄마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누가 웃고 있어요?" 하면서 오히려 어른보다 먼저 사회적 규범을 지킬 것을 요구했습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이미 할 행동과 하지말아야할 행동을 구별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아이의 선한 행동이 모든 경우에 확대되어 어머님이 걱정하시는데 제가 보기에는 걱정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잘 받아먹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에 거부당하면서 아이는 점점 개별적인 사례, 즉 어느 경우에는 주어도 되고 어떤 경우는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이가 영어를 배울 때 규칙동사의 끝에 ed를 붙여 과거형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는 불규칙동사에도 ed를 붙여 과거형을 만드는 경우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다 불규칙동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불규칙동사를 적용시키게 되지요.
따라서 아이의 선의를 칭찬하고, 그러나 먹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는사실을 아이에게 이야기해주세요. 특히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자기의 선의가 거부당하는 것에 낙담하고 왜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잘모를 때가 있으므로 대화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말이 빠르고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왜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유를 모를까하는 마음에 부모가 낙담할 수 있는데 발달이 아무리 빨라도 아이는 아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이의 지적능력은 대충 설명해주는 것을 아무런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단계를 이미 지나고 있습니다. 아이는 좀 더 깊게 알고 싶기에 써있는 글씨를 읽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는 힘이 들더라도 좀더 구체적으로 읽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읽어주고 대화나누고 하면서 진행시키세요.
사랑스런 아이입니다.
잘키우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