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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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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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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817
젖병을 꼭 억지로 떼어야 하나요?
요즘 사소하고도 크고도 복잡하고도 단순한 고민이 생겼답니다.
울아이 이제 20개월보름된 여자아이예요.
젖병을 꼭 억지로 떼어야 하나요?(정말 우스운 질문이죠?^^)
돌무렵에 많이 떼시던데, 전 모질질 못해서 그랬는지 그러질 못했어요.
젖병뿐만 아니라 공갈젖꼭지까지도 아직 사용중이랍니다.
그냥 남들이 떼야 한다길래 한 삼일 시도하다가 이건 도저히 아이에게 몹쓸짓이란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다시 주고 있어요.
친정부모님의 회유(계속 줘도 되는 이유를 계속 말씀하셨거든요. ^^)도 한몫을 했고..
한삼일 잠도 잘 못자고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아이를 보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젖병을 계속 사용하면서 일어나는 나쁜문제가 하나도 없더라구요.
이빨이 안 이쁘게 나느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편이 낳을거란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요.
친정부모님 외에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공갈젖꼭지를 사용하느냐고 깜짝놀라듯 묻기도 하고...
그냥 아이에게 맡기는건 어떨까요? 어느정도의 시점이 되면 아이스스로 거부하진 않을까요?(설마.. 대여섯살 될때까지 사용은 안할거 아녜요.^^)
또 젖병이나 노리개를 사용하면 무슨 안 좋은점이 있나요?
진짜 제 질문을 읽으시고 웃으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푸름이 부모님은 뭐든지 다 알고계신 분이니까...
감히 질문드려도 거절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요..^^
초보엄마로서 가장힘든 건 배려와 방관의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 네요.
도무지 모르겠어요. 어디까지가 배려이고 또 무엇이 아이를 막되게 키우는 것인가를....
그저 칭찬만 하루종일 해댑니다... 것두 무지무지 오바해가면서..
이녀석이 눈치가 백단이라서요. 몰 저질러 놓고도 눈치만 슬슬 보고 있다가.. 제가 깜짝놀라며 칭찬을 해주면 그 뽀얀 얼굴에 피어나는 함박웃음.. 자신만만한 그표정..
다른아이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울아이는 항상 자신이 무엇인가를 하고있을 때 맞게 하는건지 아닌지를 재고 있는것 같아요.. 분명 그런것 같아요. 제가 눈치를 주며 키우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ㅋㅋ~~
그래서 항상 이렇게 말해줍니다.
정말 잘했어.. 이걸 진짜 니가했니? 너무너무 훌륭하다... - - ;
아이가 알아듣더라구요. ㅋㅋ~~
별루 중요하지도 않은얘기가 넘 길죠?
푸름어머님 저에게 따뜻한 조언... 해주실거죠?
젖병이랑 노리개는 어떻게 해야할른지...
아.. 그리고요. 배려와 방관의 차이는 몰까요?ㅋㅋ~~~
밀가루공주님
푸름이 아빠입니다.
우리 부부가 뭘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빛을 읽는데 조금 익숙할 뿐입니다.
밀가루공주님은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공갈젖꼭지를 일부러 떼어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대여섯살까지 물고 있지도 않을 겁니다.
아이는 자기 내부의 빛에 의해 스스로 성장해 갑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엄마가 공갈젖꼭지를 물려주고 싶어도 아이는 스스로 거부할 것이니 마음 툭 놓으시고 마음껏 물리게 하세요.
20개월에 아이가 해보고 싶어하는 것을 하게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이 시기는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거나 아이 자신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되어 있지 않다면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어야 합니다. 만일 아이의 호기심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심하다면 그 상황에 아이가 빠지지 않도록 현명하게 피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친정집에 가서 다른 아이들과 부딪친다면 그때는 친정집에 가는 것도 조절해서 내 아이가 부정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입니다.
방관은 아이에게 책임을 가르치지 않는 것입니다. 행동에 대한 책임은 아이를 야단치거나 억압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먼저 언어와 행동을 일치시키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면서 배려 깊은 사랑으로 키울 때, 향수가게에 가서 향수를 안사도 향수가 몸에 배듯이 아이는 먼저 남을 배려하는 온유한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이 원리는 세월이 변해도 변치않는 아이를 교육시키는 불변의 원리입니다.
밀가루공주님이 쓰신 글에도 이미 그 증거가 있습니다.
“아이가 알아듣더라구요.”
아이가 알아듣는다는 것은 배려를 통해 그만큼 분별의 힘이 증가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칭찬할 때는 결과 뿐만아니라 과정도 칭찬해 주면 칭찬의 부작용은 없습니다.
지금 하시는 것처럼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