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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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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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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2243
한글을 완전히 뗀상태라 그런지 예전과 다르게
책 읽는걸 지겨워 하는거 같습니다
반복도 많이 안하려고 하는것 같구요
한자를 음과뜻을 50개정도 아는데 재미있어 하는걸 보면
새로운 언어에 흥미를 보이는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영어를 시작하면 덜 지겨워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둘째를 가지려고 하는중이라
책 독립을 시키고 싶은데
보통 어느정도 기간이 걸리나요?
한글떼고 난후에도 같이 읽어주다 보면
어느순간 혼자 읽는다고 하는데 그 시기가 몇달정도 후인지..
요즘들어 체력이 많이 부족해서 인지 둘때낳아서 같이 읽어줄생각하니까 엄두가 안나네요
선배맘들은 어떤식으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오늘따라 왜이리 힘이드는지..
임민맘님
책을 읽는 것을 지겨워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순식간에 받아들이기에 구체적으로 그림을 보기보다는 추상적인 문자를 읽는 것처럼 보여지면 이전보다 반복을 덜하는 것입니다.
사실 17개월에 한글을 떼었다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부모님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조차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일부는 그럴리가 없다고 의심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는 전국을 다니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가 얼마나 위대하며,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부터 알기에 놀라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영재의 특성을 그대로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뭐든지 아이에게 재미있게 주면 그대로 흡수할 것입니다. 17개월에 한글을 떼었다면, 그것은 엄마의 강요에 의해서는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교육을 할 수 있는 엄마의 역량이 충분해 매순간을 아이와 재미있게 놀았는데 그 모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학습의 시간이었을 겁니다.
아마 아이는 무엇을 배운다는 생각조차 없이 한글을 배웠을 겁니다.
영어와 한자를 주면 다 받아들일 겁니다.
그러나 저는 영어를 들려주고 한자를 구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아이의 지적인 힘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기초를 좀 더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나비라는 단어는 아이가 읽을 수 있지만 나비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특징은 무엇이고, 그것이 나방과는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지식을 아이가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더 주는 것이 훗날 아이의 지적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글을 안다는 것은 이미 사물을 분류하면서 명칭을 붙일 수 있는 능력을 획득했다는 의미입니다.
영어와 한자를 가르친다는 뜻은 사물에 대해 이것은 이런 소리가 나고 이렇게 문자로 쓸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아이는 한글을 배움으로써 이제 사물에 대해 문자로 상징화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더 사물을 구별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엄마는 그런 아이의 발달에 맞추어 사물을 구별하고 분류하고 조직할 수 있는 기회, 즉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좀더 깊은 단계의 경험을 먼저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아마 [21세기 학생백과] 같이 "비행기, 보석, 차" 등등 모든 분야의 사물을 구별할 수 있고, '보석'이라는 같은 분야에서도 '다이아몬든', '루비, '진주' 처럼 분류를 깊게 하는 책에 아이는 천천히 몰두해 갈 것입니다.
영어나 한자 같은 기능적인 것도 좋지만, 먼저 실질적인 지식을 넓혀 어떤 것이던 쉽고 빠르게 받아들이는 두뇌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 해주어야 할 일이 아닐까요?
한글을 일찍 배움으로써 아이는 이제 문자로 된 지식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세계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아이가 문자를 읽으면서 배움에 대한 기쁨에 넘쳐 내부의 힘에 의해 스스로 배움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갈수록 엄마가 유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아이는 훗날 성장이 달라질 것입니다.
먼저 둘째를 갖기위해 독립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엄마의 급한 마음을 아이에게 들킬 염려가 있습니다.
아직 둘째를 갖기에는 조금 이릅니다. 첫째와 둘째의 터울이 36개월은 되어야 아이가 부모로부터 배려깊은 사랑을 충분히 받고, 정서적인 충돌없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스스로 읽을만한 새로운 책을 살살 혼자서 볼 수 읽게끔 유도하세요.
아주 풍부하게 쉬운 책을 주어 아이의 지적발달이 한없이 넓어지도록 하면서 좀더 다져서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높은 책은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주저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에 대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렇게 읽어주다보면 어느 순간 아이는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읽으려 할 것입니다. 그 순간은 아이의 읽기능력이 엄마가 읽는 것보다 빨라져서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답답하기에 혼자 읽으려 하는 것입니다.
그때가 진정으로 읽기 독립이 이루어지는 시기이지만 지금은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새로운 책을 더욱 빠르게 주어야 합니다. 이 속도가 너무 빨라져 어느 때는 도대체 얼마를 더 주어야 할 지 모르고, 이러다가 집안이 거덜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아이의 발달에 따라갈 수밖에 없지요.
경제가 허락치 않으면 도서관에 부지런히 다니세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도 잘 해오셨지만 엄마가 그렇게 발달이 빠른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는 지에 관해 공부를 깊이 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는 너무도 예민하게 성장할 것이기에 엄마의 역량이 부족하면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역량만 꾸준히 기른다면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기쁨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맛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푸름이닷컴의 모든 어머님들이 고민할 수 있는 내용이기에
교육의 방향을 이야기하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벅차면, 이번 서울 경기정모에 꼭 참석하여 푸름이엄마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