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 쌍둥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큰 둥이가 말이 좀 빠른 편인데, 19개월에 알파벳을 다 알았습니다.
시부모님께서 두 아이들 키우시면서 늘 TV를 켜놓으시기에
영어비디오 '빙뱅붐1'을 사주었는데,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하루에 두 세편은 꼭 봤는데, 어느 순간부터 알파벳을 다 알더라구요.
비디오 내용에 알파벳 문자를 한 화면에 다 담으면서 따라하게 하는 순서가 있거든요,
그것을 반복하면서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대문자와 소문자도 정확하게 다 알구요,
알파벳 읽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종이를 가져다 주고 매일 쓰라고 하네요...
자기 전에도 혼자 에이,비,씨... 하면서 알파벳을 중얼거리기 일쑤입니다...
푸름이아빠가 다른 분 상담을 해주는 내용을 보니까 영어의 경우 b,d,p,q처럼 서로 혼동이 되는 문자가 있고,
문자에 너무 집착하게 되므로 너무 이른 문자교육은 나중에 난독증이 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더군요..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당 비디오를 보여주지 말아야 할까요?
문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데, 한글을 통문자 위주로 가르치는 걸로 관심을 전환시켜줘야 하는지...
아니면 문자는 모두 집어치우고 책을 읽어주는데만 집중해야 하는지요...
그러면 알았던 알파벳도 잊어버리게 되는지...
엄마인 제가 몰라서 우리 아이가 알파벳을 먼저 띠게 해서 부작용이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 종일 걱정이 됩니다.
둥이맘님, b 와 d, p 와 q 는 음소이지 문자가 아닙니다.
영어의 난독증은 was와 saw 같은 단어를 구별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영어권에서는 어릴 때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처럼 문자를 강요하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난독증에 걸리는 확률이 20%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금 아이가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별하고 알파벳을 중얼거리는 것은 난독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종이에 영어 알파벳을 써달라고 하면 써주세요. 아이에게 있어 그것은 일종의 놀이입니다.
아이가 알파벳을 구별하는 것은 영어비디오를 통해 영어에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릴 때 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디오가 정보를 일방으로 전하기 때문에 비디오에 집착하면
아이와 교류를 나누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경계하는 것뿐입니다.
시부모님에게 부탁해서 아이가 비디오를 볼 때는 시부모님도 함께 보면서 비디오에 나오는 내용에 관해
대화를 나눠주는 시간을 좀 더 많이 갖게해달라고 하면 교류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비디오의 단점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저도 푸름이에게 동물에 관한 비디오를 참 많이 보여주었지만
항상 우리부부는 비디오를 보면서 푸름이와 대화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푸름이가 자연과학분야를 좋아하고 잘 하는데 기여했다고 봅니다.
한글은 b 와 p, p 와 q 같은 방향에 따라 헷갈리는 음소가 없어 어릴 때부터 문자를 가르쳐도
난독증같은 부작용이 없습니다. 이것이 한글의 위대한 힘입니다.
아이가 문자를 좋아한다면 한글문자를 가르치는데 주저하지 마세요.
책을 읽어주는 것과 통문자를 가르치는 것은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책의 제목을 잠깐잠깐 손으로 짚으면서 읽어주면 그것은 통문자를 가르치는 것이지요.
책을 읽어주는 과정 자체가 문자를 가르칠 수 있는 친숙감을 주는 것입니다.
책도 읽어주면서 문자도 놀이로 가르쳐 주세요.
알파벳은 지금 잊어버렸다해도 한 번 기억한 것은 쉽게 다시 기억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에 먼저 익숙해지면 책과 같은 상대적으로 자극이 강렬하지 못한 활동은 아무래도 뜸해집니다.
될 수 있으면 주어진 환경에서 책을 읽는 활동이 증가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