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여아를 키우는 맘입니다,,
올초에도 한번 질문을 들여서 답변을 받았는데 아이를 키울수록 궁금한게 더 많아지고 왜 내 아이만 이럴까하는 생각에 걱정이 늘어가는것 같습니다,,
우리딸은 또래에 비해서 말도 빠르고 자기가 생각하는걸 말로 표현 잘 합니다,,
그리고 20개월에 책읽기의 반복으로 한글을 스스로 떼었습니다,,
모두 푸름이 부모님을 알게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 질문은
1. 또래랑 같이 어울려 있으면 눈에 띄게 혼자놉니다,,
푸름이 부모님께서는 굳이 같이 어울려 놀지 않고 엄마가 잘 놀아주면 문제 없다고 하지만 엄마 마음에 나중에 단체생활에서 '왕따'가 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문화센타에도 다니고 친구집에도 자주 가서 놀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나아지는건 없고 혼자 있는 모습이 엄마의 마음을 계속 불안하게 만들 뿐입니다,,
집에서는 심심해하지 않고 잘 노는 편입니다,,
저에게 잘 치대거나 힘들게 하지도 않습니다,,
왜 이렇게 또래에게 관심이 없는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다른 여자아이처럼 인형을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장난감을 가지고도 놀지 않아요,,
2. 산만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지만 밖에 나가면 가만히 있지를 않습니다,,
호기심이 많은건지 엄마의 가슴을 몇번이고 쓸어내리는 행동을 합니다,,
엄마가 없어도 혼자 뛰어다닌다든지, 한자리에 가만히 못있는다고 해야하나요,,
문화센타 수업을 할 땐 선생님이 아이에게 무언가를 나누어주려고 하면 다른 또래는 기다리는데 제 딸아이는 그걸 못참고 책상위에 올라가서 달라고 소리를 지를때도 있어요,, 그럴땐 참 황당해요,,
그리고 누가 불러도 대답도 않고 자기 할 일만 계속합니다,, 눈을 잘 맞추려고 하지 않구요,,
3. 한글에 대한 질문인데요,,
요즘은 글자를 아니까 책을 읽을때 그림보다는 글자를 먼저 보려고 해요,
제가 책속에 없는 글자를 읽으면 그 글자가 어딨냐고 찾아달라고 합니다,,
제가 한글을 가르친건 아니지만 그래도 빨리 글자를 아는게 잘된일인지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입니다,,
4. 책 속에 있는 말을 합니다,,
저에게 떼를 쓰거나 친구랑 다툴때 항상 책 속에 나오는 말로 떼를 씁니다,,
책속이 있는 말이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데도 책 속 문장으로 떼를 쓰네요,,
처음엔 이러다 고쳐지겠지 했는데 몇달이 지나도 매번 똑같네요,,
.
.
쓰고나니 너무나 긴 장문이 되었네요,,
남들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면 모두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제 아이라 사소한 것도 걱정이 됩니다,,
바쁘시겠지만 푸름이 부모님 답변 부탁드립니다,,
똥글맘 님
제가 어떤 글을 쓸 때 그냥 상상해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글을 잘못 쓰면 미래의 희망인 우리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에, 제가 경험한 확실히 알고 있는 것만 쓰고자 하고 한자한자 모두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똥글맘님의 질문은 일반적인 관점으로 아주 뛰어난 영재 아이를 재단하고자 하는 데서 오는 궁금증입니다.
푸름이닷컴은 남들에 비해 뛰어난 아이를 키우자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르게 키우자는 교육을 하는 곳입니다.
남과 다르게 키우자는 교육에서는 왜 내 아이만 이럴까 하는 걱정은 할 이유가 없습니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을 인정하고 아이의 재능을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20개월에 책읽기의 반복으로 한글을 스스로 떼었다면 그것은 이미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각오하고 계셔야 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가 수없이 반복해서 드렸지만 어머님들은 꼭꼭 집어서 답변해주길 원하기에 순서에 따라 다시 대답해드리겠습니다.
1.
그 나이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 나이는 아직 다른 아이들과 진정한 협력놀이를 할 나이가 아닙니다. 또한 그 나이에 한글을 스스로 읽는 아이들이 몇명이나 되는지 한번 조사해 보십시오.
아마 또래보다는 연령이 높은 아이들과는 어울려 놀 것입니다. 또한 어른하고는 대화가 잘 될 것입니다.
아이는 혼자 있어도 심심해하지 않을 정도로 내부의 힘이 증가했습니다. 엄마에게 치대지도 않고 말도 이해가 되면 행동을 바꾸고, 단순한 인형이나 장난감 보다는 훨씬 더 복잡하고 고도의 생각을 요구하는 것에 훨씬 흥미가 있기에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엄마가 염려하여 일부러 문화센타나 친구집에 자주 가서 놀리면 아이는 부정당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왜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지 않죠?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강한데 그런 애가 왜 왕따를 당합니까?
설령 왕따를 당한다해도 배려깊은 사랑을 깊게 받은 아이들은 그것이 왕따인지 조차 모릅니다.
2.
푸름이 엄마는 저보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늘 이야기합니다. 사십대 중반인 저도 새롭고 신기한 것을 보면 참지 못하고 끼어들기를 반복하는데 아이는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을까요?
새로운 것에 갈급하여 책상 위에 올라가서 소리치는 것이 진정 배우는 자의 자세가 아닐까요?
얼마나 알고 싶으면 그렇게 할까 생각해 보셨어요?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 중의 하나가 모르는 것을 배울 때의 즐거움입니다.
배움에 기뻐 환호하고 있을 때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고 황당해하고 질서를 지키라고 윽박지른다면 아이는 먼저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문화센타에서 무엇을 배우는 것보다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잃어버릴 것에 대한 염려때문에 저는 아주 어릴 때 그런 곳에 보내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 것입니다.
누가 불러도 대답못할 만큼 아이는 정신을 몰아쓰고 있는데 저 같으면 일부러라도 부르지 않을 겁니다.
푸름이 엄마는 자다가 일어날 때 먼저 한쪽 눈을 뜨고 푸름이의 동태를 살피곤 했습니다. 푸름이가 책에 집중하면 다시 눈을 감고 그냥 푹 잠을 잤습니다.
3.
글자를 안다는 것은 이미 상징의 세계를 이해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명작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를 볼 때 아무리 잘 만든 영화라도 그림 하나 없이 글자만 있는 원작인 명작의 웅장한 상상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경험합니다.
우리가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는 것은 그림이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먼저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문자의 상징성을 이해한 후에는 그림책도 좋지만 점점 그림이 없는 책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모든 교육은 구체적인 것에서부터 추상적으로 간다는 교육의 방향성을 이해하면 오히려 글자에 관심을 갖는 아이의 특성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지요.
글자를 강요해서 배운 것이 아닙니다. 강요해서 배웠다면 글자의 의미를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지금 글자와 글자가 상징하는 의미 관계에 푹 빠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4.
아이가 벌써 책 속의 말을 인용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서 깜짝 놀라는 것은 우리가 언젠가 아무 생각없이 사용했던 말을 아이가 스스럼없이 사용할 때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했던 말이 아니라 아이가 읽었던 책의 내용을 인용한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엄마가 그것을 고치려 하니까 아이는 떼를 쓰게 되지요.
엄마의 입장에서는 상황이 안맞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에 맞을 수도 있습니다.
저 같으면 오히려 아이의 그런 지적능력에 감탄하고 격려함으로써 더욱 책 속에서 깊이 들어가도록 할 것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아이는 잘크는데 엄마의 의식은 아직 옛날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자세히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우리는 지금 배우면서 아이를 키우지만 한 시대만 지나면 지금 우리가 논하는 것이 보편적인 가치가 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