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인터넷을 통해, 푸름이를 알게된 미국에 거주하는 푸름이 팬 중의 한사람입니다.
우리 딸은 3살 반,그러니까 44개월 입니다.
제가 유학 중에 미국에서 낳았지만, 한국에 자주 들어가고, 장기 체류한 적도 있고 해서
한국말을 아주 잘합니다.
물론 엄마 아빠와 하는 말이 한국어 이니, 한국말을 아직 영어보다 유창하게 하는 건 당연하겠지요.
그래도, 한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한지 1년 반이 넘었고, 이곳에서는 미국 유치원에서 하루종일 미국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생활하여, 한국말의 발달이 늦을 수도 있을텐데, 그래도 또래 아이들과 비교했을때, 한국말의 수준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고 여겨집니다.
(엄마, 아빠 모두 회사에 다녀서, 아이는 어린이집 같은 데서 하루 종일 있답니다)
1년 만에 만난 이모도, 한국말이 하나도 안 줄고, 굉장히 늘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동안 제 딸, 희수에게 영어 동화책을 보며, 한국어로 읽어 주었거든요...
그러니까 글은 영어로 쓰여 있는데,
엄마가 그 내용대로 한국어로 바꾸어서 동화 구연 하듯 읽어 주었다는 뜻입니다.
근데, 이대로 계속 하면, 문제가 있겠지요?
제가 쓰는 말에도 한계가 있고, 영어 문자를 보며 한국말로 상상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지만 한국책 구하기가 어려워서, 희수의 책 읽는 속도를 따라갈수 없을 것 같은데..
주로 미국책은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20권씩 빌려 보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책 읽는 걸 아주 좋아해요.
그리고 희수는 지금 몬테소리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그 곳의 선생님이 희수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이미 5살짜리가 하는 수학 퍼즐을 3번 만에 다해서 놀라게 했다고 하는 군요.
물론 영어도 잘 배우고 있는 실정인데, 요즘따라 유치원에 가는 걸 싫어하고, 폭력성이 늘고 있어서,
올 5월부터는 제가 회사를 관두고 6살 될때까지 키울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의 첫째 질문은, 한국 전집을 좀 주문하고 싶은데, 창작동화 전집 중에 권하시는게 있으신지요?
두번째 질문은 한국 책을 많이 보는게 환경적으로 어려우니까,
앞으로도 도서관에서 미국책을 많이 빌려 볼건데, 이럴 경우
영어책을 보며 한국말로 엄마가 동화 구연하듯 읽어 줘도 괜찮을까요?
몇번 영어로도 읽어 줬었는데, 아이가 엄마에게 영어를 듣는게 낯설어서 그런지, 한국말로 해달라고 해요.
그리고 영어는 종일 어린이집에서 들으니까 저의 서툰 발음으로 하는 게 제 성에도 안차는 것 같기도 하구요.
세번째 질문은, 우리 아이가 많이 신경질 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유치원을 바꿨을때부터 그런게 생긴것 같기도 하고...
요즘에는 데릴러 가면, 혼자 그네 타고 있고, 다른 아이들과 잘 사귀지 못하는 것 같은데, 괜찮은가요?
교회에서 만나는 아이들과는 잘 노는 편이어서 사회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유치원 선생님도, 희수는 친구와 트러블이 생기면 꼭 어른한테 와서 이르고,
어른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린다고 하는군요.... 어찌하면 될까요?
저는 푸름이 회원이고, 제 id 는 heesue2001입니다. 답변은 여기에 해 주셔도 좋고,
아님, 푸름이 싸이트의 푸름이 아빠에게 질문하는 곳에 포스트 하시고, 해 주셔도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질문이 있습니다.
한국말로 된 책을 어디까지 사주어야 하는지도 저의 고민중 하나인데요.
사실 저희는 이곳에 유학왔다가 우리 부부가 모두 직장을 갖게된 바람에 이민으로 자연스레 옮겨가는 중인데요.
아마도 이곳에서 대학까지 딸아이를 교육 시킬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 책을 사주고, 과학도감이나 백과사전것도 한국 것으로 사주고 싶은데,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그것이 그만큼의 효과가 있는지 가끔씩 의문이 들어서요.
왜냐하면, 이곳에서 주로 공부하는 언어가 영어가 될텐데, 우리 나라 책을 보며,
예를 들어, 물고기 이름을 다 한국말로 알고 있는 아이가, 학교에 가서 같은 그림을 보았을때,
당연히 영어로는 이름을 알지 못해 가만히 있겠지요.....
그래서, 처음부터 영어로 된 백과사전등으로 그 사물들을 인지하도록 하는게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일이 아닌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희 부부와 대화하고 생활 속에서 한국말을 쓰는 것은 좋은데,
그것을 어디까지 확대해야 하는지가 저희 부부의 고민입니다.
그래서 한국말 책도 몇살까지 사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영어책과 병행해서 사주어야하는지,
(경제적으로 버겁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초등학교에 들어가 영어가 배움의 수단이 되었을 때 영어책만 사주어야 할지.. 정말 고민입니다.
많은 질문을 받아보셨을테니까, 저보다 생각도 많이 하셨을 줄 압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unsil Yim님
제 이름도 희수입니다. 좋은 이름이죠!
현명한 어머님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앞으로 희수를 어떻게 키우고 싶으세요?
영어도 잘하지만 우리말도 유창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으세요?
아니면 영어만 잘하고 우리말은 못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가요?
우리말을 잘 못한다면 우리의 문화도 잘 모를 것이고 아이의 정체성은 또한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이 경우는 아주 명쾌합니다.
우리말도 잘하고 영어도 유창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환경이 저와 이름이 같은 희수에게 주어져있습니다.
영어는 앞으로 성장하는 환경에서 수도없이 듣게 될 것이며 가만있어도 아주 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말은 엄마가 구연동화 하듯이 영어 동화책을 한글로 읽어주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이고,
계속 그런 환경이 주어지면 성인이 되어도 우리말을 쓰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을 겁니다.
제가 현명한 어머님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표현한 것은 엄마가 어설픈 영어로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가장 자신있는 모국어로 영어동화책을 읽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는 누구나 어학의 천재입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10개의 언어를 어린 시절부터 준다면 아이는 누구나
10개의 언어도 아무런 불편없이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희수는 발달도 빠르고 두 언어를 그냥 흡수하듯이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앞으로는 될 수 있는한 집에서는 영어보다는 한국말을 부모가 사용하여 모국어의 추상성이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적으로 한국전집을 사주기가 어렵다면 저는 창작동화보다는 오히려 과학도감이나 백과사전같은 두고 두고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책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창작동화를 촘촘히 치고 올라가면 좋지만, 그런 경우에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희수가 책을 좋아하고 발달도 빠르기 때문에, 창작동화를 충분히 안보아도 개념이 어렵고 묵직하여
책을 충분히 안읽은 아이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과학이나 백과를 주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로 자연과학의 개념을 받아들인 아이들에겐 그것을 영어로 받아들이는 것도 더 쉽습니다.
학교에 가서 공부로 더 잘하게 됩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엄마가 계속 한글로 읽어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엄마의 도움없이도 한글로 스스로 책을 읽을 때까지 엄마는 계속 읽어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집에 계신다고 하니까 한글을 가르치시기 바랍니다.
세번째 질문은 엄마가 충분히 사랑해주면 신경질적인 것은 사라질 것입니다.
아직은 다른 아이와 잘 사귀지 못하는 것을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유치원의 변화가 스트레스와 아이들끼리 부딪치면서 배운 생존기술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엄마가 집에 있으면서 희수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해주면
이전에 희수는 내적행복을 확고히 다져왔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으로 희수는 잘 성장할 것입니다. 잘 키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