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12-21 00:00:00
-
웃음치료
-
조회수 8190
형경이는 37개월 된 저희집 큰 딸이예요. 둘째는 13개월 된 남자아이죠.
근데 형경이 때문에 저희 부부가 고민이 커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형경이는 하루 2번 정도 점심 저녁을 병원에 가서 밥을 먹어요. 근데 형경이는 사람들한테 인사를 하지 않고 "싫어," 이런 말만 하고, 환자들이나 사람들이 형경이 예쁘다고 아는 척하고, 얼굴이나 머리 만지면 얼굴을 홱 돌려 버립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남편은 형경이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제가 제1반항기라서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했고 우리가 인사를 크게 하고 아이에게 자꾸 인사 잘하고 웃는 얼굴로 사람들 대하라고 말하지 말고 더 사랑을 많이 해 주자고 했지요. 얼마전에는 환자가 "형경이 땅콩 먹어 "하고 땅콩을 줬더니 "땅콩 버려 "하면서 말해서 아빠가 무안해서 혼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말만 그러고 땅콩을 다시 먹더라구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요."아빠 엄만 안 그런데... 형경이 누구 닮아서 이렇게 쌀쌀맞아요?" "형경이 여우야" 보는 사람들마다 그래서 저도 스트레스 받는 거 있죠. 형경이는 인사도 잘하고 잘 웃어요. 아빠는 형경이에게 이렇게 말하면 형경이는 "아니 인사 안해" 이렇게 말하죠. 점심 시간은 형경이가 잠이 오는 시간대였고, 저녁 시간은 안 그런 거 같아요. 남편에게 형경이가 잠이 와서 그런 거라고 했더니 아니랍니다. 심각하니까 냉정하게 생각 해 보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또 자기 기분 좋은 날은 인사도 잘 하고 하여튼 형경이의 기분은 아무도 몰라요.
형경이의 책읽기는 잘 진행 되고 있구요.
푸름이 닷컴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남편이 형경이의 심각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이런 면을 빨리 상담 받아 보래요. 꼭 상담해 주세요.
웃음치료님
형경이가 인사를 해야하는 상황이 형경이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것도 그렇고 부모 또한 인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무의식 안에 깔려있기 때문에 형경이에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강연 중에 늘 강조하는 것은 아이에게 인사를 잘 하기를 강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엄격한 집안에서 자란 부모들은 아이에게 인사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인사할 마음이 없는 아이의 머리를 뒤에서 잡아 억지로 숙일 때가 있습니다.
그순간 아이의 자존심은 상처를 받고 자발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당연히 상한 자존심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하듯이 '싫어' 소리를 연발합니다.
이를 억지로 끌고 가면 결국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인사는 억지로 시키지않아도 됩니다.
부모가 늘 인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아이가 어쩌다 인사를 하게 되면 인사를 잘한다고 칭찬하면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것을 배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은 인사를 안한다고 야단치니까 오히려 인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만 증가시키고 아이의 자발성만 죽이게 되지요.
형경이가 인사를 거부한다면 분명 부모의 마음 속에 인사를 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그것을 거두세요.
아이가 인사를 안하면 안한다고 야단치기 보다는 오히려 형경이가 지금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음에 대해 공감을 표시해주세요.
그런 다음에 인사를 잘할 때 형경이가 자랑스럽게 보인다는 엄마의 의지를 절대 아이에 대한 압력이 아닌, 그저 지나가듯 표현해보세요.
남들이 뭐라하듯 그것은 신경쓰지 마세요.
그것이 형경이를 더욱 힘들게 하게 됩니다.
아이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사랑을 주게 되면 아이는 곧 인사를 잘하게 됩니다.
염려할 사항은 절대 아닙니다.
푸름이 아빠의 육아노트에 추천한 <스마트 러브>라는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인사에 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하는 지에 대해서 깊게 성찰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