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01-27 00:00:00
-
하늘아
-
조회수 7824
36개월에 접어둔 서윤맘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좀더 이해하기 위해 가끔씩 육아서를 읽습니다.
매를 들지 않고 소리치지 않고 말로써 기르고 있습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말로써 키운다는것이 무척 힘들때가 자주 생기더군요.
육아서에서는 아이가 기분이 나빠졌을때 먼저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서윤이가 이렇게 하려는데 이렇게 안되서 서윤이 맘이 상해구나". "우리 차근차근 다시 해볼까"...
이런식으로 공감을 해줍니다.
저의 아이가 좀 예민한편입니다.
책이 구겨져 있으면 구겨져 있다고 난리가 나고, 은행이나 관공서에 가면 거기에 있는 광고지는 색깔별로 가져와야 하고(조금이라도 구겨지거나 흠이 생기면 울고 불고 난리가 나죠.) 그걸 가지고 상상놀이를 하면서 놀거든요.
놀다가도 한번 맘이 상해서 울기 시작하면 어찌나 크게 우는지...
울기만하면 모르는데 울면서 뭐라뭐라 말을 하면서 현재 상황이랑 상관도 없는 요구를 하는데 '손수건 달라', '발이 아프다', '업어달라'.........
이럴땐 "서윤이가 울면서 말하니까 엄마가 알아 듣을수 없거든 울지 않고 똑박똑박 말할 준비가 되면 와서 얘기해"
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집안일하면서 지켜봅니다.
아무튼 놀면서도 순간순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조마조마할때가 많습니다.
어쩔땐 내가 너무 아이한테 이끌려 가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아이가 예민해지기 시작한게 28개월쯤부터이니까 그때부터 이런식으로 생활했는데 나아지지 않는걸보니 저의 방법이 틀린걸까요?
또 아이가 환경 변화에 느리게 반응하더라구요.
책도 좋아하고, 말도 빠르고, 혼자서 상상 놀이도 잘하고, 단추 달린 옷도 스스로 입었는데 겨울옷은 입지않으려고 해요. 외투는 물론 겨울 윗옷, 바지도.....겨울옷을 입기까지가 1~2달은 걸린것 같아요.
책이나 tv 유아 프로그램에서 조금만 무서울거 같으면 절대로 안볼려고 해요. 도깨비, 괴물그림이 아닌데도말이예요.
이런 아이는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그리고 몇개월전부터 '엄마와 아기의 관계', 알.., 아기와 관련된 모든 것들...배속의 아기 모습..산부인과...
책보고 얘기들려주늘걸 좋아하던니 요즘은 배속에 공을 넣고 아기를 낳는다, 알을 품는다 이런 행동을 매일합니다.
내가 보거나 말이라도 건네려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배속에 공을 빼버립니다. 아니면 이불속에 숨어서 한참을 그대로 있습니다. 이럴때 어떻게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가르쳐 주세요?
두서 없이 생각나는대로 적어습니다.
명괘한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늘아님
서윤이는 제1반항기의 특징을 28개월 이후부터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이 구겨져 있다고 난리가 나는 것이나, 옷을 안입는다고 고집을 피우는 것들은 고장난 전축판이 같은 내용만 반복해서 튀는 것 같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하려하는 까탈스러운 제1반항기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거기에다 책을 좋아하고 말도 빠르고 상상놀이에 푹 빠져있으며 무서움을 심하게 타는 것은 지적 발달이 무척 빠르다는 증거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요구하는 것은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예민하기에 엄마가 그 예민함을 따라가지 못하면 징징거리며 하루가 다 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엄마가 너무 단호하게 아이를 대해서는 안됩니다.
아이의 요구를 될 수 있으면 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하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는 깊이를 더해야 합니다.
아이가 울면서 요구하는 사항이 현재의 상황과 상관이 없어도 그래도 성심껏 들어주어 엄마의 따스한 사랑을 전해주세요.
언제까지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따스하게 대하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면 곧 고집을 피우는 것은 사라지고 엄마의 말에 아이는 순응하게 됩니다.
배 속에 공을 넣고 알을 품거나 알을 낳는 상상놀이는 아이가 마음껏 즐기도록 나두면 됩니다. 이렇다 저렇다 참견할 것도 없고 아이가 같이 놀기를 요청하면 같이 놀아주세요.
아마 엄마의 상상력이 아이를 따라가지 못할 겁니다.
푸름이도 서윤이처럼 예민하고 징징거리며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희들도 아이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해서 그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그 욕구를 들어줄 수 있는 범위까지 들어주면 아이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성격을 갖게 됩니다.
서윤이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