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정은이 만18개월이 됐습니다.
어찌나 엄마를 힘들게 하는지요~~(히히, 성장의 단계인줄 알면서도....)
수시로 제 한계를 실험하는 것 같습니다. 그치만, 제가 도를 잘 닦고 있는지라, 후회는 없습니다.
정은이를 가만보니 또래애들과는 잘 놀지 않는답니다.
아파트에 또래들이 많은데 그들이 다가오면 제게 안기기 바쁘죠. 언니 오빠들은 뛰어가기 바쁩니다.
그렇다고 언니 오빠들에게 아는체를 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들이 노는거 지켜보다
아는체를 하면 또 제게 안기지요. 가끔씩은 껑충껑충 뛰며 제게 엷은 미소를 보낼때도 있는데,
그맘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칭찬받고 싶다 이거죠..
또 지나는 사람 유심히 쳐다보기도 하구요. 놀이터에선 모래놀이, 미끄럼, 그네도 타고 계단도 오르고
좁은 나무도막 길을 걷기도 하고.....
낯선 사람이 집에오면 제게 딱 달라붙어 무조건 안고 일어나라하니
그 낯선사람들 왈,
거실에 널려진 책들을 쭉 훓어보며, 엄마가 집에서 책만 읽어줘 그렇다나?
밖으로 나가 또래들과도 만나야 애가 야물어진다네요. 네~~ 대답은 하지만, 맘속으로만요~~ 히히~~
오늘 저녁시간에 생긴 일 입니다. 산책을 다녀오니, 우리집 정말 흥미진진하더군요.
거실 가득한 책은 발디딜틈 없었고 서랍은 열린채로 내부는 뒤집혀있었고 풀이랑 색종이까지 날리니...
부엌은 또 부엌대로 저녁준비하다 정은이 손에 끌려 나갔기에 엉망진창.....
열심히 일하고 들어올 신랑한테 미안한맘에 대충이라도 치우려하니 우리정은이 또 안아달라 칭얼댑니다.
물론 안아줘야 했겠지만,, 저요 여기까지가 제 한계구나 했습니다.
우는정은이 보란 듯이 그냥 제할일 하면서 주절이주절이 얘길했습니다.
“정은아, 엄마가 하루종일 우리정은이를 배려해줬으니까 정은이가 잠깐만 엄마를 배려해주면 않될까?
곧있음 아빠가 오실텐데 얼마나 배고프시겠어. 우리정은이 달걀좀 깨줄래?(계속우는 우리정은이)
정은이가 도와주면 동그랑땡이 정말 맛있을텐데.(여전히 우는 우리정은이) 그래, 울고싶으면 울어라
그래도 엄마는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해야겠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맘속에선 “너 조용히 않해”이미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그 말 내뱉었다 얼마나 후회할지 뻔히 알기에
다시한번 푸름이어머님의 육아메세지를 생각하고 참고 참았습니다.
후다닥 급한 것 대충 준비해놓고 울고있는 정은이를 안았습니다.
그치만 정말 화가납니다.
다시 이런일이 생긴다면........
아직도 저는 많이 부족한 엄마인가 봅니다.
분가를 하니 참 좋습니다. (난 못된 며느리!) 진작에 이랬음 정은이에게 더 많은 책을 보여줄수 있었을텐데...
온통 정은이에게 맞출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아침에도 잘 자고 일어나면 제가 정은이 깰 시간에 맞춰
옆에서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습니다. 두번은 일어나자 마자 자기 주위에 있는 책을 들어 제게 주며
비몽사몽 읽어달라고 하더군요.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근데 생각지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옆집의 귀여운 방해꾼(^*^)..... 내가 잘 해준것도 없는데 어찌나 날 잘 따르던지,(4살남자, 19개월남자)
우리정은이 가끔 기분좋게 책을 보고있음 이모~ 하곤 문을을 두드립니다.
정은이가 그 소리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어쩔수 없지만, 않들은 것 같으면 더 큰 소리로 책을 읽어줍니다.
그리고 승우엄마에게 얘길했습니다. 기분나쁘지않게. 그래도 모르겠네요, 기분 나빴을수도.
근데 전 정말이지 정은이 기분 봐 가며 겨우 책을 펼쳤는데 그렇게 방해하니 너무 걱정이 되더라구요.
승우엄마에게 사이트 얘기도 했는데 상황이(뱃속의 아이) 힘든지라 반응이 없었습니다.
아직 정은이가 책읽는게 몸에 벤게 아니기에(할머니집 갈때도 책을 챙기기는 하지만 한권도 보지 않습니다.)
신경이 쓰입니다. 어린애들이 좋아서 그런건데, 너무 제 생각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 큰 고민중 한가지입니다.
책은, 하루 30~40권쯤 읽는 것 같습니다. 늘 가슴떨리게 정은이가 책을 언제 가져오나 기다립니다.
내가 먼저 앞서가 혹시라도 책읽는게 즐겁지않게 느낄까봐 늘 조심스럽습니다.
다른건 모르겠습니다.
아니 다른건 자신있습니다.
항상 정은이 편에서 늘 공감하고 많이 얘기해주고 부정당할 환경 만들지 않고
구체적으로 칭찬해주고...
하지만 책은 정말 힘듭니다.
언제쯤 새책이 들어가야 하는건지, 반복이 어느정도 이뤄져야 하는건지....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그리고 책읽는 횟수를 보면 안다는데 저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낮잠을 조금만 자더니 오늘은 일찍 잠들었습니다. 덕분에 집안 일도 하고 이렇게 사연도 띄울수 있지만,
진심으로 아쉽습니다. 밤에 자기전에 제일 많이 책을 읽었었기에......
푸름이교육법 어느것 하나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육아지침은 없지만,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는것,
정말 대단한 힘인 것 같습니다.
놀이터에서 언니 오빠들 쳐다보고 미끄럼타다보면 시간이 금새 지나버립니다.
“우리정은이 재밌구나. 근데 엄마는 집에가서 할일이 있거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며 아니아니를 하죠)
그래 더 놀고싶지? 그럼 10분만 더 놀자. “ 대답 잘하는 우리정은이 ”네~“합니다.
좀 지나서 “정은아 10분 다 됐는데, 엄마는 갈거거든” 정은이는 싫다고 합니다.
“그래 더 놀고싶지?” 조금 뜸을 들인후 “엄마말 들어줘서 참 고마워!” 하며 정은이를 안습니다.
2~3초 정도 내품을 빠져나가려다 얌전해집니다. 제가 계속해서 고맙다고, 더 놀고싶은데두 엄마말 들어줘서
고맙다고 이따 또 오자고 얘길해줍니다. 마트 가서도 막 좋아라 뛰어갑니다. 제가 따라가서 가만보면
먹어본적 없는 사탕을 집었다가 껌 집으며 사탕은 바닥에 놓고 또 쵸코렛 집으면 사탕은 바닥에 놓고.....
언젠가 사탕을 집길래, “정은이 동그란 사탕을 가져왔구나. 사탕은 딱딱해요. 우리정은이 10살되면 먹자.
근데 우리정은이 몇 살이지? 그래 두 살이지?“ 하면 신기하게도 처음 있던 자리로 갖다 놓으러 갑니다.
그러다보니 정은이가 마트 가서 사는건 우유나 두유 과일이고 가끔씩은 욕심 하나 부리지 않고,
“밥 많이 먹고와서 배부르지? 오늘은 할머니 필요한것만 살거야” 하면 약속도 참 잘 지킨답니다.
정말 푸름이 교육법이 아니었음 느끼지 못했을 감동이랍니다.
이제 질문 들어갈께요.
질문 하나,
여름에 땀띠나고 기저귀 않차려 하기에 내가 부지런해지자는 맘으로 집에서는 기저귀를 채우지 않았죠.
그리곤 그냥 말로 “우리정은이 엄마 쉬해요, 엄마 응가해요 얘기할 수 있어요” 했고 그 뒤로
쉬를 하거나 응가를 하면 꼭 뭐라 옹알거리기에 “우리정은이 말도 잘하네 그래 쉬해요 얘기했구나,
우리정은이 정말 똑똑해요” 했었습니다.
이젠 좀더 나아가 하기전에 바지를 만진다거나 옹알이로 신호를 보내기에 변기를 내놓고
정은이를 앉히고 저두 앉아 유도를 해봤는데 분명 타이밍은 맞는데 앉아서는 일을 보지 않습니다.
제가 정은이의 눈빛을 잘못 읽은걸까요?
저 결코 아이를 빠르게 키우려는 엄마는 아니랍니다.
그치만 아이의 눈빛을 놓치는 어리석음 또한 범하고 싶지 않은 맘이기에 아리송송 합니다.
질문 둘,
저 사실 장난감은 한번도 사준적이 없습니다. 인형도 우리정은이는 무서워합니다.
사촌 언니 오빠에게 물려 받은걸로 놀기도 하지만 주로 생활하는 곳이 거실이고 책장이 거실에 있고
장난감은 작은방에 있는데 별루 출입하지 않죠. 근데 정말 장난감을 좋아하지 않은건지 없어서
흥미를 잃은건지는 모르겠네요.
이제껏 제 생각은, 장난감 살 돈으로 책을 사자는 주의였고,
대신 위험한 것이 아니면 집안의 모든걸 만지게 하고 밖에 나가서도 자동차 바퀴가 됐든 돌맹이가 됐든
정은이가 원하는 것을 만지고 보고 던짐으로 장난감을 대신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신랑이랑 제가 정은이랑 부대끼면서 뒹굴면서 놀자 생각했었습니다.
아, 사준게 있긴하네요.
북이랑 피리 탬버린 트라이앵글 하모니카로 연주를 했었죠(?)
그런데 원목교구 하나 없는 것이 못내 정은이를 안쓰럽게 하네요.
지금 또 새책을 넣어주려
알아보는 중이라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고, 또 장난감을 사주면 책을 멀리할까봐 걱정도 되구요.
푸름이어머님 생각은 어떠세요?
“총명한 자녀로 키우는 아기 대화법”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수다쟁이 엄마이고 싶은데 가끔 말이 꼬이고 더 많은 말을 적절하게 해주고픈 욕심에 안타까울때가 있습니다.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기에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푸름이 아버님이 많이 바쁘신가 보네요.
저는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신랑을 만났고, 그리고 잘은 못치지만 피아노도 두드리고 있습니다.
웃는모습이 진실되고 선하고, 자기하는일을 사랑하고, 말을 바르게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거든요.
결혼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치며 동요를 같이 부르고 싶었답니다.
빨간머리 앤을 읽으며 우리정은이도 앤처럼 사랑스런 수다쟁이가 됐음 기도합니다.
공상도 많이 하고 그래서 실수도 저지르지만 결코 밉지않은 빨간머리 앤처럼,
우리정은이도 매일매일의 삶이 늘 새롭고 설레는 날들이기를 기도합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부족한 엄마이기에 두분의 교육철학이 제겐 큰 버팀목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늘 좋은날되세요
[닉네임: 예쁜정은맘]
예쁜정은맘님
엄마의 마음을 읽을 수 있네요.
책에 대해선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책을 읽는 것을 중요시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너무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면 오히려 책읽기에 들어오기가 어려워져요.
정은이는 이미 기초가 튼튼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그냥 정은이와의 삶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질문순서에 따라 답변합니다.
1. 배변훈련은 시기가 적당한 것 같은데 아직은 익숙치 못해서 그럴 겁니다.
남이 안보는 장소나 아이가 좋아하는 장소에 변기를 갖다놓고 느긋하게 다시 시작해 보세요.
2. 발달이 빠른 아이들은 장난감은 단순하기 때문에 장난감보다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집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니까 일부러 장난감을 사주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비싼 것보다는 싼 블록이나 하나 사주세요.
책과 블록을 구분해서 주면 블록때문에 책을 안읽지는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책,
책을 보다 지치면 블록, 그렇게 구분해서 집중하게 해주면 됩니다.
저는 블록도 블록이지만 집주위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게하는 것이 훨씬 교육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3. <총명한 자녀로 키우는 아기 대화법>은 번역은 다 끝났는데, 책을 만드는 마무리가 너무 바빠서
못내고 있네요.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아이를 가졌을때 가졌던 꿈과 이상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이에게 비젼을 심어주고,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분명하게 해줌으로써
아이는 자신의 삶을 그렇게 살아가게 됩니다. 정은이의 제1반항기는 그렇게 격렬하지가 않네요.
남편한테 이야기해서 조금만 더 참자고 하세요.
정은이의 발달은 너무도 좋습니다. 정은이가 어떻게 성장할지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처럼만 가시면 됩니다.
고구마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수필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음이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